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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서울 중구 숭의여자대학교에서 제106주년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 나흘째 침묵을 이어갔다. 최 권한대행은 간담회 등을 통해 국무위원 의견을 수렴한 뒤 임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최종심인 헌법재판소 결정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즉각 이행하지 않는 것 자체가 직무유기이자 헌법 위반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는 2일 “최 권한대행이 3일까지 외부 공개 일정 없이 마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 충분히 숙고하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오는 4일 국무회의 전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어 임명 여부에 관한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몫인 마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은 국무회의 의결 사항은 아니지만, 임명 과정에서 국무위원과 대통령실 반발이 거셌던 만큼, 형식적인 차원이라도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하는 게 맞다는 뜻이다.

일단 최 권한대행 쪽은 마 후보자가 이미 재판관 지위에 있음을 확인해달라는 국회 쪽 청구를 헌재가 각하한 점, 법에 결정 이행 기한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마 후보자를 즉각 임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일부 국무위원들이 최 권한대행에게 “한덕수 국무총리가 복귀할 때까지 임명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탄핵심판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의 복귀 여부가 확정될 때까지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최 권한대행의 임명 미루기가 빌미를 제공해 국정협의체 가동이 무산된 점 등은 최 권한대행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여권에서도 최 권한대행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 권한대행이 지난해 12월31일 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한 것처럼 마 후보자를 전격 임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최 권한대행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낸 논평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의 최후변론까지 끝난 시점에서 특정 성향의 재판관을 급히 투입하는 것은 탄핵심판의 공정성을 명백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최 대행은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여야 합의 없는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은 헌재 정치화를 부추기고 헌정 질서에 돌이킬 수 없는 균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박수영 의원은 “여야 합의 없이 마 후보자를 졸속으로 임명해서는 안 된다”며 이날부터 국회 본관에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을 향해 마 후보자를 즉각 임명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최 권한대행이 헌재 결정을 따르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를 넘어선, 고의적인 헌법 파괴 행위”라며 “최 대행이 해야 할 일은 여당과 내란 세력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정의 중심을 바로잡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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