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5당 공동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연설을 마치고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뉴스1
지난 1일 서울 안국역 부근에서 야 5당 공동주최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찬탄) 집회 규모가 탄핵 반대(반탄) 집회(경찰 추산 12만명) 규모에 크게 미치지 못하자 더불어민주당에선 당혹감이 흘렀다.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당내 의원 상당수가 참석했음에도 결집력에서 보수 진영보다 열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1일 집회 연단에 올라서 “아마 지난해 12월 3일 내란의 밤이 계속됐더라면, 제가 연평도 가는 그 깊은 바닷속 어딘가쯤에서 '꽃게 밥'이 되었을 것”이라며 “여러분이 목숨 걸고 싸워주셔서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순간에도 여전히 주권자 국민을 배반하고 민주 공화국의 기본 질서를 부정하며 내란 반동에 동조하는 세력들이 있다. 이들은 결코 보수일 수 없고 수구조차 못 되는 반동”이라며 여권을 겨냥했다. 또 “아직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 빛의 혁명도 완성되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이 대표가 장외 집회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은 것은 지난해 12월 14일 국회가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처리한 이후 70여일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 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날 탄핵 찬성 집회 인원은 경찰 추산 1만 8000명으로 광화문·여의도에서 열린 반대 집회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2일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탄핵 반대 집회 참여를 “막가파식 결사옹위”(황정아 대변인)라고 공격하면서도 당 일각 속내는 복잡했다.

이 대표가 집회 전날(2월 28일) 페이스북에서 “뜨거운 함성으로 안국역 사거리를 가득 채워달라”고 썼고, 당일 “답은 광장의 함성 속에 있다”며 참여를 독려했고 민주당 현역 의원은 무려 130여명이 참석했지만 대중 동원력은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를 필두로 한 총력전에도 기세가 눌린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민주당 공보국은 1일 탄핵 찬성 집회 추산 인원을 경찰 추산 규모의 5배인 “10만명”으로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경찰이 과소 추계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처럼 탄핵 반대 집회의 수적 우위가 이어지자 야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악영향을 미치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야권 관계자는 “8년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장외 집회는 물론, 탄핵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지 않았냐”라며 “이런 여론이 헌법재판소 판결에도 일부분 영향을 미쳤을 터인데, 이번에는 예상 밖 흐름이라 우리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중도층 내 ‘반이재명’ 정서가 찬탄 집회 열기를 끌어올리는 데 장애요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직접 참석을 독려했음에도 이 정도만 모인 건, 결국 이 대표에 대한 절대적 지지가 높지 않다는 것 아닌가”라며 “현재 야권 지지율 1위 후보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상황이 달랐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삼일절인 1일 서울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안국동 사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 5당이 탄핵 촉구 집회를(왼쪽), 세종대로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현시점 거리 투쟁 약화는 예상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을 체포·구속한 이후부터 법적 절차로 넘어가며 광장 열기가 한풀 꺾일 수밖에 없지 않나”라면서 “현재 민주당 지지층으로선 탄핵을 기정사실로 여겨 거리로 나올 유인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탄핵 반대 집회 견제를 위해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때까지 장외 집회 총력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야 5당은 8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연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극우 종교 세력과 결탁한 국민의힘의 조직 동원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우리도 야권·재야 연대로 광장에서 계속 맞서나갈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438 “오늘 밤 삼겹살 콜?” 고기 당기는데, 건강도 챙기고 싶다면[일터 일침] 랭크뉴스 2025.03.03
43437 與, 12만 집결 '광장 딜레마'…"이러다 중도층 더 멀어진다" 랭크뉴스 2025.03.03
43436 美, 우크라 젤렌스키 정권교체 유도? 광물협정 체결 최대 압박? 랭크뉴스 2025.03.03
43435 [단독] "노태악과 채용비리 논의" 감사원 제안, 선관위가 거절 랭크뉴스 2025.03.03
43434 곳곳에 퍼진 새마을금고… "대형화 추진해야" 랭크뉴스 2025.03.03
43433 트럼프 "가상자산 전략 비축 추진…비트코인·이더리움이 중심"(종합) 랭크뉴스 2025.03.03
43432 편의점 알바생의 반전…위장 취업해 1000만원 훔쳐 랭크뉴스 2025.03.03
43431 "맥주 예상보다 맛있어" 110만원 내고 北 관광 떠난 남성, 후기 밝혀 랭크뉴스 2025.03.03
43430 비트코인, 트럼프 "가상자산 비축"에 반등…9만1천달러선 회복 랭크뉴스 2025.03.03
43429 유럽, ‘트럼프·젤렌스키 파국’ 쇼크…‘자강론’ 힘받는다 랭크뉴스 2025.03.03
43428 美 “전쟁 끝낼 지도자 필요”…우크라 정권교체 지지 시사 랭크뉴스 2025.03.03
43427 "中선 하루 16시간 공부해도 안돼"…도쿄대 학생 12%가 중국인 [오누키 도모코의 일본 외전] 랭크뉴스 2025.03.03
43426 "나라의 보살핌 고마워서"…93세 할머니, 관공서에 '300만원' 두고 갔다 랭크뉴스 2025.03.03
43425 아르헨 밀레이, 반쪽국회서 개원 연설…시민들은 거리냄비시위 랭크뉴스 2025.03.03
43424 컵라면 하나·젤리가 하루 식사… 초등생까지 ‘뼈말라’ 강박 랭크뉴스 2025.03.03
43423 트럼프 "가상자산 전략 비축 추진 지시…ARP, 솔라나, ADA 포함" 랭크뉴스 2025.03.03
43422 영국 총리 “프랑스·우크라와 종전계획 세워 미국과 논의할 것” 랭크뉴스 2025.03.03
43421 회 16만원어치 주문해 놓고 실실 웃으며 '노쇼'…"아 네 일 생겨서 못 가요" 랭크뉴스 2025.03.03
43420 “봉지빵도 마음 편히 못 사요”…서민층 때리는 먹거리 인플레 랭크뉴스 2025.03.03
43419 1~2월 수출 4.8% 줄었다…‘트럼프 스톰’ 벌써 영향권 랭크뉴스 2025.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