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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사랑해. 보고 싶다” 애절한 어머니 댓글에 “잊지 않겠다” 화답한 네티즌들


“영도 잘 가래이~~~” 검은옷 차림의 청년들이 카메라를 보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념 촬영을 합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환한 웃음 뒤로 눈물을 훔칩니다.



세상에서 가장 유쾌하고 슬픈 장례식



깡패 두목을 연상키는 복장을 한 남성이 벙거지 모자의 챙을 뒤집으려다 실패합니다.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죠. “영도” 이름을 부르자 마치 ‘포토타임’이라도 된 듯 “ 여기 봐주세요. 봐주세요” 연호합니다.



“잘 생겼다”
“다 거짓말 치지마”



웃음바다가 된 이곳은 믿기지 않겠지만 장례식장이고, 남성은 고인의 20년 지기 절친입니다. 영상은 빈소에서 촬영된 거고요. 친구들은 내친김에 국화꽃에 휩싸인 영정 사진과 기념 촬영까지 합니다. “영도 잘 가래이~~~” 작별 인사를 하는 친구들 눈에 눈물이 고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영도, 한 잔 하지” 지난 1월 29일 설날을 맞아 대전국립현충원 묘역 앞에서 촬영된 영상에도 웃음소리가 가득합니다. 그 앞에 차려진 음식도 사뭇 다르죠. 친구들이 생전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으로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영정 사진 속 주인공은 지난 1월 3일 오후 1시 8분 설악산 수렴동 대피소 인근에서 낙상 환자를 구조한 뒤 추락사고를 당한 이영도 산림항공본부 강릉산림항공관리소 공중진화대원입니다.



신경환씨(故 이영도 대원 중학교 친구)
“영도가 단톡방에다가 설악산 구조하러 간다 이렇게 올렸어요. 제가 이제 통화를 했거든요. 조심해라 이렇게. 뉴스를 접하고 ‘다쳤구나’라고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느낌이 안 좋아서 올라가는 도중에 전화를 받았어요”




병원에 옮겨질 때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고인은 반나절만인 이날 오후 7시30분, 소생하지 못하고 결국 사망 선고를 받았습니다.



김건호씨(故 이영도 대원 중학교 친구)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믿기지도 않고...콜라 한 잔만 먹어도 배부르다고 짜증 내고, 그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한데...)”




1시간 전만 해도 전화로 농담을 주고받았던 친구의 목소리를 다시는 들을 수 없다니, 황망함에 빈소로 달려온 친구들은 넋을 잃고 말았죠. 그러다가...



김건호씨(故 이영도 대원 중학교 친구)
“영도가 흥도 많고,저희는 영도를 짱구라고 불렀거든요. 짱구처럼 말도 재미있게 하고, ‘영도 축구하자’ 이러면 강릉에서 (서울로) 갑자기 막 오고 그랬거든요. 에너지가 좋은 친구예요”




한 친구가 고인과의 추억 떠올렸는데, 분명 가슴 아프고 슬픈 상황인데도 눈물보다 웃음이 먼저 나왔다고 해요.



신경환씨 (故 이영도 대원 중학교 친구)
“ 웃으면서 보내주고 싶어서, 부모님한테 동의를 얻고, 때마침 영도가 평소 좋아했던 옷을 챙겨 왔더라고요....”



6년 전 부산 여행에 갔을 때처럼 재치있는 복장을 하고 너스레를 떤 경환씨 덕분에 장례식장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됐습니다. 이는 고인의 뜻이기도 했어요.



김건호씨 (故 이영도 대원 중학교 친구)
“아직 젊지만 ‘죽으면 울지 마라’ 이런 말을 많이 했었던 애이기도 하고, 서로 재미있었던 추억도 많아서 퉁퉁(신경환씨)이가 그렇게 옷 입고 모자 쓴것도 영도가 엄청 좋아했거든요. (6년 전) 부산 여행 때 그거 쓰고 갔는데 너무 웃겼었던 거죠”




하지만 이어진 영결식과 안장식, 그리고 설날 성묘 이후 숙소에 모인 친구들은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김건호씨(故 이영도 대원 중학교 친구)
“설날에 현충원 간 날 저희가 1박을 했거든요. 거기서 완전 울음바다 됐죠. 정말 살면서 그런 친구는 아마 못 만날 것 같아요. 진짜 순수했던 애라서...”



신경환씨 (故 이영도 대원 중학교 친구)
“웃으면서 보내주자 이렇게 하고 간 거였는데 계속 한없이 울었던 것 같아요”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웠던 특별한 이유도 있었어요.



신경환씨 (故 이영도 대원 중학교 친구)
“(여자친구랑) 한 5~6년은 만났던 것 같아요. 올해 상견례 하고 결혼하는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2022년 11월 산림공무원으로 정식 임용된 지 만 2년이 지난 올해 결혼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2016년 특전사를 제대한 이후 2020년부터 태백국유림관리소에서 특수진화대로 활동한 고인은 2022년 2월 울진‧삼척‧강릉‧동해 대형 산불을 진화하는데 큰 공을 세워 산림청장상을 받습니다.



이듬해 4월 강릉 대형 산불 등 모두 9건의 산불진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에 산림항공본부장 표창도 받으며 산림공무원으로서 인정받았습니다. 이제 행복한 가정을 꾸릴 일만 남은 청년이었는데, 그 꿈을 미처 이루지 못하고 안타깝게 하늘의 별이 된 겁니다.



강원도 태백시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났지만 외동이었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주변엔 사람이 끊이질 않았고, 그와 함께 했던 이들은 늘 즐거웠다고 추억했습니다.



고인을 추억하는 영상이 지난 2월24일 월요일 ‘KMIB 작은영웅’ 채널을 통해 공개되자 ‘아들아, 사랑해. 보고 싶다’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를 본 많은 네티즌은 고인의 어머니라고 추측하며 위로와 감사의 대댓글을 이어갔죠. 과거 인연이 있었던 지인들도 댓글로 고인을 추억했습니다.



고(故)이 대원과 함께 특전사 19기로 입대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파이팅 넘치고 밝은 웃음으로 주위를 환하게 만드는 동기였다”고 추억했습니다. “특히 달리기를 잘했다”면서 “긍정적인 에너지와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했죠.



이밖에도 학창시절 선생님, 친구, 고인의 마지막을 지켜본 응급실 간호사까지 고(故) 이영도 대원을 기억하는 이들의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내 친구 해줘서 고맙다”는 한 친구의 댓글은 많은 이들을 먹먹하게 했죠.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은 부디 자신의 아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나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다 서른둘에 짧은 생을 마감한 아름다운 청년 고(故) 이영도 대원을 우리는 절대 잊을 수 없을 겁니다.



▲ 영상으로 보기!
우리 사는 세상을 살만하게 만들어 주는‘작은영웅’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려드릴게요유튜브에서 ‘KMIB(작은영웅)’을 검색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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