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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핫 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일본 소도시 비즈니스호텔에서 일하는 엔도는 어느 날 직장 선배 다카하시가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다. 니혼TV 제공


넷플릭스 바로 보기 | 10부작 | 12세 이상

엔도(이치가와 미카코)는 퇴근길에 교통사고가 날 뻔한다. 누군가 슈퍼맨처럼 나타나 구해준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제 갈 길 가는 의인은 직장 선배다. 초능력으로 엔도를 살려준 듯한데 선배 다카하시(가쿠타 아키히로)의 정체는 무엇일까. 궁금해서 출근해 물어본다. 다카하시는 의외로 쿨하다. 자신은 외계인이라고 답해준다. 엔도가 믿을 수 없다고 하자 신기한 능력을 보여준다.

①직장 선배의 비밀을 알게 되다

엔도는 절친한 지인들과 직장 선배 다카하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게 되고 이들의 평범한 일상은 갑자기 특별하게 변하게 된다. 니혼TV 제공


직장 선배가 외계인이라는 것도 놀랍지만 엔도의 반응 역시 별스럽다. 호들갑을 떨기는 하나 그럴 수 있다는 표정이다. 외계인은 존재하기 마련인데 실체를 확인했다는 것처럼. 다카하시의 언행도 상식과 다르다. 엔도가 믿어주지 않자 애써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불가능한다는 걸 알 만한 나이지만 엔도에게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엔도는 결국 못 참고 친한 친구와 후배에게 밝힌다. 다카하시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셋에 그칠까. 더군다나 엔도와 다카하시가 사는 곳은 후지산 인근 소도시.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어떤 이의 세간살이를 속속들이 알 수 있을 만한 고장이다.

②너무나 인간적인… 외계인 맞아?

'핫 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는 주로 작은 비즈니스호텔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니혼TV 제공


다카하시의 특별한 능력을 알게 된 엔도와 친구들은 급할 때 다카하시를 찾는다. 딱히 큰 일은 아니다. 좀도둑을 잡는 데 도와 달라거나 휴대폰 액정 보호 필름을 붙여 달라고 한다. 이 드라마의 장르가 코미디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카하시는 ‘외계인적’이라기보다 인간적이다. 평범한 중년 남자의 외모를 지녔고, 잘 삐치면서도 쉬 마음을 푼다. 초능력을 발휘하면 후유증에 시달리는 허점이 있기도 하다. 그는 재직 중인 호텔의 온천에 몸을 담그면 컨디션을 회복한다. 아버지는 외계인이고, 어머니는 지구인이라 그런 걸까. 어쩌면 다카하시는 외계인이 아니고, 온천 물이 특별한 물질일 수도 있다.

③일상의 특별함이 주는 재미

엔도는 호텔에서 일하며 직장 선배 다카하시의 비밀을 지켜줘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서스펜스와 웃음이 만들어진다. 니혼TV 제공


엔도는 막 마흔 살이 된 싱글 맘이다. 딸은 사춘기에 접어들었고, 건강을 슬슬 챙겨야 할 나이다. 삶의 빛과 어둠을 두루 겪어봐서일까. 그는 다카하시라는 존재에 대해 심드렁한 반응을 보인다. 다카하시의 ‘사생활’을 존중해 웬만하면 무리한 부탁을 하지도 않는다. 엔도의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드라마는 엉뚱함으로 웃음을 종종 제조한다. 엔도와 친구들이 외계인 다카하시를 조금 특별한 존재로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바탕이 된다.

드라마는 이런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소소하게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도시의 안녕을 기하는 외계인이 있다면 제법 좋지 아니한가라고. 더군다나 그는 인간 사회를 존중하고 인간의 방식대로 살기를 원한다. 이처럼 인간보다 더 모범적인 외계인이라면 누구나 환대하지 않을까.

뷰+포인트5부(27일 기준)까지 볼 수 있다. 일본 방송 니혼TV에서 매주 1회씩 방송 중이고, 10부까지 나올 예정이다. 외계인이라면 떠오를 ‘침공’ 또는 무지막지한 능력, 머리가 유난히 큰 ‘가분수 체형’은 이 드라마에서 볼 수 없다. 외계인에 대한 통념을 깨고 만들어낸 사연들이 꽤 쏠쏠한 재미를 만들어낸다. 외계인이 존재할 수 있으나 외계인과 관련된 대부분의 생각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거다. 그들과 접촉하거나 실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적은 단 한번도 없으니까. 당연히 사실과 다를 수 있는데도 편견을 쌓는 건 인간의 맹점일지도 모른다. 다카하시는 우리 사회 모든 소수자들을 은유하는 인물일 수도 있다.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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