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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측 자유통일당 광화문서 시작
손현보 주축 세이브코리아는 여의도
진보집회도 곧 동십자각서 집회 열듯
1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에서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들이 모여있는 모습. 채민석 기자

[서울경제]

3·1절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서울 전역에서 찬·반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탄핵 반대를 위해 상경한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후 1시께부터 광화문과 여의도 두 곳으로 쪼개져 세 대결을 벌이고 있다.

1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주축으로 한 자유통일당의 ‘자유통일을 위한 국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부터 사전집회를 하던 자유통일당은 오후 1시 25분께 시국 연설을 시작으로 본집회를 열었다. 오후 1시 3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4만 5000명이 모였다.

동화면세점부터 서울시청역 6번출구 인근 도로 약 581m는 태극기와 성조기, 심지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든 집회 참석자들로 가득했다. 경찰은 일대 도로를 전면통제하고 차량을 우회시켰다. 집회 참석자들은 대부분 60대 이상 노인이었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의자에 앉아 깃발들과 ‘윤석열을 석방하라’, ‘불법탄핵 철회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붉은색 피켓을 들고 연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한 40대 여성이 찢어진 성조기가 길바닥에 널브러져 있자 눈물을 흘리며 주워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각종 보수 유튜버들도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며 이리저리 촬영을 하는 모습이었다.

1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에서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들이 모여있는 모습. 채민석 기자


반대로 연단에 올라가 발언하는 시민은 대부분 청년이었다. 자신을 고등학교 3학년생이라고 소개한 민지호 씨는 마이크를 잡고 탄핵 반대 발언을 진행했다. 주최 측은 “2030 이제 10까지 알고 있다”며 청년층의 참여를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보수 단체는 고령화됐다는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시청역 인근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판매하는 가판대도 몰려들었다. 상인들은 깃발을 소형 2개 1000원, 대형 2개 4000원에 판매하고 있었으며, 스카프나 키링, 배지 등을 걸어놓고 호객행위를 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전휘찬(28) 씨는 “전에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국정운영에 있어서 거대 야당이 국가 운영에 대해 훼방을 놓는 부분이 확실하게 보였고 야당의 비이성적인 행위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며 “친한 친구들끼리 메신저를 통해 정치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주변 친구 중에서는 중립 성향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 많이 돌아서게 된 편”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공원 인근에서도 집회가 시작됐다.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를 중심으로 하는 세이브코리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국가비상기도회를 열고 집회 시작을 알렸다. 인근 마포대교 교차로에 전광판과 주 무대가 설치됐고, 그 뒤로 200m 가량 자리가 가득 찬 상황이었다.

마찬가지로 사전집회를 열었던 주최 측은 초등학교 학생 2명을 연단에 세워 공연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승만 건국대통령처럼 훌륭한 어른이 되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곳곳에서는 ‘더불어 탄핵당 해체‘, ’문형배 이미선 out', 부정선거 몰아내라’, ‘대한민국을 구해주세요’ 등의 구호가 나왔다. 최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하다고 홍보하는 내용의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의 영화 포스터를 나눠주는 시민도 있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기독교인 김 모(27) 씨는 “교회에서 차별금지법 반대 집회 등을 진행할 때 참석하기도 했다. 대부분 신앙과 보수성향이 비례하는 느낌이다”라며 “계엄 이후 국민 목소리를 국회와 헌법재판소가 무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장 분노한 장면은 윤 대통령의 구속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1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에서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들이 모여있는 모습. 장문항 견습기자


이번 3·1절 집회는 보수단체 간 세 대결의 가장 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초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을 맞아 보수 지지자들을 결속시킨 전 목사의 ‘광화문파’가 보수 진영의 가장 큰 세력으로 급부상했지만,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직후 지지자들을 자극해 서부지방법원 난동 사태를 유발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틈을 타 손 목사를 중심으로 부산에서 활동하던 세력이 서울로 진출하며 지지자들을 흡수해 ‘여의도파’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여의도파는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 등이 주축 세력이며, 최근 스타강사 전한길 씨와 보수 유튜버 ‘그라운드씨’ 김성원 씨를 내세워 지지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3·1절 집회 세 동원에서 앞선 전 목사 세력이 당시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던 우리공화당의 지지자들을 대거 흡수한 바 있다. 이에 이날 더 많은 인원을 동원한 세력이 아직 계파를 결정하지 못한 지지자들을 흡수하며 보수 세력의 대표 격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측도 곧 집회를 시작한다. 촛불행동은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인근에서 신고 인원 3만 명 규모의 집회를 연다. 이후 오후 3시 반에는 야 5당이, 오후 5시에는 퇴진비상행동이 릴레이 집회를 진행한 뒤 종로길을 이용해 비원교차로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탄핵 찬반 단체가 세종대로∙종로·여의대로 등 일대에서 수만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개최해 도심권 일부 도로의 교통이 통제되고 교통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 절차가 마무리된 뒤 처음 맞는 주말인 데다 3·1절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서울 도심에서만 13만 명(탄핵 반대 측 10만 명, 찬성 측 3만 명)이 모일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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