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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남 코어16 대표 인터뷰
[인터뷰]




“적자를 지속하던 IT 기업이 마침내 흑자로 전환했을 때 무심코 지나치면 안 돼요.”

과거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조윤남 코어16 대표는 지난 2월 18일 한경비즈니스와 인터뷰를 하고 이런 투자 포인트를 제시했다.

보통 기업이 첫 흑자를 내면 주가가 크게 오르기 마련이다. 크게 오른 주가가 부담스러워 이때 대부분 투자자는 돈을 넣기를 망설인다. 조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특히나 IT 기업의 경우 이때 잘만 하면 투자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해당 기업이 이후에 계속해서 흑자를 기록하게 되면 주가가 10배까지 오를 수도 있는데 많은 사람이 이런 종목들을 놓치고 있어요. 주변에 이런 사람들을 보면 아쉬워 직접 회사를 차리게 됐죠.”

조 대표는 애널리스트 시절 투자전략 부문의 전문가였다. 특히 그는 기업과 산업의 여러 지표를 모아서 주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계량분석의 달인이었다.

그가 세운 코어16은 그의 장기를 전면에 내세운 기업이다. 코어16은 계량분석을 통해 그가 직접 추천하는 종목들로 구성한 ETF 상품을 곧 출시한다. 매도 리포트와 같은 다양한 투자정보를 담은 셀스마트라는 이름의 플랫폼 오픈도 앞두고 있다. 조 대표는 “미국에 직접 ETF 상품을 상장하는 등 그동안 다른 투자 회사들이 시도하지 않은 것들을 코어16을 통해 실행하고자 한다”며 새로운 한걸음을 내딛은 이유를 설명했다.

코어16은 어떤 회사인가.

“한국이 아닌 미국 투자회사들과 경쟁하겠다는 목표로 창업했다. 다양한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해 투자상품을 구성하고 또 이를 활용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비전이다. 분석 대상의 경우에도 한국에서는 코스피와 삼성전자 정도만 하고 나머지는 다 미국 주식인 것이 우리 회사의 특징이다. 작년 1월에 회사 문을 열었는데 올해 초까지 약 1년간 두문불출하며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내놓을지 또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차별화를 둘지 혼자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는 밑그림이 완성됐다. 올해부터 그간 머릿속에만 담아왔던 것들을 하나둘 실행에 옮겨나갈 계획이다.”

왜 미국 시장에 초점을 맞춘다고 생각하게 됐나.

“애널리스트를 오래 하면서 한국이 미국 대비 가장 열악한 산업은 금융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특히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구조는 한국이 정말 약하다. 이대로라면 양국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 자명하다. 많은 투자사가 어차피 미국하고는 경쟁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 회사들과 경쟁을 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누군가는 이 갭을 메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결국 스스로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어떤 상품으로 승부를 볼 예정인가.

“이미 첫발은 뗀 상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ETF 상장을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한국 회사가 미국에 ETF 상장을 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고 성공한 사례는 아예 없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무모한 도전이라고 하는데 우리 상품은 다른 결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다. 과거의 데이터를 활용해 앞으로 뛰어난 성과를 낼 확률이 높은 미국 주식을 계량적으로 선별하는 상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해외 ETF에 투자하는 일명 ‘서학개미’들이 많은데 이들에게도 국산 ETF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

ETF 상품의 차별성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포트폴리오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말하기 어렵지만 독특한 데이터 패턴을 가진 종목들로 구성했다. 쉽게 테슬라를 예로 들어보겠다. 과거 테슬라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 처음 흑자전환을 하며 주가가 크게 뛰었던 바 있다. 이런 상황이 오면 대부분의 투자자는 ‘잘 모르는 기업인데 현재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생각을 갖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런 종목에 쉽게 들어가지 않는다. 어쩌다 한 번 흑자전환에 성공한 회사라고 생각해 투자하길 주저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기업들의 데이터 히스토리를 눈여겨본다. 몇 년간 부침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회사 중에서도 흑자전환을 계기로 퀀텀점프에 성공하는 곳들이 많다. 테슬라도 그중 하나다. 이런 종목들을 찾아 한 곳당 길게는 과거 10년 치 데이터들을 분석해 제2, 제3의 테슬라가 될 수 있는 곳들을 도출해 ETF를 구성했다. 물론 ETF가 우리 회사의 전부는 아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수익 모델들을 현재 마련 중이다.”

어떤 수익 모델을 준비하고 있나.

“여러 상품을 마련 중인데 그중 다양한 투자정보 제공이 우리의 핵심 사업이다. 대표적인 게 ‘이벤트 데이터베이스’다. 개념이 어려우니 쉽게 설명해보겠다. 날씨가 더우면 빙과류나 냉장고 생산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는 추세를 보이기 마련이다. 이런 정보들을 데이터화해 고객들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려고 한다. 매도 리포트를 모아놓은 사이트도 조만간 열 예정이다.”

보통 매수 리포트를 많이 내놓지 않나.

“맞다. 차별화를 두기 위해 매도 리포트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준비 중이다. 성공적인 주식투자를 위해 사는 시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파는 시점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이런 매도 리포트를 찾기가 정말 어렵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가 추천 종목만을 얘기한다. 우리는 데이터를 활용해 언제가 매도 적기인지에 대한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이미 관련 사이트는 만들었고 한두 달 안에 일반인들에게 오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도 리포트를 작성하다 보면 기업들로부터 컴플레인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등에 화살이 1만 개 꽂힐 각오가 돼 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이 이슈화되면 우리가 구축 예정인 플랫폼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욕을 많이 먹어서 사라진 플랫폼은 없다. 사람들로부터 관심이 멀어지는 플랫폼이 결국 사라진다.”

올해 계획은 세웠나.

“우선 앞서 설명한 상품 및 플랫폼들을 올해 안에 모두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회사 규모를 키우는 데 더 집중할 예정이다. 만약에 수익이 나게 되면 그 돈 대부분을 더 뛰어난 인재들을 영입하는 데 쓸 계획이다. 좋은 인재들이 회사에 와야 매출뿐 아니라 기업가치도 더 올라간다. 꾸준히 사람에 투자해 회사를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주식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도 부탁드린다.

“미국의 IT 기업들을 주목하길 권한다. 한국 사람들이 알고 있는 미국 IT 기업들은 30개 정도밖에 안 되는데 잘 찾아보면 시총이 웬만한 한국 대기업들보다 높은 곳이 많다. 이 중에서도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을 먼저 찾아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국내 주식은 삼성전자를 추천하고 싶다. 삼성이 위기라고 하는데 이런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숱한 위기들을 스마트폰, 반도체 등을 앞세워 이겨냈다. 이런 DNA는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반드시 다시 삼성전자의 시간이 온다.”


<who is 조윤남>

조윤남 코어16 대표는 과거 대신증권을 대표하는 애널리스트였다. 최고의 증시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첫 직장(삼성)을 박차고 나왔다. 남들보다 다소 늦게 애널리스트의 꿈을 이룬 그였기에 주말도 쉬지 않고 일했을 만큼 일에만 몰두했다. 그 결과 증권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지 약 6년 만인 2006년 한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투자전략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라는 평가를 얻기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거칠 것이 없었다. 애널리스트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인 리서치센터장(대신증권)을 6년 동안 지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최고경영자(CEO)도 3년간 역임했다. 영원한 ‘대신맨’으로 남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코어16이라는 투자 회사를 차리고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서는 길을 선택했다.

김정우 기자 [email protected]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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