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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지난달 27~28일 양일간 명씨를 조사했다. 뉴스1
명태균씨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이 여권 잠룡으로 평가받는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이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제3의 인물이 대납했다는 의혹이 증폭되면서다. 창원지검이 지난달 17일 ‘명태균 의혹’의 핵심 사건들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한 이후 관련 수사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은 지난달 27~28일 양일에 걸쳐 경남 창원에서 명씨를 출장 조사했다. 중앙지검이 관련 사건을 이송받은 후 첫 대면조사로, 검찰은 양일 간의 조사 대부분을 윤 대통령 부부와 오세훈·홍준표 시장 등을 겨냥하는 명씨 진술을 재확인하는 데 할애했다. 다만 최근 진실공방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오 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에 대해선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기 위한 조사 역시 일부 진행됐다.



"후원자 통해 여론조사비 3300만원 대납"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원자인 김한정씨를 통해 명태균씨 측에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다만 오 시장은 그간 기자회견과 입장문 등을 통해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연합뉴스
검찰은 지난 28일 조사에서 명씨에게 오 시장과의 만남 횟수 등 구체적 내용을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앞서 2차례에 걸쳐 명씨를 만났고, 두 번째 만남(2021년 1월 20일) 이후엔 연락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명씨는 2021년 1월 20·23일·28일과 2월 중순까지 날짜가 특정되는 만남만 네 차례에 달하고, 이외에도 추가로 3차례 만남을 가졌다는 입장이다. 특히 명씨는 오 시장과의 만남 자리에 오 시장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가 동석하는 3자 회동을 가진 적도 있다고 주장한다.

만남 횟수만으론 오 시장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김씨를 통해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긴 어렵다. 다만 명씨가 주장한 대로 3자 회동이 이뤄졌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여론조사 의뢰 및 비용 대납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명씨는 검찰 조사에서 오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 당시 “나경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가 필요하다고 언급했고, 김씨는 “이렇게 돈이 들어갔는데 (오 시장이) 이기는 조사가 왜 안나오냐”고 따졌다고 진술한 바 있다.



홍준표 시장, 아들 동창의 4600만원 대납 의혹
홍준표 대구시장도 아들의 고교 동창인 최모씨를 통해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뉴스1
홍준표 시장 역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제3자가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부소장이었던 강혜경씨는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구시장 선거 등에서 총 20여 차례에 걸쳐 홍씨에 대한 비공표 여론조사를 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상태다.

해당 여론조사 중 일부에 대해 홍 시장 아들의 고교 동창인 최모씨가 46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해 11월 검찰 조사에서 홍씨에 대한 여론조사를 의뢰한 배경에 대해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홍 시장 쪽에 얘기하면서 홍 시장을 통해 정치를 해보려던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를 홍 시장 쪽에 제공했다. 다만 홍 시장에게 직접 보고가 됐는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지방선거와 대선 당시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고, 지난해엔 7개월간 대구시 서울본부 대외협력부장으로 근무했다.

홍 시장은 지난달 21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명태균과 한 번이라도 만난 일이 있었어야 여론조작 협잡을 하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라며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비용 대납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공천개입,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까지
오세훈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는 오 시장 여론조사 뿐 아니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여론조사 비용도 대납했다고 주장한다. 연합뉴스
이준석 의원의 경우 오 시장의 후원자인 김한정씨에 의해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김씨는 2021년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당시 이 의원의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 의원은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이분(김한정씨)과 저는 전화와 문자 소통 기록도 전혀 없고, 보수 단체대화방에 가입해달라고 온 기록과 뜬금포로 페이스톡으로 전화해서 받지 않은 기록밖에 없다”며 “오 시장 후원자로 알려진 분이 왜 알지도 못하는 이준석을 물고 늘어지는지는 궁금해진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개입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2022년 4월 초 명씨가 강혜경씨에게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오면 (이 의원이) 전략공천을 준다고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통화 내용이 드러나면서다. 당시 이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였다. 이후 명씨는 김 전 의원이 창원·의창구의 김지수 민주당의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여론조사를 만들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명태균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당사자들 간 진실공방이 격화하는 상황 등을 감안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양일간의 명씨 대면조사 진술 내용을 토대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확인하고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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