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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면서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메라 앞에서 얼굴을 붉히며 목소리를 높였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지 않고 자기 입장을 주장하다가 결국 파국으로 치달았다.

28일(현지 시각) 미국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회담했다. 회담은 좋은 분위기에서 시작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무례하다”라고 지적하는 등 고성이 오가며 긴장이 고조됐다. 약 45분간 열린 회담에서 양측은 마지막 10분간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노트르담대성당 재개관식 참석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24년 12월 7일 프랑스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엘리제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협정 체결 시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기 위한 안전 보장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협상에서 빠지겠다고 위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다며 계속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J.D. 밴스 부통령까지 나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고마움을 모르고 무례하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방송 카메라를 포함한 언론 앞에서 거칠게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례하다”, “고마워할 줄 모른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배제한 채 협상 중인 종전 구상에 협력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압박에 굴하지 않고 러시아와 휴전하려면 재차 침공을 막을 확실한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카드로 삼으려 했던 광물 협정 서명도 불발됐다.

공개 충돌 이후 회담 일정을 조기 종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시16분께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젤렌스키는 평화를 위한 준비가 됐을 때 다시 올 수 있다”라고 적었고, 이후 오후 1시40분께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이처럼 화낸 게 오랜만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의 질문에 “푸틴에 대한 그(젤렌스키)의 혐오 때문에 내가 협상을 타결하는 게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위해 러시아와 외교를 하는 것이라고 옹호했다.

그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불법으로 병합한 이후 체결된 민스크 평화협정을 위반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사실을 지적하고서 “J.D. 무슨 외교를 말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발끈한 밴스 부통령은 “집무실에 와서 미국 언론 앞에서 이걸 따지는 게 무례하다”면서 “당신은 이 분쟁을 끝내려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지원에 대해 지금까지, 그리고 오늘 백악관에서도 여러 번 감사를 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화를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양측이 설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할 기회를 달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듭 무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난 휴전을 원치 않는다. 난 휴전을 원치 않는다”라고 비꼬기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당신이 합의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빠질 것이다. 우리가 빠지면 당신은 (러시아와) 싸워서 해결해야 할 것이며 그건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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