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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격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는 최근 실용주의, 친기업 정책을 표방하고 있으나 이는 이재명식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며 “양을 키우겠다고 하면서 양을 잡아먹을 궁리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상법 개정안은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경영계에서는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권 비대위원장이 이를 빗대 표현한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심이 진행 중인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거론하며 “첫 번째 주요 쟁점이 이 대표가 고(故) 김문기 씨를 알았느냐인데 9박 11일간 해외 출장 가 골프치고 관광하고 사진까지 찍어 놓고 어떻게 모를 수 있느냐”고 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혐의에 대해 모두 비상식적인 거짓말로 일관해 왔다”며 “양치기 소년도 무릎 꿇고 기절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투톱’의 이재명 때리기를 놓고 이 대표에게 ‘거짓말쟁이’, ‘사기꾼’ 같은 프레임을 덧씌우려는 의도란 해석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비대위 회의에서도 이 대표의 과거 검사 사칭 사건 등을 언급하며 “인생 자체가 사기인 사람이 여의도까지 사기판으로 만들고 있다”고 맹비난했었다. 이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며 우클릭에 나선 이후 공격이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공개적으로는 조기 대선을 언급하는 것을 삼가고 있지만 '플랜B'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공유하고 있다. 대선이 열릴 경우 계엄에 부정적이고 탄핵에 찬성하는 중도층에게 어필해야하는데, 일단 이 대표의 비호감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4~2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이 대표의 비호감도는 59%로 조사됐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말 바꾸기’ 책자도 만들고 있다.

하지만 당에선 이 대표 때리기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는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느냐”라며 “이 정도 (이 대표) 공격만 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이기기 위해선) 중도 싸움을 해야 하는데 비상계엄이나 탄핵에 대한 입장을 두고 (국민의힘) 중도층에서 많이 밀리고 있다”며 “정치, 정책 저는 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부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혐오감을 강화하는 캠페인은 이제 약간 피로감이 쌓였다. 다른 걸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핵심은 윤 대통령과 당 관계”라며 “(국민의힘은) 비상계엄은 할 만해서 했고, 탄핵은 기각이 당론인데 (탄핵반대 여론이 우세한) 중도층에게 맞는 정책을 내겠다는 게 말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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