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체류 자격이 없는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출생 신고도, 건강 보험도 안 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한 임시 구제 방안이 도입됐지만, 신청자가 10% 수준이 안 되고 그마저도 다음달이면 종료된다고 하는데요.
류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올해로 만 네 살이 된 이 아이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랐습니다.
퍼즐 맞추기를 좋아하는 또래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지만, 네팔 출신의 부모가 체류 자격이 없는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출생 신고도 하지 못하고, 건강 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습니다.
[미등록 이주민]
"처음에는 (아이가) 많이 불편해서 병원 갔는데 돈도 많이 들어가고… 만약에 아프면 진짜 힘들어요, 우리는…"
한국인으로도, 외국인으로도 대우받지 못하는 '미등록 이주아동'입니다.
법무부는 지난 2022년 한국에서 태어났거나 유년기를 보낸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임시체류자격을 주는 구제책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구제를 받으려면 부모 1명당 9백만 원씩 '미등록 체류' 범칙금을 내야 하고,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부모와 아이 모두 한국을 떠나야 합니다.
임시체류가 허가된 아이는 지금까지 1131명.
이주민 단체가 추산하는 미등록 이주아동이 최대 2만 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0퍼센트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다음달이면 신청 기간이 종료됩니다.
[미등록 이주아동]
"(한국을 떠나야 한다면) 안 좋고 슬플 것 같아요…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이 더 좋아서…"
[김사강/이주와 인권연구소 연구위원]
"3월에 끝나버리면 이제 그 나머지 90% 미등록으로 살고 있는, 학교도 다니고 있고 혹은 학교를 졸업한 그런 아이들이 체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는 거니까…"
법무부는 "신청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불법 이민 등 부작용을 우려해 상시 도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경기도가 기간 연장을 공식 요청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도 구제 대책을 정식 제도로 운영하도록 법무부에 권고하는 방안을 조만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이준하, 이원석 / 영상편집: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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