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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전공 교수 인터뷰
[비즈니스 포커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전공 교수. 사진=이승재 기자


“무기를 사고, 사고, 또 사라. 중요한 건 오직 스피드뿐.”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2.3% 수준인 국방비 지출을 2027년까지 2.5%로 늘리겠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의 안보 우산 철수가 현실화하며 세계 각국이 국방비 증액과 함께 무기고를 채우는 데 분주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향해 자력으로 안보를 책임지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에서도 패싱되자 유럽 각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럽이 허겁지겁 안보 홀로서기에 나선 상황에서 가격, 납기, 품질, 후속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서 경쟁 우위에 있는 K방산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전공 교수는 “가성비와 신속, 정확한 납기 능력을 갖춘 한국 무기는 주변국 안보위협이 높은 국가들에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다. 방산 역량 강화가 시급한 국가들을 위한 진정한 파트너로서 K방산은 매우 매력적인 대안이라는 것이 전 세계의 공통된 인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우 전쟁 이후 K방산 수출은 하늘을 찌를 기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국내 4대 방산 기업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이 2조6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K방산 수출액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교수는 “지난해 이월된 폴란드 K2 전차 수출계약(70억 달러)이 상반기 중 체결될 예정이고 베트남의 K9 자주포 첫 수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도 약 20여 개국에 전차, 자주포, 천무, 천궁, FA-50,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등 수출 주력 제품 중심으로 적극적인 수출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며 “정부의 240억 달러 방산 수출 목표가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장 교수를 만나 트럼프 2기 출범 등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 K방산의 기회 요인과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에 대해 물었다.

-트럼프 신정부의 통상·무역 압박이 거세다. K방산의 기회와 리스크 요인을 꼽는다면.


“트럼프 2기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최근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2027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2% 국방비 증액과 1조 달러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켰다. 조만간 닥칠 트럼프 정부의 대한국 방위비 분담금 이슈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안으로 트럼프 1기 때와 같이 단순 무기구매 확대보다는 미 조선·함정산업의 협력 요청을 방위비 분담금의 레버리지로 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직접적인 방위비 분담금 증액보다는 일본 사례를 참고해 현재 GDP 대비 2.6% 수준인 우리나라 국방예산을 3~4% 수준으로 증액하는 제안도 가능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에 지속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미국의 러브콜에서 끝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올해 1월 전북대 방산연구소가 방산 수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한·미 함정 분야 협력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 함정 MRO 수주 확대(23.8%), 존스법 개정 또는 유예(21.9%), 한·미 조선·함정 발전 공동협의체 마련(21.9%)이 우선순위로 꼽혔다. 한국은 동맹인 미국의 조선·함정 경쟁력 재건을 위해 적극 의사 표명해야 한다.

단순히 비전투함 MRO 몇 척 지원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구체적으로 한·미 조선·함정산업 공동협의체(가칭)를 마련하고 미국의 취약 분야를 한국이 재건해 줄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여줘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조선·함정산업 육성전략을 제시하고 전투함 MRO, 함정·상선 건조, 블록 생산, 현지 조선소 현대화 등 미국의 필수 이익에 부합하는 구체적 제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조선·함정산업 협력을 뛰어넘어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다른 산업에 대한 관세 요구에 대한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인 큰 틀에서 미국의 관세 요구를 완화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현재 미 조선·함정산업 재건만 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방산 수출에 초당적 협력 절실…여야 국회의원들 美 의원 만나야”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전공 교수. 사진=이승재 기자


-미국 주도로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K방산 성장세에 변수가 될까.


“종전 협상의 시나리오는 크게 2가지로 예상된다. 미국의 기대와 달리 러우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휴전을 맺는 것이다. 2개 시나리오 모두 국방예산 측면에서는 지속적인 증강이 요구된다. 1953년 한국과 북한이 전쟁을 멈췄지만 70여 년간 계속 군비증강을 해오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러시아는 호시탐탐 우크라이나를 넘볼 것이고 우크라이나와 유럽, 특히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7개 국가는 방위력 증강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미 동북유럽에서 검증받은 전차, 장갑차, 자주포, 천무 등을 중심으로 한국 무기체계에 대한 러브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K방산의 성장세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는 국내에 있다. 탄핵정국에서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것이다. K방산 당정협의회를 구축해 미국 조선·함정산업 협업에 나서야 한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미국 의회 의원들을 만나고 필리 조선소를 방문해야 한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현지 유력 인사들과의 미팅을 통해 캐나다가 요구하는 니즈를 분명히 파악하고 이를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실질적인 지원을 기업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다. 방산 수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초당적 협력을 통해 기업 수준에서 하기 어려운 컨트롤타워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K방산이 가성비와 품질, 신속 납기 등 강점을 앞세워 수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선진국과 비교해 시급한 과제는.


“미국은 1961년 대외군사판매(FMS) 제도를 신설했고 1976년 방산수출금융(FMF) 제도를 만들었다. 프랑스는 1976년 무기수출공사(SOFRESA)를 만들어 중동 방산 수출 붐을 주도했다. 특히 방산수출금융 지원에서 K방산 대비 월등히 앞서고 있다. 미국은 대규모 방산수출사업의 경우 의회 승인으로 한도 없는 금융지원이 가능하다.

프랑스는 1600억 달러의 방산수출금융 지원 여력을 바탕으로 라팔 전투기를 전 세계에 내다팔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어렵게 수출입은행법을 개정해 금융지원액을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증액했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수은법 추가 개정과 신용공여 한도액 비중 상향, 방산수출금융 이차보전제도(가칭) 신설과 방산특별기금 신설 등을 통해 선진국 수준의 방산수출금융지원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美·佛처럼 구매국에 전폭적 금융 지원→수출 촉진


나토 회원국 거래 관행 등 선진국들의 견제를 어떻게 뚫어야 할까.


“최근 방산 수출 전문가 조사 결과 미국, 유럽 등의 K방산 견제 정도가 ‘높다’는 응답이 89%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선진국들의 견제를 해소할 방안 중 가장 높은 응답이 ‘선진국과의 방산협력 강화’라는 점이다. 견제가 심해지고는 있으나 기존 미국, 유럽의 주요 방산 국가와 기업들과의 협력 없이는 시장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방산 수출의 특성상 동유럽, 중동 등 시장 확보에 최대한 집중하는 동시에 유럽, 미국 방산 기업들과 합작법인(JV), 현지생산, 전략적 제휴, 공동개발, 생산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세계 4대 방산수출국’에 진입하기 위해선 독자적인 수출 역량을 키워야 하고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전차, 자주포, 경전투기 등 무기 완제품을 수출하고는 있으나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2022년 기준 방산 핵심 소재 10종의 국산화율은 21%에 불과하다. 소재 수급 애로는 무기 개발 및 생산기간을 지연시켜 K방산의 핵심 수출경쟁력인 납기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핵심 부품 국산화도 부단한 노력으로 최근 K2 전차 파워팩과 K9 자주포 엔진을 국산화했지만 FA-50와 미래 수출주력제품인 KF-21은 모두 미국 엔진에 100% 의존하고 있다. 완제품 내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국방 연구개발 예산 증액도 필요하다. 2024년 국방 연구개발 예산은 4조2000억원 규모로 국방예산의 8.5% 수준이다. 미국의 15%, 프랑스의 10~20% 대비 아직 저조한 수준이다.

방산 중소기업의 수출 창구 마련도 시급하다. 현재 국내 방산 대기업들은 역대 최대 매출과 수출, 영업이익 실적에 고무돼 있으나 정작 방산 생태계의 허리인 중소기업 상당수는 오히려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소재부품 국산화 확대, 방산중소기업수출지원센터(가칭)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K방산 글로벌 경쟁력을 더 높이기 위한 전략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K방산의 경쟁력은 가성비, 신속한 납기능력이다. 여기에 안정적인 후속군수지원 능력, 기술이전, 현지 생산 등 반대급부 제공 능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구조다. 여기에 빠져서는 안 될 능력은 정부경쟁력이다. 이런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시너지를 내야 한다.

후속군수지원도 보이지 않는 K방산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완제품을 수출하면 최소 30년 이상 후속군수지원, MRO 시장이 열린다. 애프터마켓 시장을 새로운 신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일부 선진국, 러시아나 중국, 이탈리아 등이 완제품 수출 후속군수지원 문제로 구매국의 불신을 얻어 록인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한국 등 다른 나라에 시장을 내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방산 수출의 화룡점정을 찍어줄 정부가 없다시피 하다는 점은 가장 큰 취약 요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산 수출 당정협의체를 운영해 남아 있는 폴란드 K2 전차, 캐나다 잠수함, 인도네시아 KF-21, 베트남 K9 자주포 등 최종 수출계약 체결을 위해 여야 국회의원, 정부, 방산 기업이 함께 힘을 합해야 한다.”

◆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전공 교수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미국 공군대학원(AFIT)에서 군수관리 석사학위, 서울대 기술정책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2011년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KIET)에서 방위산업팀 창설멤버로 방산정책 연구를 주도해왔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객원연구원, 국방산업발전협의회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2025년부터 전북대 방위산업융합전공 교수·방산연구소 부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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