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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기 상무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제작 감독으로 국내외 체험·마케팅 전문가다. '2024 SK AI SUMMIT'을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올해 'SK텔레콤 MWC'를 준비 중에 있다. 이순우 CD는 크리에이티브 제작물 및 영상 총괄로 광고영상과 디자인 업무에 AI를 도입, 새로운 제작 과정을 전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든앤앨리스마케팅 홍영기 상무, 이순우CD. 사진=이든앤앨리스마케팅
AI가 만든 광고, AI가 번역하는 콘퍼런스, AI가 기획하는 전시.

AI는 마케팅 산업의 필수 도구가 되고 있다. 기존에는 인간이 직접 리서치하고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내던 작업이 AI에 의해 보완되면서 AI 역할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AI는 인간의 창의력을 확장하는 도구가 될 것인가, 기존의 광고·마케팅 직군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것인가. ‘AI와 마케팅 융합’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이든앤앨리스마케팅에서 체험형 마케팅을 담당하는 홍영기 상무와 크리에이티브 센터를 총괄하는 이순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만나 AI와 마케팅의 접점에 대해 물었다.


이든앤앨리스마케팅 이순우CD.

마케팅 분야에서 AI가 많이 쓰이나요.

(이순우 CD) “지금 TV에서 보이는 많은 광고에는 크든 작든 AI 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저조차도 어떤 건 구분이 안 갈 정도예요.”

체험·콘퍼런스에서 AI는 어떻게 쓰이나요.

(홍영기 상무) “이벤트, 전시, 리테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통해 사람들에게 보다 직관적이고 친숙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AI가 더 이상 영화나 공상과학 속 기술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다양한 산업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실사례가 궁금합니다.

(홍영기 상무) “지난해 11월에 국내에서 열린 AI 심포지엄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SK AI SUMMIT 2024’가 열렸습니다. 국내외 AI 전문가를 비롯해 3만여 명이 참여한 행사였는데요. 이든앤앨리스마케팅이 맡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콘퍼런스에 온 사람들에게 AI를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할까 고민했습니다. 콘퍼런스에서 가장 중요한 통역에 주목했죠.보통의 콘퍼런스에서는 참여자가 전문 통역사의 동시통역 내용을 통역기로 전해 듣는데, ‘SK AI SUMMIT 2024’에서는 SK협력사와 파트너쉽을 맺고 AI 실시간 번역시스템을 활용해 발표자가 말하는 동시에 동시통역문이 바로 번역되어 화면에 띄우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전시 쪽에서도 AI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그것을 시간화해 구현하는 일환으로 SK의 AI 데이터센터를 구현한 전시경험이 매우 인상적이고 화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SK AI SUMMIT 2024' 행사 사진. 최태원 SK 회장 뒤 큰 화면에 AI 실시간 번역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사진=이든앤앨리스마케팅
이든앤앨리스마케팅

반응은 어땠나요.

(홍영기 상무) “‘AI가 이제 정말 실생활이 됐구나’라고 느끼신 분들이 많았어요. 글로벌 콘퍼런스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인사들을 직접 만나 인사이트와 비전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장입니다. 하지만 언어 장벽이 큰 장애물이 되어 이해하기 어렵거나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 될 때가 많습니다. 작년에 진행한 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는 50인 이상 회의에 참석했고 수행원들이 동행했죠.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정상들이 참석했기 때문에 실시간 통역 시스템을 구축하여 AI를 활용한 다국어 지원을 직접 시연했습니다. 각국 정상들이 한국의 AI 기술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고 현장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광고 영상은 어떤가요.

(이순우 CD) “작년 10월에 생성형 AI로 영상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인생네컷’ 팝업스토어 ‘사:계’의 홍보영상을 AI를 통해 제작하는 작업이었죠. 아이돌 인생샷 전문 작가로 유명한 ‘무궁화소녀’ 작가와의 협업이었는데 작가님의 사진을 제외하면 시작부터 끝까지 AI 작업이었습니다. 예전이라면 영상을 찍기 위해 작업에 맞는 장소를 찾아 로케이션을 가야 합니다. 모델 선정도 오랜 시간이 걸리죠. AI는 시공간의 한계가 없습니다. 제약이 사라지는 걸 느꼈습니다.”

광고주 입장에선 반신반의했을 것 같아요.

(이순우 CD) “아직 생소한 AI 영상 제작을 ‘인생네컷(주식회사 엘케이벤쳐스)’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해줘서 높은 퀄리티의 영상 제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어요. 사전 미팅 단계에서 충분히 기획 방향을 설명하고 어떤 그림이 나올지 공유했지만 예상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제작 방식은 광고주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기다려야 하고 제작 과정에서 실시간 개입이 어렵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소하기 때문에 이 점이 오히려 홍보 효과를 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AI 기반 광고를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앞서가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죠.”
인생네컷 사:계 홍보 포스터(생성형 AI 광고). 포스터는 물론 영상 광고까지 모든 것이 생성형 AI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다. 사진=인든앤앨리스마케팅
생성형 AI로 만든 래미안갤러리의 체험 프로그램 '판타집' 광고 포스터.

낯선 반응도 있지 않나요.

(이순우 CD)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신기하다’와 동시에 ‘불편하다’는 두 가지 감정이 공존하는 듯합니다. ‘이렇게까지 연출이 가능해?’라는 놀라움과 호기심과 함께 ‘좀 무섭다’란 감각적인 거부감이 아직은 있죠. ‘불편한 골짜기’로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이 경계가 희미해지고 결국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손 모양 같은 정교한 작업은 어렵지 않나요.

(이순우 CD) “지금도 손이 제일 어렵습니다. 손을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것은 여전히 까다로운 작업이에요. 흔히들 AI가 영상을 바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이미지를 먼저 생성한 후 이를 영상화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웹툰을 영상화하는 방식과 비슷한 흐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한계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지금 인터뷰를 하는 순간에도 AI 기술이 더 발전해 문밖을 나가면 달라져 있을 정도입니다.”


이든앤앨리스마케팅 홍영기 상무

체험형 마케팅은 어떻게 변할까요.

(홍 상무) “무대 연출뿐 아니라 참가자들이 입장할 때부터 AI 기반의 편의 기능들이 적용됩니다. 얼굴인식을 통해 참가자의 신원 확인을 할 수 있으며 사전에 AI를 활용해 개별 맞춤형 초청장을 발송하는 방식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행사 당일에는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AI가 자동으로 참가자의 정보를 확인하고 등록을 진행하며 입장 후에는 AI 기반 프로그램을 통해 콘퍼런스를 더욱 실감 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콘퍼런스를 듣는 동안 AI를 활용한 실시간 번역 서비스를 경험하고 전시 공간에서는 AI 관련 하드웨어까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됩니다. 초청부터 행사 종료까지 AI를 일관된 콘셉트로 적용해 전체적인 체험을 보다 몰입감 있게 설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죠. 체험형 마케팅의 변신은 무궁무진합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앞으로 더 재밌는 것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인간의 역할이 축소되는 건 아닐까요.

(홍 상무) “체험형 마케팅은 현장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AI가 이를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AI가 보조 역할을 하면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겠지만 현장 운영과 창의적인 기획을 포함한 종합적인 실행 과정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CD님은 어떻게 보나요. 창의 분야에도 AI가 침투했는데요.

(이 CD) “제일 빨리 잡아 먹혔죠. 창작 영역에서 가장 먼저 AI가 활용되기 시작했고 저희의 예상과는 반대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업에서 경험해 보면 AI만으로 완벽한 결과물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제작할 때 로고나 특정한 브랜드 요소들은 AI가 정확하게 생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상도, 크기, 파일 용량 등 디테일한 요소에서 오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일일이 사람이 직접 수정하고 다듬어야 하는 영역입니다.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AI는 하나의 도구로서 기능할 뿐 최종적으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전히 사람의 개입과 조정이 필수적입니다.”

비용은 확실히 줄죠.

(이 CD) “맞습니다. 비용 절감의 효과가 있죠. 다만 AI를 활용하면 제작 비용이 대폭 절감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하시지만 실상은 그렇게까지 줄지 않습니다. AI를 활용해 더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는 있지만 인력을 대체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전문가들의 전문성을 활용해서 더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보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되나요.

(이 CD) “네. 나쁘게 볼 게 아닌 게 오히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크리에이티브의 한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제는 단순히 구현하는 기술보다 ‘어떤 기획을 할 것인가’, ‘브랜드를 어떻게 해석하고 소비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기획력과 상상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 AI는 단순히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전문가들이 더욱 창의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 역량이 대행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 되겠죠.”

이든앤앨리스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홍영기 상무) “이든앤앨리스마케팅은 마케팅의 모든 분야를 다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체험형 마케팅부터 디지털 마케팅까지 모든 분야를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 형태에 AI를 접목하는 기회를 누구보다 빠르게 접할 수 있었고 저희의 직접적인 실행 경험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여 긍정적인 피드백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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