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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양이 살던 빌라의 우편함. 이승욱기자

인천의 한 빌라에서 불이 나 초등학생이 중태에 빠진 것과 관련해 해당 초등학생 가족이 최소 4차례 이상 정부의 위기가구 사각지대 통보 대상에 올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족은 수개월간 공과금 체납과 실업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위기징후가 나타났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27일 인천 서구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날 인천 빌라 화재로 중태에 빠진 ㄱ(12)양 가족은 지난해 4차례 넘게 보건복지부의 행복이음 위기가구 사각지대 통보 대상이었다. 복지부는 두달 간격으로 체납, 단수, 단전 등 39가지 위기징후 지표 가운데 3가지 이상에 해당되는 가구를 위기가구 사각지대로 보고, 지자체에 통보해 현장 조사 등을 통해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복지부는 ㄱ양의 부모 가운데 몸이 아픈 사람이 있어 사회복지 서비스 신청을 안내하라고 서구청에 알렸고, ㄱ양의 아빠가 직장을 잃었을 때도 비슷한 내용의 통보를 보냈다.

이에 서구청은 ㄱ양 가정을 방문하거나 유선상으로 상담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차상위 계층 대상자 신청을 하라고 안내도 했지만, ㄱ양의 부모가 신청하지 않아 관련 복지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심사가 이뤄지더라도 ㄱ양 부모의 소득 수준과 자산(차량) 등을 고려했을 때 차상위 계층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구청 쪽은 설명했다.

ㄱ양 가족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정황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에는 이전 3개월(9~11월) 전기요금이 체납됐다는 고지서가, 이번 달에는 상·하수도 요금이 체납됐다는 고지서가 ㄱ양 가족에 전달됐다. 특히 최근에는 아빠가 신장 투석을 받기도 했다.

ㄱ양이 살던 집. 이승욱기자

ㄱ양은 지난 26일 오전 10시43분께 인천 서구 심곡동 빌라 4층에서 불이 나 얼굴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다. 당시 ㄱ양은 방학 중에 부모 모두 일 등을 이유로 집을 나가 혼자 있었다. 화재로 ㄱ양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의식을 되찾았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서구청은 이날 ㄱ양 부모에게 긴급 생계비와 생활용품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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