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서울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51번째 주' 발언에 캐나다인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을 넘어 아메리카노 커피의 이름마저 바꾸는 이른바 ‘애국 마케팅’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25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캐나다 전역 카페들이 '아메리카노' 대신 '캐나디아노'로 명칭을 변경하고 있다. 토론토 카페 '벨렘'은 메뉴판에서 아메리카노를 삭제하고 캐나디아노로 대체했다. 주인 윌리엄 올리베이라는 "지금 캐나다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커피 체인 '키킹 호스 커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국 커피숍의 메뉴 변경을 독려했다. 이 업체는 16년 전부터 에스프레소에 물을 탄 음료를 '캐나디아노'로 불러왔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캐나다 국기와 함께 '캐나디아노'가 적힌 메뉴판 사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아메리카노는 2차 세계대전 후 이탈리아에 주둔하던 미군들이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 마시면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당시 에스프레소가 입맛에 맞지 않았던 미군들이 물을 타 달라고 부탁하면서 아메리카노가 탄생한 것이다.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도 확산 중이다. 한 주류 매장 앞에는 '캐나다산을 구매하세요' 표지판이 등장했고 캐나다산 제품 식별 앱이 출시됐다. 캐나다 국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교역국인 캐나다에 25% 관세를 예고하며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면 관세를 피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또한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로 칭하는 등 도발적 발언을 이어온 바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유예했으며 다음 달 4일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양국과 협상은 계속되고 있으나 실제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