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원내대표가 26일 야6당 원내대표의 ‘명태균 특검법’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춘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 박 원내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박민규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등을 수사하는 ‘명태균 특검법’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야당은 오는 27일 본회의 처리를 예고했지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명태균 특검법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가결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오는 27일 본회의에 명태균 특검법을 상정해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려보낼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특검법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각종 선거에서 불법 공천거래·여론조사를 벌이고 국가 주요 정책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특별검사가 수사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수사 대상은 윤 대통령 부부의 2022년 대선 및 대선 경선 과정에서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명씨의 창원산단 지정 개입 의혹, 2022년 지방선거·재보선, 202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불법 여론조사 및 공천거래 의혹 등 7가지다.
야6당(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12·3 내란의 온전한 진상규명은 ‘명태균 특검’이 답”이라며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들은 명태균 게이트를 막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사실을 가리키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특검법 처리 속도전과 함께 명씨 관련 의혹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2021년 8월 명씨와 지인의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하면서 ‘서울시장 당선 전 명씨와 관계를 끊었다’는 오세훈 서울시장 측 입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명씨는 이 통화에서 지인에게 “(오세훈이) 나한테 살려달라 카고, 김영선 의원님한테 고맙고 평생 은혜를 잊지 않다 카고, 형님 동생 한다 카고”라며 “(오세훈이) 막 울면서 전화 오고 막 별짓 다 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당선 이후 자신을 배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명씨와 관련한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이 저와 명태균 간에 카카오톡 대화와 통화 내용이 있다고 해놓고 아무것도 못 밝혔다”며 “민주당이 요즘 굉장히 명태균에게 의존한다. 민주당의 아버지가 이재명인 줄 알았더니 명태균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