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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
2025년 2월 25일
[장순욱/국회 측 대리인]
"피청구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넉 달쯤 되었을 무렵입니다.
미국 순방 중에 피청구인이 사용한 비속어가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이후 대통령실은 그 논란을 집중 제기했던 특정 언론사 기자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조치를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피청구인은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라고 했습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면서 '헌법 수호'를 내세운 것입니다.
이후로도 피청구인의 반헌법적인 언사는 지속적으로 반복되었습니다.
피청구인은 급기야, 종북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겠다면서 45년 만의 비상계엄을 감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2. 3 대국민담화를 필두로 피청구인은 일련의 어지러운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그날 밤 담화문에서 피청구인은, '야당의 입법 독재'가 '헌정질서를 짓밟고 있다'고 했고,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습니다.
피청구인이 말하는 자유 헌정질서, 즉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핵심 요소는, 복수정당제 하에서 야당으로 대표되는 정치적 반대파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피청구인은 대국민담화에서 이들을 척결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자유민주적 헌정질서를 파괴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 대목에서도 피청구인은 '자유민주적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강변했습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피청구인의 이러한 전도된 헌법인식은, 자신이 검토하였다고 실토한 포고령에도 오롯이 드러나 있습니다.
포고령에는 피청구인을 비판해 온 모든 세력들이 망라되어 있고, 이들을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비상계엄을 통해 자신에 대한 모든 정치적 반대파들의 입을 틀어막고 손발을 묶으려 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피청구인이 내세운 것은 역시나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서'라는 것이었습니다.
피청구인은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언동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를 말했습니다.
헌법을 파괴하는 순간에도 '헌법 수호'를 말했습니다.
이것은 아름다운 '헌법의 말', '헌법의 풍경'을 오염시킨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 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이 노랫말처럼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우리도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그 첫 단추가, 권력자가 오염시킨 ‘헌법의 말’들을, 그 말들이 가지는 원래의 숭고한 의미로 돌려놓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국민과 함께, 이 사건 탄핵결정문에서, 피청구인이 오염시킨 '헌법의 말'과 '헌법의 풍경'이 제자리를 찾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