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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아시아 국가 이혼율 1위는 '터키'…한국이 2위
한국 이혼율, 아태 지역서 매우 높아…전세계 중상위권
2003년 정점 찍고 한국 이혼율 하향 안정화 추세


부부 갈등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상위권이며 아시아 국가 1위라는 내용이 연초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돌면서 진짜가 맞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최근 들어 이혼 등으로 다시 혼자가 된 이른바 '돌싱'을 주제로 한 드라마나 예능이 일상화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이혼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국제적으로 비교했을 때 정말 높은 편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 이혼율이 OECD 소속 아시아 국가 중 최고는 아니지만 아시아권이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볼 때 매우 높은 건 사실이며 전 세계로 볼 때도 중상위권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최근 20년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OECD 아시아 국가 이혼율 1위는 '터키'…한국이 2위
OECD 회원국의 최근 이혼율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한눈에 보는 사회 2024'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OECD 평균 이혼율은 1.8건이다. 이혼율은 해당 연도 인구 1천명당 이혼 건수를 말하는데, 공식 용어로는 조이혼율이라고도 한다.

2022년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1.8건으로 OECD 평균과 같다. 2022년 이혼율 수치가 확인되는 OECD 회원국 36개국 가운데 공동 15위다. OECD 회원국 중에선 중간 수준인 셈이다.

다만, 아시아 국가로만 한정하면 높다고 할 수 있다.

OECD 회원국 중 아시아 국가로 분류되는 이스라엘(1.7건)과 일본(1.6건)은 이혼율이 우리나라보다 낮았고 터키(2.1건)만 높았다. 아시아 4개국 중 2위다. 범아시아권으로 분류되는 호주(1.9건)를 포함하면 5개국 중 3위로 중간 수준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권에서는 이혼율이 가장 높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순위가 바뀌었다.

2020년에 시행된 사회적 거리 두기, 모임 규모 제한 등 각종 조치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OECD 회원국들의 이혼율이 결혼율과 함께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이혼율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고, 칠레와 슬로베니아도 3분의 1가량 줄었다.

우리나라는 이혼율이 2019년 2.2건에서 2020년 2.1건으로 떨어졌는데 2021년, 2022년에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아시아 1위 이혼율 국가는 우리나라가 아닌 터키가 됐다.

OECD 회원국 중 이혼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칠레로 3.6건에 달했다. 이어 라트비아(2.9건), 코스타리카(2.8건), 미국·리투아니아(2.6건), 스웨덴(2.5건)이 뒤를 이었다.

이혼접수
[연합뉴스TV 제공]


OECD의 '한눈에 보는 사회: 아시아/태평양 2025' 보고서를 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나라 현황을 보다 자세히 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회원국 여부를 따지지 않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가 대부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혼율은 2022년 또는 최근 연도 기준 2.0건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19개국 중 5위였다. 조지아가 3.8건으로 가장 높았고, 카자흐스탄(2.3건), 호주(2.2건), 중국(2.0건) 등도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 이혼율은 1.7건이었다.

전 세계로 범위를 더 넓히면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중상위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유엔(UN)이 가장 최근에 발간한 '인구통계연감 2023'에 따르면 2022년 이혼율 수치가 집계된 76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공동 25위를 차지했다.

[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별 이혼율 현황



※ OECD의 '한눈에 보는 사회: 아시아/태평양 2025' 보고서에서 수치 발췌.

우리나라 이혼율 2003년 정점 찍고 하향 안정화 추세
과거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에서 이혼이 많이 늘긴 했지만 최근 20년만 놓고 보면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인다.

통계청의 이혼통계에 따르면 이혼 건수는 1970년에 1만1천615건에 2003년 16만6617건으로 30여년 사이 14배가량으로 급증했다.

특히 1990년대 이혼이 급격하게 늘었다. 이혼 건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1996~1998년 급등한 뒤 1999년과 2000년 잠시 주춤했다가 재차 늘어나며 2003년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혼 건수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23년 9만2천394건으로 2003년 고점 대비로 44.5%나 줄었다. 2020년부터 4년째 감소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이혼율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1970년엔 0.4건인 이혼율이 1987년 1.0건으로 1건을 돌파한 데 이어 1997년(2.0건)에 2건을 돌파하고 2003년엔 3.4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2023년 1.8건으로 줄었다.

우리나라 평균 이혼 연령은 지난해 기준 남성이 49.9세, 여성이 46.6세였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은 3.7세, 여성은 4.2세 높아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남성은 40대 후반(7.2건), 여성은 40대 초반(7.9건)이 가장 높은 이혼율을 기록했다.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 기간은 16.8년으로 10년 전보다 2.7년 증가했다. 혼인 지속 기간은 법적인 결혼 여부와 관계 없이 실제 결혼생활을 시작해서 사실상 이혼(별거)에 들어가까지 동거 기간을 말한다.

우리나라 이혼율 추이
[통계청 이혼통계]


계산방식 따라 달라지는 이혼율…'이혼 대란' 오해도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말이 나온 데는 2003년 보건복지부의 용역보고서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관계 연구'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보고서는 이혼율을 해당 연도 결혼 건수 대비 이혼 건수로 계산하면서 한국의 이혼율은 47.4%라고 제시했다. 이는 보고서에서 다뤄진 주요 12개국 가운데 미국(51.0%), 스웨덴(48.0%) 다음으로 3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경우 한국의 이혼율은 미국의 이혼율을 상회하거나 50%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경고까지 했다.

당시 언론은 '세계 최고 이혼율이 임박했다'라는 식으로 보도했다.

우리나라 이혼율 순위가 높은 것도 그렇지만 이혼율이 47.4%라는 수치 자체도 당시엔 충격적이었다. 결혼한 2쌍 중 1쌍이 이혼한다는 뜻으로 오해될 소지가 다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보고서가 이혼율을 산출하는 데 있어 한해 발생한 이혼 건수를 같은 해의 결혼 건수로 나눠 구했는데 이런 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통계청의 이혼율은 인구 1천명당 이혼 건수를 말한다. 한해 발생한 이혼 건수를 그해 인구수로 나눠 구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가 채택한 방식이다.

협의이혼실
연합뉴스TV 캡처. 작성 김선영(미디어랩)


통계청의 이혼율이 3.4건이라고 한다면 결혼하는 100쌍 중 3.4쌍이 이혼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렇다고 인구 1천명당 3.4명이 이혼자라는 뜻도 아니다. 이혼 1건에 이혼자가 2명 발생하니 6.8명이라고 말해야 한다. 하지만 그해 인구 1천명당 6.8명이 이혼자라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그해 이혼자가 된 사람이 인구 1천명당 6.8명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이혼율을 복잡하게 해석할 것 없이 말 그대로 한해 발생한 이혼 건수를 인구 1천명당 몇 건인지로 환산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면 된다.

이혼 건수를 국가 간 비교할 때, 이혼 건수가 인구수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인구수로 나눠 인구 규모가 미치는 영향을 보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단, 아동이 법적으로 결혼할 수 없는데 그 수치를 이혼율 계산에 넣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나온 게 '일반 이혼율'이다. 전체 인구가 아니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눠 이혼율을 구하는 방식이다.

통계청은 여기서 더 나아가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배우자가 있는 인구인 '15세 이상 유배우 인구'로 나누는 '유배우 이혼율'을 보조 지표로 산출하고 있다.

2023년 현재 유배우 이혼율은 3.7건으로 (조)이혼율 1.8건의 2배가 넘는다.

2003년 보건복지부 용역보고서가 발표된 이듬해 법원행정처는 이혼 건수를 결혼 건수로 나누는 계산법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웨딩샵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연간 혼인 건 수가 3년 연속 20만건을 밑도는 가운데 19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웨딩거리에서 한 시민이 웨딩드레스 앞을 지나고 있다. 2024.3.19 [email protected]


이런 계산 방식은 '이혼율'로서 의미가 없으며 어느 해 결혼 건수가 급격하게 줄면 이혼율이 100%가 넘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원행정처는 통계청의 조이혼율도 아동과 같이 결혼과 무관한 사람까지 계산에 포함하고 있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특정 시점 혼인경력자의 총혼인 횟수를 분모로, 같은 시점 이혼경력자의 총이혼 횟수를 분자로 놓고 계산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쉽게 말하면 특정 시점까지의 누적 이혼 건수를 같은 시점의 누적 결혼 건수로 나누는 방식이다.

하지만 법원행정처의 계산법은 누적 건수를 이용하기에 최근의 이혼 증감을 민감하게 보여주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어쨌든 그때나 지금이나 통계청은 조이혼율을 이혼율 산정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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