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에 출석해 최후진술을 한다. 헌재 탄핵심판을 받았던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직접 입장을 낸다. 장문의 초고를 직접 쓸 정도로 준비에 열심이라고 한다. 다음 달 초중순으로 점쳐지는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계엄 정당성을 거듭 주장하며 탄핵 기각 여론 확산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이 기각돼 대통령직에 복귀 시 국정운영 비전을 밝힐 것이란 관측도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불법 계엄을 선포하고 같은 달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돼 직무정지된 이후 국정은 비상가동 상태이고 정치·사회 분열이 극심해졌다. 탄핵심판에는 윤 대통령 개인 거취뿐 아니라 국가적 위기의 회복 여부가 달렸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정치·사회적 혼란 가중이냐, 수습이냐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 앞에 제대로 된 사과부터 해야 한다.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12월 7일 대국민담화)는 수준으로는 안 된다. 계엄 사태로 인한 국가적 피해는 헤아릴 수 없는 정도다. 계엄에 가담한 군 지휘부 공백에 따른 안보 위기를 자초했고, 대외신인도·잠재성장률 추락 등 막대한 경제 손실을 입혔다. 국민의 피땀으로 가꿔 온 민주주의를 퇴행시킨 책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자신에게 불리한 결론이 나더라도 헌재 결정에 승복하고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윤 대통령 스스로 자신하지 않았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을 깨끗이 수용해 "국가지도자로서 마지막 품위를 지켰다"는 평가를 받은 선례를 되새기기 바란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의 절차상 트집을 잡아 시간을 끄는가 하면, 군·경에 책임을 떠넘기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국정 최고책임자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은 참담했다. 최후진술을 통해 최소한의 자존심과 품격을 회복하기 바란다. 윤 대통령이 어떤 태도로 탄핵심판에 임했는지도 역사가 기록하고 평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