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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일본 잠재노동력 인구 역대 최저치
도산 사유 중 '인력 부족' 289건 가장 많아
빠른 고령화·출산율 저하···일손 부족 불가피
"AI 도입 등 기존 인력 대체 방안 절실"
도쿄 아사쿠사 지하 쇼핑 거리 전경.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고령화·저출산에 따른 일본의 노동력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직원은 물론 알바(파트타임) 모시기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초단시간 근무하고 급여를 받는 ‘스팟(Spot) 근무’ 형태도 급증하는 추세다. 일손 확보를 위해 임금을 올리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물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일본 총무성의 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하반기 일본의 잠재노동력 인구가 31만 명을 기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총무성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잠재노동력 인구란 일을 할 의지가 있고 고용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근로자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선 경제활동인구와 같은 의미다. 잠재노동력 인구가 최저치라는 것은 실제로 노동 시장에 참여하려는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일본의 잠재노동력 인구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52만 명으로 급증했다가 경기 회복에 따른 고용 시장 활성화 등으로 다시 낮아졌다.

문제는 가뜩이나 고령화로 일손 구하기 힘든 기업들이다. 이미 노동력 감소에 따른 기업 도산이 잇따르고 있다. 도쿄 상공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문을 닫은 기업 가운데 '인력 부족'에 따른 도산이 28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인건비 상승'도 104건으로 뒤를 이었다. 인력 부족 사태가 심화하자 근로자를 구하기 위해 급여나 복지 등을 늘리며 부담이 커진 기업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가장 많았으며 건설과 운수 등 노동집약형 산업도 다수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근로자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기업과 가게들은 스팟 근무로 불리는 단기 근로자를 늘리는 추세다. 도쿄의 스팟 근무 협회에 따르면 단기 근무를 구인하는 '스팟 워크' 어플리케이션 가입자는 지난해 10월 기준 2800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손 부족은 근로자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며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지난해 일본 기업들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4.1%로 1999년 이후 역대 가장 많이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이코쿠 데이터뱅크의 조사를 인용해 올해도 일본 기업의 60% 이상이 인력을 채용하고 유지하기 위해 기본 급여를 인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올 1월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올라 2023년 6월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사회의 일손 부족은 빠른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여성 및 청년들의 노동 시장 기피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총무성이 지난해 발표한 인구 추계를 보면 65세 이상 인구는 3625만 명으로 1년 전보다 2만 명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출산율도 역대 최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1.20명으로 194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닛케이는 "인구 자연 감소분이 전년보다 5만 명 늘었다"며 "인구가 줄어드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지나며 비정규직이나 임시직이 늘어나는 등 일자리의 질이 낮아진 점도 근로자들의 구직 욕구를 꺾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일손 부족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더 나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인공지능(AI)을 도입해 기존 인력을 대체하는 등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퍼솔 리서치 연구소의 나카마타 료타 연구원은 "고령자와 여성 근로자가 늘어도 노동력 부족은 심각해질 것"이라며 "우리는 노동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소와 주오대학은 2035년까지 384만 명의 근로자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3년의 두 배 수준이다.

일본 도쿄의 한 유니클로 매장 앞.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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