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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부 누세이라트에서 이스라엘 인질 오메르 웬케르트가 하마스 무장세력들에 둘러싸여 군중들 앞에 서있다. UPI=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휴전 당시 합의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을 전격 연기했다. 가짜 인질 시신 인계와 인질의 선전 행사 동원이 이유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전날 예정이었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602명의 석방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석방에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수감자 50명이 포함돼 있었다.

총리실은 석방 연기 이유에 대해 하마스가 인질을 무대에 세우고 인도 장면을 공개하는 것을 가리켜 “인질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선전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질에게 수모를 주는 의식 없이 송환이 진행되고, 다른 인질의 석방이 보장될 때까지 팔레스타인 인질 석방은 연기한다”고 공언했다.

전날인 22일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6명을 석방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서 2명, 가자 중부 누세이라트에서 3명, 그리고 가자시티에서 1명이 각각 석방됐다.

이 과정에서 복면을 한 채 무장한 하마스 대원들은 이스라엘 인질들을 군중 앞에 세웠다.

라파에서 석방된 탈 쇼햄(40)과 아베라 멘기스투(38)는 인도 전 무대에 올라 석방 문서를 받았다. 쇼햄은 군중 앞에게 연설도 했다. 가자 중부 누세이라트에서 석방된 엘리야 코헨(27)도 석방문서를 들고 군중 앞에 섰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 8일에도 이스라엘 인질 3명을 석방하면서 이들을 차량에 태워 가자지구를 돌게 한 뒤 야외에 마련된 무대 위에 세웠다. 인질들은 ‘석방증명서’를 들고 감사연설을 했다.

강요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이 같은 하마스의 행위는 이스라엘 여론을 자극했다.

하마스의 무장세력들이 22일(현지시간) 가자 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 인질 탈 쇼햄(왼쪽)과 아베라 멘기스투를 석방 전 군중앞에 세워두고 있다. EPA=연합뉴스

또한 하마스는 지난 20일 신원불명의 유체를 인질의 시신으로 속여 이스라엘에 보냈다. 하마스는 휴전 협정에 따라 시리 비바스(납치 당시 32세)와 두 아들 아리엘(4)·크피르(생후 10개월), 오데드리프시츠(84) 등 인질 4명의 시신을 이스라엘에 보냈다. 생후 10개월이었던 크피르는 하마스에 끌려간 가장 어린 인질이었다. 이스라엘군의 유전자 검사 결과, 두 아들의 어머니인 시리의 시신은 가짜였다. 이스라엘군은 다음날인 21일 “알 수 없는 가자 팔레스타인 여성 시신을 시리 시신으로 보냈다며 ‘중대한 휴전합의 위반’이라고 분노했다. 하마스는 가짜 논란이 벌어진 시리의 시신을 재확인해 다시 넘겼다.

지난달 도출된 휴전 협정에 따르면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1단계로 6주간 교전을 멈추고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면서 이스라엘 군인 석방과 영구 휴전 등 2·3단계 휴전 논의를 시작한다.

그러나 인질 석방 과정에서부터 양측의 갈등이 증폭됨에 따라 향후 휴전 지속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하마스는 다음 주에 4구의 시신을 추가로 인도할 예정이다.

현재 60명 이상의 이스라엘 인질이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하마스는 영구적인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를 인질 석방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군사·정치적 기반을 완전히 제거하고 모든 인질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마스는 이날 압둘 라티프 알카누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정부가 지속적으로 차일피일 석방을 미루고 이미 합의한 약속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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