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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한덕수·조지호·여인형이
‘마지못해’ 또는 ‘실수로’ 밝힌 진실들

안녕하세요. 논썰의 이재성입니다.

드디어 끝이 보입니다. 어제(20일)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10차 변론기일을 마쳤습니다. 마지막 증인신문이었습니다. 이제 25일 최후변론과 최종 결정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탄핵 심판이 시작된 지 두 달 동안, 피청구인 윤석열 쪽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는 무의미한 시도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자기 눈을 가릴 수는 있어도 온 세상을 비추는 태양의 빛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윤석열 스스로 본인의 발언을 뒤집기도 하고, 자신이 신청한 증인에 의해 거짓말이 폭로되기도 했습니다. 증인들이 각자에게 유리한 기억을 말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팩트 체크가 이뤄지는가 하면, 애써 숨겨왔던 진실의 조각을 ‘실수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탄핵심판 10대 명장면을 통해 핵심을 요약해 드리겠습니다. 보시다 보면 저절로 왜 탄핵이 인용될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되실 겁니다.


10위- 한덕수 너마저…

원래 지난주에 증인신문이 끝나야 했는데, 윤석열 쪽이 하도 떼를 써서 지난 20일 10차 변론이 열렸습니다. 추가로 신청한 증인 중 하나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인데요. 윤석열은 한덕수로부터 계엄 당일 국무회의가 열린 것이 맞다는 답변을 끌어내고 싶었을 겁니다.

윤석열: 계엄=내란이라고 하는 프레임으로 자꾸 물으니까 아마 국무위원들이 그런 식으로 답변을 한 거 같은데 도대체 국무위원이 대통령실에 그러면 뭐 간담회를 하러 오거나 뭐 놀러 왔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2월 11일 7차 변론기일)
그런데 입안의 혀처럼 굴던 한덕수마저 이제 달라졌습니다.

한덕수: 통상의 국무회의와는 달랐고 또 형식적인 또 실체적인 흠결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월 20일 10차 변론기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해 조규홍 복지부 장관, 송미령 농림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최소 7명의 국무위원이 계엄 당시 회의는 국무회의가 아니었다고 수사기관에서 밝혔습니다. 개회선언이나 폐회선언도 없었고, 회의록도 없고, 참석자 서명(부서)도 없었습니다. 국무회의는 열리지 않았고, 이는 명백한 위헌입니다.


9위- 조지호·여인형의 사실 인정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이른바 ‘14명 체포 명단’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불러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바 있죠. 조지호 전 청장은 20일 헌재에 출석해 대부분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지만, 검찰에서의 진술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증언을 했습니다.

국회 쪽 대리인: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매번 다 변호인 입회하여 조사받으신 것은 맞습니까?

조지호: 맞습니다

국회 쪽 대리인: 예 그리고 그때 질문에 사실대로 답변한 것은 맞아요?

조지호: 각 조서별로 제가 다 그렇게 서명 날인했습니다.

국회 쪽 대리인: 그리고 조사받은 이후에 조서를 다 열람하고 서명 날인한 것도 맞지요?

조지호: 맞습니다. (2월 20일 10차 변론기일 )

헌법재판소는 지난 18일 조 청장의 조서를 증거로 채택한 바 있습니다.

여인형도 헌재에 나와 명단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지만, 명단 자체를 불러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김정민(국회 쪽 대리인): 증인은 2024년 12월 3일에 22시 30분에서 22시 40분 사이에 경찰청장 조지호 통화한 적 있나요?

여인형: 조지호 경찰청장님과 통화한 적이 있습니다

김정민: 예 정치인 15명 정도를 체포할 것인데 경찰에서 위치를 좀 확인해 달라 이렇게 정하신 사실 있나요?

여인형: 저는 조지호 청장에게 두 가지를 협조 요청한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법령과 작전 계획에 따라서 합동수사본부가 구성이 되어야 하니 경찰 인력을 좀 보내주세요. 두 번째는 그 특정 명단에 대해서 저희들이 위치를 알 방법이 없으니 위치 파악을 좀 요청합니다. 이것이 제가 기억하는 바입니다.

김정민: 특정 명단을 이렇게 알려 줬나요?

여인형: 뭐 명단에 대한 구술은 있었지만 그 부분이 조지호 청장이 기억하는 것도 다르고, 제가 기억하는 것도 다르고 해서 그건 형사 재판에서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2월 4일 5차 변론기일)
역시 지난 18일 증거로 채택된 검찰 신문조서에서 여인형은 이렇게 진술했다고 합니다.

여인형: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14명을 특정하여 체포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비상계엄 직후 장관님으로부터 처음 들었던 것이 맞습니다. 다만, 대통령께서 평소에 인물들에 대한 품평회를 많이 하셨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 대통령께서 비상대권, 비상조치권을 사용해야 한다는 언급을 하시면서 비상대권, 비상조치권을 사용하면 이 사람들에 대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 것은 사실입니다. (2월 18일 9차 변론기일에서 공개된 검찰 조서)
윤석열이 평소에 했던 말이 체포 명단의 출처라는 겁니다.


8위- 부처별 계엄 지시 문건 본 적도 없다더니

지난 1월 23일 4차 변론기일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출석했는데요. 윤석열 쪽과 사전에 입을 맞춘다고 맞췄는데, 서로 사인이 맞지 않아서 오히려 진실을 드러내는 명장면이 쏟아졌습니다. 하나씩 보시죠.

윤석열: 저는 이걸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계엄을 해제한 후에 한참 있다가 언론에 뭐 이런 메모가 나왔다는 것을 기사에서 봤습니다. (1월 21일 3차 변론기일)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진작에 밝힌 적이 있는 이른바 부처별 계엄 지시 문건에 대해 윤석열은 전혀 몰랐다는 취지로 답변했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대부분의 장관도 문건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발뺌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건을 본인이 직접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김용현 전 장관은 이 모든 부인 취지의 진술을 한방에 거짓말로 만들어 버립니다.

장순욱(국회 쪽 대리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집무실에 들어왔죠. 그때 피청구인이 비상계엄 선포한다는 걸 말해줬고 기재부 장관처럼 A4 종이 한장을 받았다 그래요. 혹시 그거 보셨습니까?

김용현: 예 예 제가 줬습니다. 제가 그러니까 대통령 여기 앉으시고 제가 이쪽에 있었고, 국무총리께서 여기 계시고 제가 저기 있었고, 그다음에 여기 요 옆에 행안부 장관이 있었고 외교부 장관이 있어서 제가 직접 줄 수 없는 상황이라 대통령에게 드려서 대통령께

장순욱: 아 그래요 아 이것도 증인이 작성을 해서 증인이 전달한 셈이네요

김용현: 그렇습니다. (1월 23일 4차 변론기일)
자리가 떨어져 있어서 직접 주지 못하고 대통령이 받아서 전달해줬다는 겁니다. 한덕수 총리를 포함해 다른 장관들도 문건을 받았다고 증언합니다.

김용현: 기재부 장관뿐만이 아니고 외교부 장관도 있었고 또 그 경찰청장 또 국무총리

장순욱: 아 총리 것도 있었습니까

김용현: 예 그래서 행안부 장관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까 이거는 제가 이제 비상계엄을 주도하는 주무장관으로서 대통령께서 그 관련 부처에 필요한 협조 사항이 있으면 협조를 하라고 지침을 주셨기 때문에. (1월 23일 4차 변론기일)
이 계엄 문건을 작성한 것은 대통령의 지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명확히 합니다.


7위- 질서 유지하려고 유리창 깨고 국회 본관 진입?

자료를 정리하고 요약하는 역할을 맡은 수명재판관이죠. 정형식 재판관은 국회에 군 병력을 투입한 이유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윤석열 쪽의 주장을 다음과 같이 팩트로 박살 냅니다.

정형식: 질서 유지 목적으로 그러면 애초에 국회 본청 건물 안에 군 병력이 왜 들어갔습니까? (중략) 군 병력이 왜 본청에 유리창을 깨고 진입을 했습니까?

김용현: 군병력이 본청을 확보하고 출입문에 대한 통제를 하면서 나머지 불필요한 인원은 들어오지 못하도록 이렇게 딱딱 질서

정형식: 외부만, 외부만을 본청 건물에 문, 문에만 배치를 해 놓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김용현: 네 그렇게 하려고 그랬는데 이게 충돌이 생겨 버린 겁니다.

정형식: 들어갔으니까 충돌이 생긴 게 아니에요? (1월 23일 4차 변론기일)
명쾌하지 않습니까? 국회 본관 안에는 국회의원을 비롯해 국회 관계자들밖에 없는데 왜 굳이 유리창까지 깨고 들어가 무슨 질서 유지를 하나요? 오히려 그렇게 해서 충돌이 생긴 거죠.

애초 윤석열 쪽은 최상목 장관에게 건네진 문서의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김용현 증인 쪽이 문서 제시를 요구하며 사용하자 이 문서가 증거로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파면 결정에 김용현이 상당한 기여를 할 것 같죠? 그래서 김용현이 엑스맨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엔 너무도 명백한 위헌·위법 사항을 거짓으로 가리려다 보니 김 장관 말대로 “중과부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6위-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

피청구인 윤석열의 천연덕스런 거짓말은 너무 많아서 셀 수가 없을 정도인데요. 그중에서도 압권은 아마도 이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윤석열: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지시를 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요. (2월 4일 5차 변론기일)
아닌 밤중에 계엄령 선포에 놀라 온 국민이 밤잠을 설쳤고, 그 뒤로 지금까지 석 달 가까이 나라 전체가 치러내고 있는 이 혼돈의 아수라장을 보고도 이 모든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사람이 한다는 말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니요. 꼭 누가 죽어야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민주화 이후 초유의 법원 폭동 사건은 아무런 일도 아닌가요? 바로 자신 때문에 경찰과 경호처가 총을 들고 싸울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치달았던 걸 잊었나요? 천주교 신부님들의 표현을 빌리겠습니다.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

아니, 사람이긴 한가요? 만약 계엄 세력이 유능했고, 영관급 이하 군인들마저 나치의 아이히만처럼 명령대로 따랐다면, 유혈 사태는 피할 수 없었을 겁니다. 이렇게 끔찍한 일을 벌여놓고 미소를 지으면서 이런 새빨간 거짓말을 주고받습니다.

윤석열: 왜 전공의 (처단) 그 이걸 제가 (포고령에) 왜 집어넣냐 어 웃으면서 이렇게 얘기를 하니 이것도 막 그런 측면에서 좀 어떤 계고한다는 측면에서 그냥 놔 뒀습니다 해서 저도 웃으면서 그냥 놔뒀는데 그 상황은 기억하고 계시죠?

김용현: 예 기억합니다. 지금 말씀하시니까 기억납니다. 네네. (1월 23일 4차 변론기일)

5위- “인원이라는 말을 써 본 적이…” 1분 15초 만에

윤석열: 저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놔두고 인원이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습니다. (2월 6일 6차 변론기일)
그런데 불과 1분 15초 만에 이렇게 말합니다.

윤석열: 당시 국회 본관을 확보해서 불필요한 인원을 통제한다는 목적으로 들어갔는데, 그 안에는 15명, 약 20명이 안 되는 인원이 들어갔고, 그 7층 건물 안에도 굉장히 많은 인원이 있다는 것을…. (2월 6일 6차 변론기일)
곽종근 전 육군 특전사령관은 처음 국회에서 증언하면서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라고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증언했죠. 이 증언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겠다며 인원이 아니라 요원이었다고 억지를 쓰더니, 인원이라는 말은 쓰지도 않는다고 거짓말한 겁니다.

1월 23일 4차 변론기일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직접 신문하면서 “국회 본관 건물 안으로 그 많은 인원 다 들어갔습니까”라고 묻기도 했고, 대통령실 누리집에 나오는 ‘대통령의 말과 글’에도 ‘인원’이라는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4위- 생방송으로 중계된 대통령 지시

곽종근: 저도 나중에 알았는데 이 마이크를 지금 이게 켜 있지 않습니까? 이게 시작할 때부터 마이크가 이제 명령하다 이게 켜져 있었는데 이걸 안 끄고 그대로 끝날 때까지 그대로 뒀었던 거 같습니다. 예 그렇게 하다 보니까 제가 얘기하는 것, 장관 지시하는 것, 대통령 지시받고 막 얘기하는 것, 이런 내용들이 명령 하달 때부터 끝날 때까지 예하 전체 인원들에게 라이브로 생방송이 돼 버렸습니다. (중략) 여단장은 지휘통제실에서 들렸던 스피커 방송이 자기 차량 스피커로 그대로 연동이 돼서 거기서 막 내용들이 다 생중계돼서 넘어갔던 모양입니다. (2월 6일 6차 변론기일)
본회의장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부하들과 이 지시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 논의하는 과정이 예하 부대에 모두 생중계됐다는 겁니다. 곽 전 사령관은 계엄 당일인 12월 3일 낮부터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헬기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고도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났죠. 덕분에 헬기 출동이 늦어진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저는 곽 전 사령관이 소극적 저항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이크를 끄지 않고 내버려뒀던 것도 소극적 저항 행위 중 하나가 아닐까요?


3위- 윤석열이 부른 증인도 부정선거론 반박

윤석열이 계엄의 주요 사유로 드는 것이 이른바 ‘부정선거’ 의혹이죠. 이른바 12·12 담화에서 선관위가 국정원의 시스템 점검을 완강히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윤석열: 작년 하반기 선관위를 비롯한 헌법기관들과 정부 기관에 대해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있었고, 국가정보원이 이를 발견하고 정보 유출과 전산시스템 안전성을 점검하고자 했습니다. 다른 모든 기관들은 자신들의 참관하에 국정원이 점검하는 것에 동의하여 시스템 점검이 진행됐지만, 선관위는 헌법기관임을 내세우며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2024년 12월 12일)
그런데 윤석열 쪽이 부른 증인인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에 의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납니다.

국회 쪽 대리인: 제가 여쭤보는 거는 310대만, 5%만 (점검)했다고 하는 게 선관위가 나머지는 못 하게 하고 그것만 하게 했느냐 그건 아니죠?

백종욱: 그건 아닙니다. 아니고, 저희들이 이제 점검을 열심히 해서 이제 조금 집계를 해 보니까 아 전체의 5% 정도 했구나, 이렇게 이제 나온 것이죠. (2월 11일 7차 변론기일 )
선관위 보안 서버 점검을 일부만 진행한 것은 윤석열이 주장한 것처럼 선관위의 불응 때문이 아니라 국정원 인력과 시간의 한계 때문이라는 취지입니다. 전수 조사가 아니라 샘플 조사를 한 것입니다.

백 전 처장은 부정선거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겠다고 했는데요. “당시 국정원이 확인한 것은 선관위의 시스템이지 부정선거를 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정선거 관련 부분은 점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 부정선거를 같이 보면 안 될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윤석열의 대학 친구인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더 적극적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을 비판했습니다. 김 총장은 국정원과의 합동 보안 점검과 관련해 “당시 모의 해킹 환경을 구성한 것이고 실제 상황에선 데이터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습니다. 부정선거 의혹 해소를 위해 “사전 투표함의 보관 장소를 CCTV로 24시간 공개하거나 개표 과정을 감시하는 수검표를 도입해 왔는데도 계속 부정선거라 생각하는 국민들이 있어 안타깝다”고도 했습니다.

윤석열 쪽이 부정선거 증거라며 제출한 사진이, 대표적인 부정선거음모론자죠, 민경욱 전 의원을 찍은 투표용지여서 윤석열 대리인단조차도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부정선거 주장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2위- 조태용-김건희 문자 출처 알고 보니

계엄 전날과 당일 조태용 국정원장과 김건희가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죠.

장순욱: 계엄 전날인 12월 2일 날 대통령 영부인으로 부터 문자를 두 통 받아요. 그리고 그날은 답장을 못 하고 그 다음 날 증인이 답장을 보냈어요. 계엄 전날 당일날 영부인하고 문자 주고받은 거는 더 이상하지 않나요? 국정원장이 영부인하고 왜 문자 주고받습니까?

조태용: 뭐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2월 13일 8차 변론기일)
가끔은 문자를 주고받는 사이라는 얘기입니다. 김건희의 국정농단이 비밀조직인 국정원까지 뻗쳐 있는 겁니다. 이건 별도의 수사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특히 계엄 전날과 당일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의 내용은 계엄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요?

그런데 재밌는 사실이 있습니다. 이 통신 내역을 헌재에 제출한 게 윤석열 쪽이라는 사실입니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거짓을 입증하겠다며 윤석열 쪽이 낸 조태용 통신 내역에서 국회 쪽 대리인단이 김건희와의 문자 교신을 발견한 것입니다.

참 일관되게 무능하죠? 우리나라엔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계엄도 무능해서 실패했고, 탄핵심판에서도 본인들의 무능으로 인용 결정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1위- 기억해야 할 사람들

이번 계엄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아직 우리나라가 망할 운명은 아니라는 점을 역설적으로 웅변한다고 생각합니다. 계엄 선포를 듣자마자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 목숨을 걸고 담을 넘어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 엄동설한에도 탄핵을 외쳤던 광장의 응원봉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부의 부당한 명령에 항의하고 계엄이 끝난 뒤에는 있는 그대로 진실을 말하고 있는 군인들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분은 최근 헌재에 출석한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아닐까 합니다. 조 단장은 탄핵 심판 증인으로 나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이 ‘국회 내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성현: 저는 위인도 아닙니다. 저는 경비단장으로서 제 부하들의 지휘관입니다. 제가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제 부하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일체 거짓말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고 그때 제가 했던 역할들을 진술할 뿐입니다. 이상입니다. (2월 13일 8차 변론기일)
처음엔 머뭇거렸으나 일관되게 사실을 증언하고 있는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정성우 방첩사령부 1처장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계엄 당일 국회에서 명령을 거부하고 국회의원을 끌어내지 않았던 특전사 군인들, 시민에게 총부리를 잡히고도 인내심을 잃지 않았던 군인들에게도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대통령의 부당한 지시에 대해 있는 그대로 진술하고 있는 홍장원 국정원 전 1차장의 용기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헌재는 이번 탄핵심판의 모든 절차를 만장일치로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탄핵 인용 또한 만장일치로 결정할 것입니다. 계엄 담화문과 포고령, 전 국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본 국회와 선관위 병력 투입 등 부인할 수 없는 증거들이 시퍼렇게 살아 있습니다. 헌법 수호를 위해 태어난 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이토록 명백한 위헌을 좌시하지 않을 겁니다. 하루빨리 우리 사회가 정상으로 돌아오길 경건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지금까지 논썰이었습니다.


기획·출연 이재성 논설위원 [email protected]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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