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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이인영 등 비명계 “발언 충격”... 문진석·정성호 등은 친명계 “뜻 곡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정체성 논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가 사실상 실언한 것이라며 날을 세웠고,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 발언의 뜻을 곡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김민석, 전현희 최고위원, 조승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뉴스1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20일 이 대표가 당 정체성에 대해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하루아침에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에도 “몰역사적 월권”이라며 이 대표에 대한 비판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민주당이 진보적 영역을 담당해 왔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로 이 정체성이 단순한 선언으로 바뀔 문제는 아니다“라며 ”오랜 역사와 정치적 실천을 통해 국민들 공감과 지지속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금방 변경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복지사회 실현을 이념으로 한다고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참여 정부는 진보를 지향하는 정부’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진보적 가치를 갖고 국정을 운영해왔다“며 ”본인(이 대표)이 실용적 정치 지도자가 되겠다는 것과 당의 정체성을 하루아침에 규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꼬집었다.

5선 중진 이인영 의원도 자신의 SNS에 “당헌과 강령을 두 번, 세 번 읽어봐도 어느 내용을 ‘보수’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며 ”제가 알고 겪은 민주당은 한 순간도 보수를 지향한 적이 없는데 이 대표의 말이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용을 넘어 보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백번을 되물어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제 자리를 지킨 것은 민주당과 민주당원, 다른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이 대표”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 대표가 정도(正道)로 가고 있다”며 내부분열을 우려하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비명계이자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분류되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이 돼 보니 중도를 기초로 진보·보수 정책을 가져다 쓰게 됐다’고 발언한 것을 소개하며 “이념은 이상이고, 실용은 현실이다. 이념을 넘어 실용주의의 길을 가야한다”고 썼다.

반면 친명계는 이 대표 발언에 문제가 없을 뿐더러 비명계가 발언의 뜻을 곡해하고 있다고 맞섰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누군가는 ‘역사 부정’ 누군가는 ‘월권’이라며 비난한다“며 ”하지만 이는 무지한 발언이다. 민주당의 정체성은 진보, 보수라는 이념이 아니다”라고 했다.

문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은 1997년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우리 당은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고,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중도우파 정당이다’고 말씀하셨고, 이해찬 전 대표는 2005년 참여정부 총리 시절, 국회에서 ‘참여정부는 기본적으로 중도우파’라고 답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5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당은 보수 정당’이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문재인, 이해찬은 맞고, 이재명은 틀렸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집권을 위해 DJP(김대중·김종필) 연합도 하고, 굉장히 보수적인 분과도 함께하지 않았나”라며 “그렇게 국민을 통합했기 때문에 IMF 위기도 극복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가 말하는 실용주의는 현재 당면한 문제를 실용적 방법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라며 “‘중도적이다‘, ‘진보적이다’라고 평가하지 말고 가장 유용한 수단들을 선택해내자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잘하고 있다, 그것이 DJ의 길”이라고 했다. 그는 “엄격하게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중도 보수고, 민주당과 김 전 대통령은 항상 중도 개혁을 표방해왔다”고 했다.

이어 “지지세력만 가지고는 대통령이 될 수 없고 김대중 후보도 우클릭을 해서 집권을 했다”며 “김 전 대통령이 보수의 아이콘인 김종필, 박태준 두 분과 통합을 해 집권의 길을 갔지만, 김대중 정책이 보수로 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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