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회 해산도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2.3 내란사태 다음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한 전 대표가 곧 나올 자신의 책에 썼다는 이야기인데, 책에 담긴 윤 대통령 관련 일화들이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고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곧장 "위법·위헌"이라고 반발하며 계엄 해제에 앞장섰던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12월 3일)]
"반드시 저희가 위법·위헌적인 비상계엄을 막아낼 것입니다."
다음날 한 전 대표는 용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폭주를 알리기 위한 경고성 비상계엄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12월 4일)]
"계엄이 그렇게 경고성일 수는 없죠. 계엄을 그렇게 쓸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날 윤 대통령이 "국회 해산도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지 않았냐"고 말한 사실이 곧 출판될 한 전 대표의 책에 담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헌법에 없는 국회 해산권을 언급하며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한 건데, 윤 대통령이 그만큼 헌법을 몰랐거나 알고도 무시하려 했던 겁니다.
책에는 여권 인사로부터 '체포되면 목숨까지 위험할 수 있으니 휴대전화를 끄고 가족들과 함께 대피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이 연락을 받고 체포될 경우에 대비해 계엄 반대 입장을 미리 녹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친한계 관계자는 "'국민이 먼저'라는 제목처럼 책에는 국정을 안정시키려했던 한 전 대표의 노력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상계엄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한 대표의 저서가 출간을 앞두자, 그동안 탄핵 반대를 외쳐왔던 친윤계는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어제)]
"진격해야할 때와 후퇴할 때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장수는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해악을…"
한 전 대표는 책 저자 소개에서 법무장관과 당 대표, 심지어 공군 법무관 이력까지도 담았지만, 21년간 몸담았던 검사 이력은 제외했습니다.
검사 출신이라는 게 지금 국면에서 정치 행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인 걸로 보입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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