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각 의과대학의 입학·개강이 다가오면서 의대 선배들이 신입생들을 상대로 집단 휴학의 명분을 강조하는 자료집을 배포하거나, 신입생 간담회에서 휴학을 종용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20일 서울 한 의과대학 졸업식에 한두명의 졸업생만 참석하고 있다. 한편 의대생 집단 휴학으로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한 의대에서는 전기 학위수여식을 취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정부에 따르면 교육부의 의대 학생 보호ㆍ신고센터에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들에게 ‘2025 의대 신입생을 위한 의료정책 길라잡이’라는 자료집이 배포됐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의과대학 OT 자료집 연합 TF’ 명의로 작성된 자료집은 정부의 의대 증원,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비판하고 지난해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한 이유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자료집 머리말은 “지조란 것은 순일(純一)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불타는 신념이요, 눈물겨운 정성이며, 냉철한 확집(確執)이요, 고귀한 투쟁이기까지 하다”는 문구로 시작된다. 4·19 혁명 당시 시인 조지훈이 신념과 절개를 강조하고 변절자들을 비판한 글 ‘지조론’의 일부다.

작성자들은 “여러분이 더 슬기로운 의과대학생으로 거듭나기 바라며 만든 자료집”이라고 설명했다. 선배들로부터 해당 자료집을 받았다는 한 의대생은 ”휴학에 동참하지 않으면 지조를 지키지 않는 변절자가 되는 것이라는 경고로 이해했다”라며 “입학을 앞두고 마음이 복잡해졌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3일 의대 총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일부 대학에서 수업에 복귀한 학생 명단이 유포되거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휴학을 강요하는 등 있을 수 없는 범죄 행위가 발생했다”며 “어렵게 용기를 내 학업을 지속하려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입학·개강이 다가오자 신입생을 향한 휴학 강요가 공공연히 진행되고 있다. 의사·의대생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엔 “25학번을 눕히지(휴학시키지) 못하면 다 망한다” 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의과대학 OT 자료집 연합 TF’가 쓴 것으로 알려진 자료집
한 지방 의대 학생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신입생을 대상으로 선배와의 만남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서 선배들은 신입생들을 상대로 “등록만 하고 수강신청은 하지 않으면 된다”는 식으로 '투쟁 지침'을 내렸다. 한 의대 신입생 학부모는 “입학 날이 코 앞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고생 끝에 합격하고도 마음껏 기뻐하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교육부는 신입생들에게 이런 자료집을 배포하고, 투쟁 동참을 종용하는 행위가 학습권 침해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전국 의대에 신입생 학습권 보호조치의 이행을 요청하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신입생 오픈 채팅방이나 학생단체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투쟁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를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로 지목하고 대학에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는 내용이다. 또 신입생의 일반 휴학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학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휴학 강요 등 부당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요구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497 베이조스 글에 발칵…'英 영화 자존심' 007 시리즈에 무슨일 랭크뉴스 2025.02.21
45496 '10대와 강제 성관계' 혐의 볼리비아 前대통령 4선 도전 선언 랭크뉴스 2025.02.21
45495 올해도 등장한 '日다케시마 카레'…서경덕 "한심할 따름" 랭크뉴스 2025.02.21
45494 ‘강제 구인’ 하길래 출석했더니, “섬망증세 없었나요?” 랭크뉴스 2025.02.21
45493 명태균 측 “황금폰에 홍 시장과 카톡 대화 나눈 것 존재” 랭크뉴스 2025.02.21
45492 23개월 아기 숨진 채 발견…부모는 PC방서 게임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5.02.21
45491 [전쟁3년 키이우에서] "제발 살아서 돌아오길"…생환 기다리는 가족들의 눈물 랭크뉴스 2025.02.21
45490 "복제 인간 미키, 17번 죽인 이유는"… 봉준호 감독이 말하는 '미키 17' 랭크뉴스 2025.02.21
45489 김계리 회심의 미소(?) 의미는…‘홍장원 신문’ 윤 대통령 측 팀플레이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2.21
45488 "국가 위상" 운운하며‥돌연 재판정 떠난 윤 랭크뉴스 2025.02.21
45487 ‘네카오’ 한경협 합류 랭크뉴스 2025.02.21
45486 도로 주행하다 수직 이륙…미 스타트업 업체의 ‘하늘 나는 전기차’ [잇슈 SNS] 랭크뉴스 2025.02.21
45485 [샷!] 젠더 갈등에 또다시 불붙은 불매운동 랭크뉴스 2025.02.21
45484 [김정하의 시시각각] 2030 남성을 말려 비틀자고? 랭크뉴스 2025.02.21
45483 [이런말저런글] 좌파 우파 진보 보수, 너 이름이 뭐니? 랭크뉴스 2025.02.21
45482 백인·자본가의 점령지···실리콘밸리의 어두운 역사[책과 삶] 랭크뉴스 2025.02.21
45481 ‘英영화 자존심’ 007 시리즈 창작 통제권, 아마존 MGM에 넘어가 랭크뉴스 2025.02.21
45480 미 “나토 회원국 6월까지 GDP의 2% 방위비 지출해야” 랭크뉴스 2025.02.21
45479 대전 호남고속도로에 누워있던 30대, 차량에 잇달아 치여 사망 랭크뉴스 2025.02.21
45478 고속도로 누워있던 육군 장교 교육생, 차량에 잇달아 치여 사망 랭크뉴스 2025.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