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실용주의를 강조하며, 민주당을 중도보수라고 한 걸 두고, 국민의힘과 민주당 내 비명계가 반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김대중·문재인 전 대통령도 민주당을 중도우파나 보수정당이라 표현했다며, 건전하고 합리적 보수의 역할은 민주당의 몫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신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더불어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선언한 이재명 대표는,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국민의힘은 과연 그러면 보수냐? 아니, 이런 보수가 세상에 어디 있어요? 지금은 거의 범죄 집단으로 거의 전락해 가는 것 같아요. 건전한 보수, 합리적 보수, 그 역할도 우리의 몫이 되지 않겠냐?"
대한민국에 보수 역할을 할 정당이 없으니, 그 몫까지 해야 한다며, 최근 강조해 온 특유의 실용주의에 거듭 힘을 실었습니다.
민주당은 "김대중·문재인 두 대통령도 '중도우파', '보수정당'이란 표현을 썼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졸지에 보수 역할 못하는 범죄집단으로 지목된 국민의힘은 부글부글 들끓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자동차 핸들을 오른쪽으로 안 돌리겠다고 말하면서 우회전을 하겠다는 소리 아닙니까? (보수 여부가) 말 한마디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12개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존재 자체가 형법 교과서인데, 누구보고 범죄정당 운운하냐"며 발끈했습니다.
대표 스스로 '중도보수'로 규정한 민주당 안에서도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현역 의원 중에선 5선 중진 이인영 의원이 "당헌·강령을 두세 번 읽어봐도 어디가 보수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당내 비명계 잠룡들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70년 역사를 부정했다", "탄핵과 조기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이념논쟁이 적절한지 의문"이라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DJ의 비서실장'과 '친명계 좌장'은 "대선 승리를 위해선 약간의 '우클릭'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이 보수의 가치를 버린 상황에서 민주당이 합리적 보수까지 껴안아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 대표의 '중도보수' 선언이, 탄핵심판을 지켜보며 속으로 셈법이 복잡한 여야 정치권을 한바탕 뒤흔든 모양새입니다.
탄핵과 조기대선이 현실화되면, 극심한 진영 대결이 불가피한데, 이 대표가 한발 앞서 중도층에 손을 내민 거란 분석이 대체적입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서현권 구본원 / 영상편집: 김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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