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10개월 만에 감소세 전환
우리은행 필두로 대출제한 풀어
우리은행 필두로 대출제한 풀어
은행권의 가계대출 빗장이 점차 풀리면서 유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제한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폭증하는 가계대출에 급격히 대출 문턱을 높였던 은행들은 올해 들어 무주택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제한을 완화해왔는데 유주택자 및 다주택자에 대한 제한 역시 대부분 풀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21일부터 유주택자의 수도권 추가 주택 구입자금 대출을 재개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9월 가계대출 급증세를 잡기 위해 제한 조치한 뒤 약 6개월 만의 재개다. 유주택자는 1주택 이상 보유자를 의미한다. 이외에 우리은행은 현재 가계대출 제한 조치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 주담대 만기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 대출모집법인 대출 모집 관리 강화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유주택자의 신규 주담대가 가능해지면 고객이 대출을 받는 데 불편을 느낄 만한 조치는 대부분 풀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도 유주택자의 주담대 제한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나은행 외 주요 시중은행은 유주택자의 주택 구입용 주담대에 제한을 두고 있다. KB국민은 1주택 보유자, 신한·NH농협은행은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주택 구입 자금 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하나은행은 2주택 이상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 연간 취급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하는 것 외에 1주택 이상 유주택자 주담대에 대해선 별도 제한이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여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제한도 완화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가계대출은 지난달 10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9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8월 9조7000억원 증가하며 최고치를 찍은 뒤 차츰 줄어 12월엔 2조원까지 증가 폭이 줄었다. 금융 당국은 올해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 등으로 당분간 가계부채 안정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가계대출 증가의 방아쇠 역할을 하는 주택 가격도 당분간 안정세로 전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2월 17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다.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를 제외하면 아파트 가격이 주춤한 모습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2월 주택가격전망지수도 99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3월(95)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