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달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 청사 내에서 ㄱ군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기름이 담긴 노란 통을 확인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제이컴퍼니 정치시사’ 영상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직후인 지난달 19일 새벽 이른바 ‘투블럭남’이 서울서부지법 7층까지 침입했다가 내려와 방화를 목적으로 기름통을 구매해 불을 붙였던 정황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당일 판사실 문 손괴와 판사 색출, 경찰 폭행 등의 끔찍한 정황도 검찰 수사 결과로 적시됐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서부지법 사태 가담자 63명의 공소장을 20일 보면, ‘투블럭남’으로 불리는 10대 ㄱ군은 집회 참가자와 경찰 사이의 충돌을 유발하는 등 이번 사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ㄱ군은 법원 후문을 통해 경내로 들어간 다음 경찰관과 대치 상황이 되자, 다수의 참가자에게 ‘경찰관을 향해 다가가자는 취지의 손짓’을 하고 경찰관들을 몸으로 민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어 법원 7층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온 ㄱ군은 새벽 3시46분께 법원 후문 옆 편의점에서 라이터 기름 2통을 산 것으로도 드러났다. ㄱ군은 라이터 기름 1통의 구멍을 뚫고 누군가에게 건네준 뒤, 1층 깨진 창문을 통해 건물 안쪽으로 기름을 뿌리도록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갖고 있던 라이터로 종이에 불을 붙인 다음 이를 건물 안쪽에 던졌다. 공소장엔 다만 “불이 기름으로 옮겨붙지 않아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적혔다.

검찰 공소장에는 당시 집회 참가자들이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위협적으로 찾으러 다닌 정황도 드러나 있다.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특임 전도사’로 알려진 이아무개씨는 판사실이 있는 법원 7층으로 가 다수의 참가자가 “문 이거 다 부숴야 하는 거 아니야”, “여기 판사실인데 여기 있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자, “저 안에 숨었을 수도 있지, 방 안에. 방 안에 숨었을 것 같애”, “문 발로 차버리지”라고 말한 뒤, 출입문 두 군데를 발로 찬 것으로 조사됐다. 그 과정에서 한 출입문의 상단에 설치된 전기자석 도어락이 부서지기도 했다.

이날 새벽 집회 참가자 중 일부는 법원 당직실의 시시티브이(CCTV) 모니터를 양손으로 뜯어내거나, 당직실에 있던 전자레인지를 들고나와 1층 출입문을 향해 던지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경찰관들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거나 손에 들고 있던 경광봉 등 물건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 경찰관이 평화시위를 촉구하자 “야, 너희들은 개야, 짖으라면 짖고 물라면 무는 개”라고 말하며 얼굴 부위를 가격한 혐의 등도 기재됐다.

앞서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0일 “서울서부지법 관련 불법 폭력 점거 등 사건으로 62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63명의 형사 재판은 다음 달 시작된다. 피고인이 많아 10일(24명), 17일(20명), 19일(19명)로 세 차례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이 공소장에서 밝힌 혐의 내용은 법원 판결을 거쳐 최종 확정됩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654 풍산이 100억에 판 HPSP, 2조에 팔릴까... MBK가 유력 후보 랭크뉴스 2025.02.21
45653 [단독] '비서 성희롱' 前 종로구청장 권한대행 2심서 패소…서울시 감사 돌입 랭크뉴스 2025.02.21
45652 "정신 나간 얘기! 구조조정해야" 고립되는 이낙연, 뭐랬길래‥ 랭크뉴스 2025.02.21
45651 "이 모자 쓰고 베트남 가면 입국 거부 및 벌금 430만원" 랭크뉴스 2025.02.21
45650 "무신사 없이 성수동 팝업? 꿈도 못 꾸는 일이죠"[현장] 랭크뉴스 2025.02.21
45649 배우 이지아, 조부 친일 논란 사과…“재산 환수돼야” 랭크뉴스 2025.02.21
45648 머스크 “미국 정부 금괴 보관소 비리 투어를 실시하겠습니다” 공무원 때리기 2탄 돌입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2.21
45647 한동훈 “국정원에 친구 없다”…윤석열 쪽 주장 ‘홍장원 보좌관 친구설’ 부인 랭크뉴스 2025.02.21
45646 방미 최태원 회장 “양국 첨단기술·미래가치 선도하는 파트너십 도약해야” 랭크뉴스 2025.02.21
45645 20여년전 김해 뒤집은 공포의 '성폭행 목사'…22년 만기출소 랭크뉴스 2025.02.21
45644 트럼프가 145년 된 대통령 책상 교체한 이유 랭크뉴스 2025.02.21
45643 국방부, 3,300여 명 사직 전공의 올해부터 4년간 분산 입영 랭크뉴스 2025.02.21
45642 "평범한 일상도 비난"... 김새론 사망 전에도, 후에도 언론은 잔인했다 랭크뉴스 2025.02.21
45641 오세훈 “이재명 대선 출마 안 돼…대선 유리해 개헌에 침묵” 시정질문서 공세 랭크뉴스 2025.02.21
45640 尹탄핵 찬성 60%·반대 34%…중도층서 69%가 찬성[한국갤럽](종합2보) 랭크뉴스 2025.02.21
45639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내달 정기주총서 판가름…美도 향방에 촉각 랭크뉴스 2025.02.21
45638 오세훈 '중증외상센터 예산 삭감' 주장에‥박주민 "허위발언, 국회 차원 대응" 랭크뉴스 2025.02.21
45637 ‘23명 사망 아리셀 화재’ 박순관 대표 보석 석방 랭크뉴스 2025.02.21
45636 당정, 선원들에게 구명조끼 무상 지급하기로 랭크뉴스 2025.02.21
45635 "韓, 대미 투자액 1600억 달러 …연봉 10만 달러 이상 일자리 80만개 창출" 랭크뉴스 2025.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