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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은과 구리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미 전고점을 돌파한 금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원자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상품거래소(COMEX) 자료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올해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2641달러에서 2949달러로 11.6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은은 14.12%, 구리는 12.29% 상승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급등했다. ACE KRX금현물 ETF는 올해들어 전날까지 거래대금 1조2098억 원을 기록해 15.81% 상승했으며, KODEX 은선물(H)과 KODEX 구리선물(H) ETF도 각각 787억, 49억 원이 몰리며 11.12%, 11.2%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신중론과 달러 강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도 불구하고 금값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꼽았다. 취임 전부터 ‘대대적인 관세’를 외쳐온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멕시코·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금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꼽히는 은과 구리까지 상승세가 확산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난해 금 ETF가 47.24% 급등한 반면 은 ETF는 16.43%, 구리 ETF는 1.75% 상승에 그쳤으나 올해는 세 자산 간 수익률 격차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금이 이미 역사적 고점에 도달한 만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은과 구리에 주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질 가격 기준으로 금의 이전 고점은 온스당 2946달러로 이미 그 수준에 도달했다”며 “3000달러대 단기 오버슈팅은 가능하나 레벨 부담으로 차익 실현이 강하게 유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현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은 역사적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는 반면 은은 아직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했다”며 “과거 금/은 비율이 역사적 평균보다 확대됐을 때 투기성 자금이 은으로 유입되며 은값이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는 금보다 은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구리 가격의 경우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구리 가격은 관세 부과 이전 미국에서의 재고 쌓기 수요가 지속되면서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은과 구리는 귀금속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산업용 수요도 높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속 자산군 내에서 자산 배분 시 금의 상승세가 둔화될 경우를 대비해 은과 구리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