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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회서 ‘송정동→성수동’ 조례안 발의됐으나 부결
그 뒤에도 계속 추진… 주민들 “핫플 돼 집값 오를 것”
성동구는 “성수동 주민 말도 들어봐야”

서울 성동구 송정동의 중심 거리 모습. 왕복 2차로 도로 주변 몇몇 카페를 제외하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저층 건물 뒤 타워 크레인이 세워져 있는 곳이 성수동이다. 고층 빌딩들과 건설 현장이 보인다. 성수동은 개발이 한창이다. 반면 송정동은 조용한 분위기다. /김관래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 서울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자 인근 송정동 동명을 성수동으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동명 개정을 바라는 쪽은 주민 여론과 지역 발전을 근거로 내세운다. 그러나 관할 지자체는 동명 개정이 규정에 어긋나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조선비즈가 어떤 사정이 있는지 취재했다.

송정동이 어디?…“성수동 카페라고 홍보해”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0.75㎢ 면적의 송정동에는 작년 말 기준 9453명이 살고 있다. 가까운 성수동2가(2.23㎢, 2만3801명)나 성수동1가(2.85㎢, 2만6898명)보다 규모가 작다. 송정동 주택가와 성수동 카페거리는 700~800m쯤 떨어져 있다.

동명 개정을 추진하는 쪽은 ‘발전’을 말한다. 성수동 상권이 넓어지며 감각적인 카페나 의류 매장 등이 송정동으로 넘어오고는 있지만, 동명이 성수동이 아니어서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송정동 자체의 인지도도 낮다. 광주송정역이 있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동이나 송정해수욕장이 있는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이 더 유명하다. 송정동은 가수 아이유가 태어난 곳인데, 아이유가 2023년 4월 한 행사에서 출생지가 ‘경기 광주시 송정동’이라고 소개되자 “서울 송정동 출신”이라고 바로잡기도 했다.

송정동에서 4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양모(39)씨는 “손님들에게 송정동이라고 하면 잘 모른다. 같은 상권이기도 해서 카페를 소개할 때 성수동 카페라고 한다”며 “성수동으로 바뀌면 카페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손민균

”송정동 주민 70%가 ‘성수동’ 찬성” vs “변경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성동구의회 국민의힘 소속 박영희 의원은 이런 주장을 담아 송정동 동명을 성수동(성수2가2동)으로 바꾸자는 조례안을 발의했다. 성수동2가에는 ‘성수2가1동과 성수2가3동이 있지만, 성동구와 광진구가 분리되면서 성수2가2동이 없어졌다. 그 이름을 쓰자는 것이다.

박 의원은 동명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여론조사를 근거로 들었다. 여론조사 업체 여의도리서치가 작년 9월 26~27일 실시한 조사에서 주민 69.4%가 ‘송정동 동명을 성수2가2동으로 변경하자’는 데 동의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조례안은 작년 11월 구의회에서 부결됐다. 성동구 반대가 컸다. 구 관계자는 “송정동 명칭 변경은 동 명칭을 변경할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다수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했다. 동명을 변경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도 들었다. 구의회 회의에서 성동구 관계자는 “(송정동이 편입될) 성수2가동 주민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례안 부결 후에도 동명 변경은 계속 추진되고 있다. 성수동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소속 황철규 서울시의원은 “주민들이 원한다”며 “송정동 동명 개정 추진위원회를 성동구의원과 지역 주민들로 구성해 행정 절차를 제대로 밟을 생각”이라고 했다.

자가 주택 보유자는 “집값 오를 것”… 월세 세입자는 30%만 찬성
송정동 주민 의견은 엇갈렸다. 60대 김모씨는 “송정동은 재개발도 3번 무산됐다”면서 “(동명을) 바꾸면 여기도 ‘핫플레이스’라는 얘기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40년째 살고 있는 60대 이모씨도 “성수동으로 동명이 바뀌면 집값도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송정동에서 20년 산 강모(49)씨는 “성수보단 송정이란 이름이 더 예쁘지 않나”라며 “옛날부터 사용해 온 지명을 왜 바꿔야 하나”라고 했다. 여의도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송정동 주민 중 월세 거주자는 30.8%만 동명 변경에 찬성했다. 집값이 오르면 월세가 따라 오를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가 주택 보유자는 79.5%가 동명 변경에 찬성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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