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와 고위급 회담 당시
“美 기업 총손실 466조원” 문서 공유하며
종전 시 美 경제에 도움된다 설득
미국이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를 빼고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시작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 “미국이 결코 시작될 필요가 없는 전쟁에 3500억 달러(약 504조3850억 원)를 지출하도록 설득한 코미디언”이라고 칭하며 압박한 반면 친(親)러시아 성향을 나타낸 배경에는 러시아에서 미국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손해를 입었고, 전쟁이 종식되면 이를 다시 되살릴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1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버드대를 졸업해 맥킨지, 골드만삭스에서 일한 전직 은행가인 러시아 국가부채펀드 책임자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 고위급 회담에 “산업별 미국 기업의 손실”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제공했다. NYT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문서에는 “러시아에서 철수한 미국 기업의 총손실은 3240억 달러(약 466조8516억 원)”라고 적혀있다.
드미트리예프가 고위급 회담에서 공개한 문서를 보면 러시아를 떠난 미국 회사 중 가장 큰 손실을 본 산업은 ‘IT 및 미디어’로 1230억 달러(약 177조2307억 원), ‘소비자 및 헬스케어’ 분야는 940억 달러(135조4634억 원)의 손실을 봤다. 드미트리예프는 이번 계산에 자산 매각, 감가상각뿐만 아니라 기회비용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관련 제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미국과 러시아의 무역은 중국이나 유럽 연합과의 무역에 비하면 미미했지만, 대형 에너지 기업들은 러시아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또한 미국의 소비재 및 기술 기업들은 러시아를 중요한 시장으로 여겼다. 공식적으로는 러시아를 떠난 서방 기업들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 1000억 달러(약 144조11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신고했다. 상당수는 러시아 정부의 요청으로 인해 러시아 내 자산 상당수를 매각하면서 발생했다.
푸틴 “목표는 러·미 관계 회복”…트럼프 “젤렌스키, 504조원 쓰게 설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트럼프가 이익을 중시한다는 점에 집중했다. 푸틴은 19일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회담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미국 대표단이 “과거에 행해진 일에 대한 비난 없이 협상 과정에 열려 있는 사람들”이라고 묘사했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처럼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를 비판하지 않은 점을 높이 산 것이다. 그러면서 “두 나라가 지정학을 넘어 우주, 경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공동 작업에 대한 더 깊은 참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18일 이뤄진 고위급 회담의 “목표이자 주제는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 회복”이라고 했다.
러시아 측 고위급 회담 대표단도 양국의 경제 분야 협력을 강조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고위급 회담 이후 “(미국 대표단이) 상호 유익한 경제 협력의 발전을 방해하는 인위적인 장벽을 제거하는 데 큰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이는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전쟁의 종식이 “잠재적으로 역사적인 경제적 파트너십에 대한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갈등의 결과로 제재가 부과됐다”며 “나는 갈등을 종식하기 위해 모든 측면에서 양보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NYT는 “루비오 국무장관은 라브로프 외무장관처럼 미국이 경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암시를 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요구하는 것도 결국 경제적인 측면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천연자원 거래 가능성을 타진했고,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광물 자원의 절반을 양도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하지만 젤렌스키는 이를 거부한 상태다.
이후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다. 트럼프는 19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젤렌스키를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라며 “(젤렌스키가) 미국을 설득해 3500억 달러(약 504조3850억 원)를 지출하게 만들었다. 미국은 유럽보다 2000억 달러(약 288조2200억 원)를 더 지출했고 유럽의 돈은 보장되지만, 미국은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다. 젤렌스키도 우리가 보낸 돈의 절반이 없어졌다고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NYT는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민주주의, 인권, 대서양 동맹 등에 관심이 없는 트럼프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업 중심의 메시지로 전환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트럼프의 견해에 영향을 미치려고 애쓰는 국가 중 러시아만이 트럼프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며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광물 협력 제안을 받아들이기보다 우크라이나의 천연자원이 과거 미국의 지원에 대한 보복이 돼야 한다고 결정한 듯하다”고 했다.
“美 기업 총손실 466조원” 문서 공유하며
종전 시 美 경제에 도움된다 설득
미국이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를 빼고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시작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 “미국이 결코 시작될 필요가 없는 전쟁에 3500억 달러(약 504조3850억 원)를 지출하도록 설득한 코미디언”이라고 칭하며 압박한 반면 친(親)러시아 성향을 나타낸 배경에는 러시아에서 미국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손해를 입었고, 전쟁이 종식되면 이를 다시 되살릴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1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버드대를 졸업해 맥킨지, 골드만삭스에서 일한 전직 은행가인 러시아 국가부채펀드 책임자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 고위급 회담에 “산업별 미국 기업의 손실”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제공했다. NYT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문서에는 “러시아에서 철수한 미국 기업의 총손실은 3240억 달러(약 466조8516억 원)”라고 적혀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AFP 연합뉴스
드미트리예프가 고위급 회담에서 공개한 문서를 보면 러시아를 떠난 미국 회사 중 가장 큰 손실을 본 산업은 ‘IT 및 미디어’로 1230억 달러(약 177조2307억 원), ‘소비자 및 헬스케어’ 분야는 940억 달러(135조4634억 원)의 손실을 봤다. 드미트리예프는 이번 계산에 자산 매각, 감가상각뿐만 아니라 기회비용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관련 제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미국과 러시아의 무역은 중국이나 유럽 연합과의 무역에 비하면 미미했지만, 대형 에너지 기업들은 러시아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또한 미국의 소비재 및 기술 기업들은 러시아를 중요한 시장으로 여겼다. 공식적으로는 러시아를 떠난 서방 기업들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 1000억 달러(약 144조11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신고했다. 상당수는 러시아 정부의 요청으로 인해 러시아 내 자산 상당수를 매각하면서 발생했다.
푸틴 “목표는 러·미 관계 회복”…트럼프 “젤렌스키, 504조원 쓰게 설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트럼프가 이익을 중시한다는 점에 집중했다. 푸틴은 19일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회담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미국 대표단이 “과거에 행해진 일에 대한 비난 없이 협상 과정에 열려 있는 사람들”이라고 묘사했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처럼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를 비판하지 않은 점을 높이 산 것이다. 그러면서 “두 나라가 지정학을 넘어 우주, 경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공동 작업에 대한 더 깊은 참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18일 이뤄진 고위급 회담의 “목표이자 주제는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 회복”이라고 했다.
러시아 측 고위급 회담 대표단도 양국의 경제 분야 협력을 강조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고위급 회담 이후 “(미국 대표단이) 상호 유익한 경제 협력의 발전을 방해하는 인위적인 장벽을 제거하는 데 큰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이는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미국과 러시아 관계자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을 위해 처음으로 마주 보고 앉았다. 왼쪽부터 스티브 위트코프 미 중동 특사, 마코 루비오 미 국무 장관, 마이클 왈츠 백악관 안보보좌관. 오른쪽부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 가운데 왼쪽은 중재를 맡은 사우디 외무 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왕자다. / AFP 연합뉴스
이와 관련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전쟁의 종식이 “잠재적으로 역사적인 경제적 파트너십에 대한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갈등의 결과로 제재가 부과됐다”며 “나는 갈등을 종식하기 위해 모든 측면에서 양보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NYT는 “루비오 국무장관은 라브로프 외무장관처럼 미국이 경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암시를 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요구하는 것도 결국 경제적인 측면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천연자원 거래 가능성을 타진했고,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광물 자원의 절반을 양도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하지만 젤렌스키는 이를 거부한 상태다.
이후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다. 트럼프는 19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젤렌스키를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라며 “(젤렌스키가) 미국을 설득해 3500억 달러(약 504조3850억 원)를 지출하게 만들었다. 미국은 유럽보다 2000억 달러(약 288조2200억 원)를 더 지출했고 유럽의 돈은 보장되지만, 미국은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다. 젤렌스키도 우리가 보낸 돈의 절반이 없어졌다고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NYT는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민주주의, 인권, 대서양 동맹 등에 관심이 없는 트럼프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업 중심의 메시지로 전환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트럼프의 견해에 영향을 미치려고 애쓰는 국가 중 러시아만이 트럼프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며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광물 협력 제안을 받아들이기보다 우크라이나의 천연자원이 과거 미국의 지원에 대한 보복이 돼야 한다고 결정한 듯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