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절단에 조선 CEO 포함 안돼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사절단이 대미 통상외교의 핵심으로 떠오른 ‘조선업 협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조선사 관계자는 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계에 따르면 국내 2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 등으로 구성된 대한상의 사절단은 18일 출국했다. 이들은 19~20일 워싱턴 D.C에서 대미 통상 아웃리치(대외 소통·접촉)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사절단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 등을 만나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조선 분야 협력, 완성차 및 부품 제조 시설 투자, 미국 차세대 원전 개발과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등 5대 협력안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조선업은 관세 전쟁 국면에서 한·미 간 협상 지렛대 역할을 할 핵심 산업이다. 중국의 ‘해양 굴기’를 막기 위해 해군력 강화를 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선과 동시에 한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미국 상원에서도 최근 동맹국이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정작 사절단에는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전무했다. 지난해 미 해군 함정에 대한 보수·수리·정비(MRO) 사업을 2건 수주한 한화오션을 비롯해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 모두 CEO급 고위 인사가 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HD현대중공업만 실무 인력 한 명이 현지서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앙꼬 빠진 찐빵’ 사절단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리더십의 한계라는 분석도 있다. 대한상의의 사절단 파견 요청에 각 그룹에서 통상 협상의 키가 될 분야의 고위 인사를 내보내지 않았다. 재계 일부에서는 주요 그룹들이 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지 않은 속내가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크게 영양가 있는 일정이 없다 보니 기업들이 서로 안 가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