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 헌법재판소에 출석하겠다며 구치소를 나왔던 윤 대통령이, 정작 헌재가 변론 절차를 시작하려 하자 자리를 떠났습니다.
왔다 갔다만 한 셈인데요.
이런 가운데 헌재는 모레 오전으로 예정된 형사재판 일정을 고려해, 변론 시작을 1시간 늦춰주기로 했습니다.
모레 변론절차가 마무리된다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결론은 3월 중순 경에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유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청구인인 국회측 대리인단은 9차 변론 전,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할 책무를 갖는 대통령이 헌법과 헌정질서를 파괴했다"고 다시 한번 직격했습니다.
[김이수/국회 측 대리인 (전 헌법재판관)]
"법치국가의 원칙, 권력 분립의 원칙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 행위입니다.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행위입니다."
본격 심리가 시작되자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의 10차 변론 연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재판부가 주 4일 재판을 하고 있는 데다, 10차 변론에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 3명을 신문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는 설명도 내놨습니다.
재판부는 모레 오전 형사재판이 예정된 윤 대통령 측 사정을 고려해 변론 시작을 1시간 늦추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20일 오후 3시부터 한덕수·홍장원·조지호 등의 증인신문이 진행됩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시간 변경을 방금 법정에서 통지했고 증인들한테는 변경 통지, 그다음에 피청구인 본인에게는 구치소로 통지, 그렇게 해 주십시오."
9차 변론 출석을 이유로 헌재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변론이 시작할 때쯤 돌연 구치소로 돌아갔습니다.
대리인단은 "윤 대통령이 직접 의견을 발표할 필요가 없어 대리인단에 일임했다"고 설명했지만, 변론기일을 연기해주지 않은 재판부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일각에선 제기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작 당사자 출석 의무가 있던 첫 변론기일에는 나오지 않아 당시 재판은 불과 4분 만에 종료됐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12·3 비상계엄이 "단기간에 이뤄진 국민호소용 평화적 계엄"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변론에 주어진 시간 대부분은 부정선거 음모론 주장, 야당과 언론 탓에 할애했습니다.
반면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한다면 공동체와 구성원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거라며 탄핵 인용을 호소했습니다.
헌재는 암 투병을 이유로 불출석했던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해 직접 구인장을 발부하는 등 20일 10차 변론에서 증인신문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만약 모레 10차 변론을 끝으로 추가 증인신문 기일을 잡지 않을 경우, 재판부는 양측에 최후 변론 기회를 제공한 뒤 수차례 평의와 평결을 거쳐 3월 중순쯤 결론을 내릴 전망입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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