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즈싱허이 여행사에서 판매 중인 북한 관광상품. 즈시헝이 홈페이지
코로나19 국경 봉쇄로 중단된 중국인의 북한 단체관광이 5년 만에 재개된다.
18일 중국 베이징의 즈싱허이 여행사 홈페이지에는 오는 24일 출발해 3박4일간 북한 라선시를 관광하는 여행 상품이 판매 중이다.
즈싱허이는 상품 소개 글에서 “북한 조선국가여유국의 중국지역 협력파트너로서 공식 통지를 받았다. 북한의 2025년 해외관광 일정이 곧 공식적으로 개방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2020년 1월 22일 국경봉쇄를 하면서 닫혔던 문이 서서히 열린다. 5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관광객에 관광 일정이 개방된다. 첫 번째 시범 개방 지역은 북한 라선경제특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여행사는 북한의 낙후한 현실을 감안해 이번 여행이 ‘시간여행’이 될 것이라고 홍보했다. 상품 소개 글은 “나선은 반쯤 열린 문처럼 문밖에는 21세기의 소란스러움이 있지만, 문 안에는 옛 시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2025년에 시간여행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 몇 군데 없다. 더구나 당신은 5년 만에 북한에 들어가는 첫 번째 중국 관광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광상품은 10여명을 모집 중이며 호텔 2인실을 사용하는 3599위안(약 72만원)과 1인실을 사용하는 4599위안(92만원)짜리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 현지 관광전용 차량과 중국어 가이드, 3성급 호텔 숙박, 식사, 북한 비자, 보험 등 서비스가 포함된다.
관광객들은 24일 오전 9시40분 북·중 접경 지역인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의 취안허 통상구에 집결해 이동한다. 오전 10시쯤 세관을 통과해 버스를 타고 두만강 우의교를 건너 북한에 들어간다.
첫날은 북한 측의 태권도 시범과 외국어서점, 김일성·김정일화 온실, 미술박물관, 라선학생소년궁, 어린이공연 등을 방문·관람한다. 둘째 날은 식품회사인 령선종합가공공장과 백학산식품가공공장, 바위섬 비파단, 승전대, 부포오리목장, 굴포해수욕장, 라선중등학원을 둘러본다.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인들의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도 중국인 관광객은 받지 않았다. 북·러 밀착으로 불편해진 북·중관계를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인 단체관광이 재개되면 북·중 간 교류가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왕야쥔 주북한 중국 대사는 지난 3일 평양지하철 부흥역을 방문해 “평양 지하철은 중국 여행객이 북한 여행을 올 때 들르는 중요 지점 중 하나”라며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이 평양지하철을 방문해 양국 인민의 상호 이해와 우의를 촉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중·북 영역별 교류·협력에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며 “개별 여행사가 발표한 소식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