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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루된 교원만 249명…교육부·감사원 의뢰로 검경 수사 진행 중
평가원 검증·교육부 감독 도마에…사교육 업계 추가 제재도 잇따를 듯


교육부·수능(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사교육 업체와 유착한 현직 교사들이 모의고사 문제를 제공하고 금품을 받는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이 예상보다 광범위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이 18일 공개한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사교육 카르텔에 연루된 교원은 249명에 달했다.

앞서 교육부는 2023년 사교육 업체에 모의고사 문제를 판매한 뒤 그 사실을 숨기고 수능·모의고사평가 출제에 참여한 교원 등 24명을 고소하거나 수사 의뢰했다. 이어 지난해 감사원이 관련 감사 과정에서 교원과 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같은 해 관련자 총 69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24명을 1차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리에 연루된 대상자는 점점 불어나는 양상이다.

현직 교사가 문항 거래 주도하며 돈벌이
감사원 감사 결과 주로 사교육 업체에서 잘 나가는 유명 강사들의 관리 속에 현직 교사들이 문항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업체는 자체적으로 문항 제작 여력이 없고, 집필 능력이 있는 학원 강사는 강의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교원 A씨는 2016년 EBS 교재의 집필진 명단을 보고 연락한 강사 B씨로부터 화학 모의고사 문항 제작을 의뢰받고 문항 거래 계약을 맺었다.

B씨는 A씨가 판매한 문항을 모의고사 제작에 활용하면서 EBS 집필진 등과 공동 제작한 수능과 가장 유사한 수준의 모의고사라고 홍보했다.

고교 교사 C씨는 모의고사 문항을 꾸준히 제작·판매해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8개 업체로부터 총 6억1천만원을 챙겼다.

'사교육 카르텔 즉걱 척결하라!'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진학사 앞에서 '반민심 사교육 카르텔 척결 특별조사 시민위원회' 회원들이 무등록 학원 및 불법운영 사교육 철폐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7 [email protected]


교원 D씨는 2019년 한 사교육업체로부터 자신을 팀장으로 하는 모의고사 문항 제작진을 구성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전국연합학력평가 출제 시 알게 된 교원들을 섭외해 모의고사 문항 제작·판매를 주도했다.

고교 교사 E씨는 2019년 자신의 배우자가 문항 공급 업체를 설립하자 자신을 포함한 현직 교원 36명으로 문항 제작진을 구성, 이 업체를 통해 사교육 업계에 문항을 판매했다.

업체는 2019∼2022년 18억9천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가운데 E씨가 3억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EBS 수능 연계 교재 집필진인 고교 교사 F씨는 강사 G씨가 EBS 교재를 변형한 문항 판매를 의뢰하자 2015∼2021년 약 8천개의 문항을 판매하고 5억8천만원을 벌었다.

F씨는 2019년 강사 G씨에게 판매한 문항 중 13개를 같은 해 자신이 소속된 학교의 시험 문제로 출제하기도 했다.

'1타 강사 모의고사와 판박이 논란'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캡처]


교육부 지도·감독 소홀로 문항 거래 행태 지속
학교 교사와 학원 강사 간 문항 거래 행태가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검증 부실과 교육부의 지도·감독 소홀이 꼽힌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출제위원이었던 국립대 대학교수가 사교육 카르텔에 연루돼 자신이 2022년 감수한 EBS 교재 문항을 수능 영어 지문 23번 문항으로 출제한 일은 평가원의 검증만 제대로 작동했다면 걸러낼 수 있었다.

평가원 담당자 H씨는 2021·2022학년도 수능에서 이 강사의 수능 모의고사를 계속 구매했다가 2023학년도에만 별다른 이유 없이 구매를 누락했다.

감사원은 H씨에 대해 평가원에 해임을 요구했다.

또 H씨와 더불어 해당 문항과 관련한 이의 심사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직원 2명에 대해서도 각각 정직과 경징계 등의 문책을 요구했다.

[그래픽] 수능 영어 문제 사설 모의고사 중복 출제 과정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사교육 업체와 유착한 현직 교사들이 모의고사 문제를 제공하고 금품을 받는다는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의혹이 감사원 감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파악한 경위를 보면,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제' 관련 논란은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만든 사설 모의고사 교재에 나온 지문이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에 그대로 출제되면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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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교육부는 2016년 시도교육청에 학원용 문항 매매 행위 금지 공문을 시달한 이후 인수인계 누락 등의 사유로 지도·감독에 소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령, 교육부는 2020년 교원의 사설 모의고사 출제가 가능한지 묻는 민원에 겸직 허가 관련 규정, 요건, 절차 등 원론적 내용만 회신하는 데 그쳤다.

또 2021년 교원의 겸직 허가 실태를 조사하면서 교원이 사교육 업체에 문항을 판매한 행위 16건이 확인됐음에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는 결국 교원들이 경각심 없이 사교육 업체와 문항 거래를 지속하는 결과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감사 결과로 당국의 사교육 업계에 대한 추가 제재도 잇따를 전망이다.

감사원은 각 학교에서 출제된 시험 문제를 영리 목적으로 이용하는 한 온라인 사교육 업체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발 조처하라고 교육부에 통보했다.

이 업체는 700여개 지역 학원에서 인근 학교의 기출 문제를 무단으로 확보해 이를 인터넷 사이트 가입 회원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계속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감사원은 교육부에 전·현직 입학사정관이 사교육 업체에 취업하거나 이를 설립하는 일이 없도록 제재 근거 신설을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과외 교습을 한 것으로 확인된 교원 23명을 고발 조처하라고 통보했다.

대입박람회 인파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2025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24.12.1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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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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