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진, 변기 사용 후 세균 에어로졸 분석
좌변기보다 뚜껑 없는 화변기가 위험

/챗GPT4o

화장실에서 변기 물을 내릴 때 공기 중으로 병원균들이 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행히 환풍기를 작동하면 이 같은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지질대 연구진은 18일 국제 학술지 ‘위험 분석(Risk Analysis)’에 “변기 사용 후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의 농도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허용 기준을 초과한 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중국의 사무실 건물애 있는 화장실 두 곳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한 곳에는 쪼그려 앉는 형식의 변기(화변기), 다른 곳에는 비데 변기가 설치됐다. 연구진은 물 내림 방식과 환기 조건에 따라 세균이 포함된 에어로졸(미세 공기입자)의 배출량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두 종류의 변기 모두 세균 에어로졸이 방출됐는데, 특히 화변기가 비데 변기보다 배출량이 더 많았다. 화변기는 비데 변기에 비해 황색포도상구균은 42~62%, 대장균은 16~27% 더 많이 배출했다. 김재열 중앙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변기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에어로졸 때문에 덮개를 닫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알려져 있다”며 “화변기는 덮개가 없어 세균이 더 쉽게 퍼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대변이 세균의 농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대변이 없는 상태에서 물을 내리면 대변이 있는 경우에 비해 황색포도상구균은 25~43%, 대장균은 16~27% 더 낮게 검출됐다.

병원균 방출을 막으려면 변기 물을 내리기 전에 덮개를 닫는 게 좋다. 연구진은 환풍기를 작동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환풍기(배기 팬)를 작동하면 세균 에어로졸 방출 위험이 10분의 1로 줄어든다. 와지드 알리 중국지질대 연구원은 “공공 화장실의 환기 시스템을 개선하면 세균 에어로졸 노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열 교수는 가정에서도 환풍기 사용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정 화장실은 대부분 좁고 환기가 부족해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며 “가정 화장실에서 환풍기를 돌리는 것 역시 세균 에어로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이호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