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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우크라이나 및 유럽 안보에 관한 유럽 지도자들과의 회의 후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과정에서 유럽을 ‘패싱’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종전 협상단을 급파하는 일이 벌어지자 유럽국 지도자들이 긴급 회동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덴마크·폴란드 정상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등은 이날 오후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서 3시간 반가량 비공식 회동을 했다.

이날 회동은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서양 동맹’ 관계를 무시한 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나서기로 하자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비공식 회동이었던 만큼 정상들은 회의 내용과 관련한 공식 선언문을 발표하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 의사와 현재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진행되는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배제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 강하게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회의장에서 나온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평화 협정에 대한 논의는 환영하지만, 우크라이나에 강요된 평화는 거부한다”며 우크라이나가 평화 협상의 당사자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우크라이나 없이는 우크라이나에 관한 결정은 없고, 유럽 없이는 유럽에 관한 결정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유럽 안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종전 협상에 우크라이나와 EU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엑스(옛 트위터)에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힘을 통한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우크라이나의 독립, 주권,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강력한 안보가 보장되는 평화”라고 적었다.

성급한 종전 협상이 자칫 유럽에 더 큰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메테 프리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불행히도 러시아는 지금 유럽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며 “너무 빠른 휴전은 러시아에 전열 재정비 후 우크라이나나 유럽 다른 나라를 공격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참석자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그 필요성이 더욱 커진 유럽 자강론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들은 유럽의 방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방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투스크 총리는 “우리는 대서양 횡단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유럽 파트너들은 더 큰 유럽 방어 역량을 위한 시기가 왔음을 깨닫고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의 전액을 부담해야 하고 동시에 유럽에서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적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미래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의 실존적 질문”을 맞닥뜨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과거의 안락함에 절망적으로 집착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처한 새 시대를 인식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가 우리의 안보와 대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나토 틀 내에서 수십 년간이어져 온 미국과의 안보 협력은 앞으로도 긴밀히 이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모든 보장에는 “미국이 안전장치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러시아를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고, 투스크 총리 역시 “유럽과 미국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회동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약 20분간 통화했다고 엘리제궁은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해선 정상들 간 이견이 있었다.

그간 파병론에 부정적 견해를 보여온 숄츠 총리는 관련 질의에 “좀 짜증이 난다”며 아직 전쟁 중이며 평화 회담이 열리지도 않았는데 파병 이야기를 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날 언론 기고문을 통해 영국군 파병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스타머 총리는 관련 논의가 “초기 단계”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속적인 평화 협정이 체결된다면 다른 국가들과 함께 영국군을 현지에 투입하는 걸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지난해 초부터 유럽군 파병 가능성을 언급하며 적극적인 입장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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