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전후 호가 급등
"비규제 지역만큼 더 오를 것"
vs "강남구 바깥에 30억 원은 무리"
리센츠 국민평형 30억 원 돌파 축하드립니다."비규제 지역만큼 더 오를 것"
vs "강남구 바깥에 30억 원은 무리"
지난 주말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서울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의 '국평'(전용 84.9㎡) 매물이 신고가(30억 원)에 팔렸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다. 재건축에 들어간 진주아파트(잠실래미안아이파크)가 32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는 이야기도 게시됐다.
공인중개사무소 등에서 흘러나온 풍문으로 실제로 거래가 이뤄졌는지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한 가지 감지할 수 있는 건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 중 하나가 ‘잠실’이라는 점이다. 12일 서울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후 벌어지고 있는 풍경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잠삼대청' 호가 급등
이 같은 현상은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검토를 밝힌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됐다. 해제 지역으로 알려진 잠실을 비롯한 삼성·대치·청담동 등 이른바 ‘잠삼대청’ 일대 아파트 시세(호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달 셋째 주부터 보합세에서 오름세로 돌아섰고 이달 둘째 주에는 0.08%까지 올랐다. 강남·강동·서초·송파구를 묶은 동남권 변동률은 서울 전체(0.02%)는 물론, 도심권(0.02%) 동북권(-0.02%) 서북권(0%) 서남권(0.01%)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1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평균 0.02% 오르며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스1
억눌렸던 집값 제자리로..."앞으로 수요 더 늘 것"
다만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선 전망이 갈린다. 우선 규제로 인해 집값이 억눌렸던 지역인 만큼 당분간 제자리를 찾아가는 '지역별 키 맞추기'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애초에 토지거래허가제는 아파트가 아니라 앞으로 개발할 토지에 적용한 제도”라며 “현 제도는 취지와 멀어졌을 뿐만 아니라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길 건너편 지역의 집값이 크게 차이나는 등 형평성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과 입지를 고려하면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재건축 단지 일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대상에서 빠졌지만 잠삼대청에서는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여전히 많다”며 “주거 환경이 우수한 잠실동, 대치동의 랜드마크(상징적 건축물) 아파트는 앞으로 수요가 더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거래 여부 지켜봐야... '반짝 상승' 전망도
반면 '반짝 상승'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국이 금리 인하나 대출 규제 완화에 신중한 상황에서 집값 상승세가 얼마나 오래 갈 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거래 신고 후 취소 등 시세 조작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매 정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 공신력이 있는 출처에 기록될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랜드마크 아파트도 신축 아파트에 밀려 매매가 상승세가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다. 강남권은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한 지역이다. 잠실만 따져도 잠실주공5단지아파트, 장미아파트, 잠실우성아파트 등 재건축 사업이 줄줄이 진행 중이다. 강남구 바깥 국민평형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가 1억 원에 안착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