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홍준표 대구시장은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던 여권 인사에 대해 “앞으로 이 당에서 정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14일 오후 대구시 산격청사에서 진행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돌이켜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사람들은 전부 퇴출당했다”며 “지금은 그때와 판이 다르다. 8년 전처럼 정권을 야당에 갖다 바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12·3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탄핵 정국에서 “계엄은 부적절, 탄핵은 반대”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는 지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나라가 망하고, 윤석열 후보가 되면 나라가 혼란해질 것”이라고 했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4일 대구 북구 연암로 대구시 산격청사 접견실에서 본지와 인터뷰 하고 있다. 홍 시장은 "탄핵 심판이 기각된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좌우 갈등 봉합에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봉근 기자

Q : 계엄 선포는 어떻게 봤나.

A :
“참 뜬금없었다.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계엄 사유로 댄 것은 아주 부적절했다. 다만 불법이라고 보긴 어렵다.”

Q : 왜 불법이 아닌가.

A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대권(非常大權)’을 행사한 것이다. 또 정권 찬탈의 목적이 없어 내란죄도 성립하지 않는다. 폭동에도 이르지 않았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직권남용죄의 성립 여부인데, 그 경우 실정법 위반일 순 있지만 탄핵 사유는 될 수 없다. 사실상 2시간의 해프닝이었는데, 이를 두고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건 옳지 않다.”

Q : 탄핵안 통과의 요인으로 여권 분열이 꼽힌다.

A :
“정당엔 구속적 당론과 권고적 당론이 있다. 집단의 존립을 위해 불가피할 땐 구속적 당론을 제기한다. 개인 소신은 존중하지만, 당의 존립이 걸린 문제에선 소신도 접어야 한다. 그게 싫으면 본인이 그 집단에서 나가야 한다.”

Q :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도 탄핵에 찬성했다.

A :
“구속적 당론에 배치되는 행동을 한 인사들은 앞으로 이 당에서 정치하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당이나 좌파에서 영웅시한다고 우쭐거리는데, 참 철딱서니 없는 행동이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지난해 12월 14일 당시 108석 의석을 가진 국민의힘은 반대 당론을 의결했지만, 탄핵안은 찬성 204표로 가결됐다. 재적의원의 3분의 2(200명) 이상 찬성해야 통과되는데, 야당 의원 192명이 전원 찬성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여당에서 최소 12명이 찬성표를 던진 셈이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계엄 사태 이전 윤 대통령과 종종 연락해왔다. 이와 관련해 홍 시장은 14일 본지 인터뷰에서 "국정의 조언을 해도 정치의 조언을 하지 않았다"며 "그건 주제 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전화해서 의견 표시하 는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2023년 11월 7일 대구 북구 대구EXCO에서 열린 2023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 시장과 대화하는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홍 시장은 2월말 『꿈은 이루어진다』는 제목의 책을 출간한다. 책 제목처럼 탄핵 정국에서 대선 출마 의사를 숨기지 않는 홍 시장을 향한 지지층의 반발 여론도 존재한다. 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전제한 움직임이란 것이다.


Q : 윤 대통령 접견은 다녀왔나.

A :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접견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해 요청했는데, 대통령실에서 ‘옥중정치’란 비판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현재 보류된 상태다.”

Q : 탄핵 심판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나.

A :
“예단하기 어렵다. 찬반 의견이 아주 팽팽하다. 기각이든 인용이든 나라가 둘로 갈라져서 봉합하기 힘든 국면이 될 것이다.”

Q : 사실상 대선 준비에 나선 것 아닌가.

A :
“오해가 많은데, 나는 정상 대선이든 조기 대선이든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다음 대선을 준비한다. 박 전 대통령 때 아무 준비 없이 탄핵을 당해 문재인에게 정권을 갖다 바쳤는데,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한번 당해봤으면 족하다.”

Q : 지지층 비판 여론이 상당하다.

A :
“강성 지지층의 오해다. 김문수 장관이 뜨는 이유다. 근데 막상 판이 닥치면 준비 안 된 사람은 후보가 될 수 없다. 김 장관이 뜨는 건 탄핵 반대 지지층 움직임과 유사하다. 지지층을 뭉치는 역할을 해주니 나쁠 게 없다.”

Q : 홍 시장에 대한 당내 지지세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A :
“오세훈 시장 토론회에 현역 의원이 50명가량 왔다는데, 그건 의미 없다. 의원들 입장에선 아직 판이 어떻게 짜일지 모르니 괜히 누구와 척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번엔 판이 다르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준비를 많이 했다.”

Q : ‘명태균 리스크’가 거론된다.

A :
“명태균 쪽과 우리 쪽 사람 중에 친한 사람끼리 무슨 이야기가 오간 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사기꾼으로 보고 옆에 오지 못하게 했다. 황금폰에 있다는 수만건 내용 중에 내 목소리, 문자 하나 나오는지 봐라. 있었더라면 민주당에서 진즉 깠을 것이다. 명태균 관련자들 징역 오래 살 것이다. 내가 고발한 것만 네건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4일 본지 인터뷰에서 '중도 확장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여당에선 내가 20~30대에서 제일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며 "음해성 공격"이라고 일축했다. 사진은 홍 시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2025년 제1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찾아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뉴스1
홍 시장은 ‘87년 체제’를 탄생시킨 6공화국 헌법에 대해 “직선제를 도입해 민주화를 완성했고, 이후 평화적 정권 교체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대한민국 100년 미래를 위해선 제7공화국 체제를 열어야 한다”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에 대해선 “헌법상의 삼권 분립을 형해화한 입법 독재를 하고 있다”며 “중ㆍ대선거구제로의 개편을 통해 양당 독점 체제를 깨야 한다”고 했다.


Q : 민주당 대선 후보는 누가 될까.

A :
“이재명 대표 대항마가 없을 것이다. 다만 양아치 정치를 하는 사람을 국민이 대통령으로 뽑을 일은 없다.”

Q : 야당을 겨냥한 비판 수위가 높다.

A :
“지금 대통령제 폐해 때문에 이 혼란이 왔다고 생각하나. 대통령이 무슨 힘이 있었나. 국회 권한이 더 막강해서 탄핵을 29차례나 하고 다수의 폭거로 예산 편성도 국회 마음대로 했다. 입법독재다.”

Q : 개헌이 필요하다는 뜻인가.

A :
“앞으로의 100년을 위해 7공화국 체제로 가야 한다. 권력구조 개편 및 지방분권 강화, 다양한 국민의 권리보장, 수사기관 정비 등을 재조명하고 그 모든 것을 함축시킬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Q : 로드맵이 있나.

A :
“미국식 4년 중임제와 정·부통령제를 해야 한다. 대통령 궐위 시에 임명직인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는 것은 난센스다. 의회는 최고조에 다다른 갈등 조정을 위해 양원제를 도입해 하원 갈등을 상원이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의원정수는 하원 150명-상원 50명으로 줄이고, 대신 지방 의회를 재정비해 지방 사무를 전담하게 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나 불체포 특권도 없애야 한다. 의원들이 무분별하게 국회에서 허위 폭로하고, 죄를 지어도 붙들려가지 않는다. 국회가 마치 소도(蘇塗)처럼 돼버렸다.”

Q : 개헌 시간표도 중요하다.

A :
“총괄적 헌법 정비에 드는 시간이 두세달 갖고는 안된다. 정권 빨리 잡을 생각밖에 없는 민주당이 동의하지도 않는다. 만약 조기 대선이 생긴다면, 다음 정부에서 논의한 뒤 2028년 총선 때 개헌 국민투표, 2030년에 대선과 지방선거를 하면 주기가 맞다. 그럼 총선이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될 것이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825 한 총리 “제가 29번째 탄핵 대상”…정청래 “헌재 6인체제라면 어땠겠나”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2.19
44824 동덕여대 나타난 이준석…"왜 왔냐" 항의에, "폭동피해 확인하러" 랭크뉴스 2025.02.19
44823 정부 "북한군 포로 한국행 요청하면 수용…우크라에 입장 전달" 랭크뉴스 2025.02.19
44822 이지아 父, ‘친일파’ 부친 350억 땅 놓고 형제간 법적 공방 랭크뉴스 2025.02.19
44821 “남성이 집안일 덜 하는 곳, 출산율 낮아… 한국이 대표적” 랭크뉴스 2025.02.19
44820 자고 있는데 20kg 콘크리트 덩어리 '쿵'…55년 된 아파트에 '구멍' 뚫렸다 랭크뉴스 2025.02.19
44819 [단독] 천장 콘크리트 떨어진 용산 노후 아파트, 긴급점검 결과 “건물 전체 위험 가능성” 랭크뉴스 2025.02.19
44818 직원 횡령 재무제표에 반영 안 한 경남은행에 과징금 36억원 랭크뉴스 2025.02.19
44817 민주, 근로소득세 ‘감세’ 추진···이재명 “월급쟁이가 봉인가” 랭크뉴스 2025.02.19
44816 이승환, '미국 입국 거짓' 주장 유튜버에 "내기 받겠다... 가짜뉴스 지긋지긋" 랭크뉴스 2025.02.19
44815 주한日대사관, 일왕생일 리셉션…기미가요에 일왕부부 사진도 랭크뉴스 2025.02.19
44814 결국 ‘LH 매입’ 카드 꺼내든 정부…“숨통 트일 것” vs.“건설사 악성재고 떠안기” 비판도 랭크뉴스 2025.02.19
44813 [단독] 김용현의 '내란' 비화폰은 지금 경호처에‥검찰은 왜 깡통폰만 챙겼을까? 랭크뉴스 2025.02.19
44812 김문수 뜨자 58명 '눈도장', 오세훈은 이재명과 각 세우기... 與 대선 레이스 시동 랭크뉴스 2025.02.19
44811 공군총장, KF-21 시험비행 첫 탑승…“상상 이상 성능’ 랭크뉴스 2025.02.19
44810 삼성, 9년 만에 임원 2천명 소집 세미나…"위기 극복 목표" 랭크뉴스 2025.02.19
44809 헌재, 한덕수 탄핵심판 1회 변론으로 종결... 국회 측에 일침도 랭크뉴스 2025.02.19
44808 ‘DOGE 대장’ 아니었어?…“머스크는 권한 없다” 백악관의 거리두기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5.02.19
44807 한덕수 탄핵심판 변론 종결···결과 따라 윤 대통령 심판에 영향 줄까 랭크뉴스 2025.02.19
44806 경찰, ‘경호처 수사’ 이첩 검토하는데…공수처는 난색 랭크뉴스 20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