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민영기업가 좌담회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량원펑(왼쪽 두번째) 딥시크 창업자와 악수하고 있다. CC-TV 캡처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민영경제 좌담회가 열렸다. 생성형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량원펑(붉은 동그라미) 창업자도 참석했다. CC-TV 캡처
1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대회당에서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 량원펑(梁文鋒) 딥시크 창업자 등 중국을 대표하는 민영기업가를 소집해 좌담회를 열었다.
시 주석은 이날 당면한 민간 경제의 어려움을 인정했다. 다만 어려움은 부분적이고, 단기적이며 극복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의에서 먼저 부자가 되라는 덩샤오핑의 선부론과 자신의 공동부유론을 동시에 강조했다. 그는 “민영기업과 민영기업가가 선부로 공동부유를 촉진하라(先富促共富)”며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기 위해 새롭고 더 큰 기여를 하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와 주요 정책을 밝히는 양회(兩會, 전인대와 전국정협)를 앞두고 시 주석이 민간 기업가를 만난 것은 그동안 타격을 입은 민간 부문에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신호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민영경제 좌담회에서 마윈(왼쪽 두번쩨) 알리바바 창업자 등 민영기업 대표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입장하자 박수로 환영하고 있다. CC-TV 캡처
이날 참석자는 시 주석 집권 후 열린 총 네 차례 민영기업 좌담회 중 가장 화려한 면모를 과시했다. 중국중앙방송(CC-TV)가 공개한 영상에는 대표 중국 IT기업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 창업자, 텐센트 마화텅(馬化騰) 이사회 의장, 휴대폰과 전기차 제조사 샤오미의 레이쥔(雷軍) 최고경영자,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 쩡위췬(曾毓群) 회장,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 왕촨푸(王傳福) 회장, 농·축산 기업인 신시왕(新希望)그룹의 류융하오(劉永好) 회장, 분유제조기업 페이허(飛鶴)의 렁유빈(冷友斌) 이사장, 수소 등 신에너지 기업 정타이(正泰)그룹의 난춘후이(南存輝) 회장, 반도체 제조사 웨이얼(韋爾)의 위런룽(虞仁榮) 창업자, 배달 플랫폼 메이퇀의 왕싱(王興) 창업자, 음성 AI기업 커다쉰페이 류칭펑(劉慶峰) 창업자, 사이버 보안전문기업 치안신(奇安信)의 치샹둥(齊向東)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민영경제 좌담회에서 런정페이(가운데) 화웨이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CC-TV 캡처
‘차이나테크’로 불리는 첨단 신흥 과학기술 분야 창업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지난 춘절 버라이어티쇼인 춘완(春晩)에 등장한 춤추는 로봇을 제조한 유니트리(宇樹科技)의 왕싱싱(王興興) 창업자, 생성형 AI 스타트업 딥시크를 보유한 량원펑 환팡양화 창업자, 민간 우주항공 기업인 인허항톈(銀河航天)의 쉬밍(徐鳴) 이사장도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날 발언 기회는 실물경제 담당 기업에 집중됐다. 화웨이, 비야디, 웨이얼 반도체, 샤오미, 신시왕, 유니트리 등 6개 기업 대표가 발언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미국과 관세 전쟁 속에서도 5%로 예상되는 올해 성장 목표를 확정하기 위해 내수와 첨단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기업가들을 격려한 자리”라며 “올해 내수 중심 성장에 대한 시장과 외국에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도 마무리했다. 전 소장은 “알리바바의 마윈과 메이퇀의 왕싱이 참석해 박수를 친 것은 그동안 논란의 중심이 됐던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당국이 해제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이 민영기업가 좌담회를 소집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트럼프 1기 미·중 무역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2018년 11월 1일 시 주석은 첫 민영기업 좌담회를 갖고 “민영기업과 민영기업가는 우리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두번째는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된 2020년 7월 21일 기업가 좌담회를 소집해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지난해 5월 23일에는 당 20기 제3차 중앙위원회전체회의(3중전회)를 앞두고 산둥에서 기업·전문가 좌담회를 갖고 중국식 현대화를 고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