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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호 교수 "재기 기회 없이 매장시키는 사회"
온라인 커뮤니티선 "연예인에게만 엄격한 잣대"
배우 김옥빈, 김민체, 서하준 등 SNS 통해 애도
배우 김새론. 연합뉴스


배우 김새론(25)이 16일 사망하면서 평소 그를 괴롭혔던 지나친 악성 댓글(악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그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추모와 함께 연예인을 향한 과도한 부정적 여론에 대한 사회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새론, 벼랑 끝에 내몰린 죽음"

음주운전 사고를 낸 배우 김새론이 2023년 4월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2,000만 원 선고를 받은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며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나종호 미국 예일대 정신의학과 조교수는 17일 페이스북에 "김새론의 죽음은 벼랑 끝에 내몰린 죽음이란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든다"면서 "잘못을 했다고 해서 재기의 기회도 없이 사람을 사회에서 매장시키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실수하거나 낙오된 사람을 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나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흡사 거대한 '오징어게임' 같다"면서 "얼마나 많은 생명을 잃어야 숨 쉴 틈도 없이 파괴적 수치심을 부여하는 것을 멈출까"라고 안타까워했다.

가수 미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고인을 추모하는 글을 올리며 "사람 한 명 죽어 나가야 악플러들 손이 멈춘다"면서 "본인이 악플을 달고 있다는 것조차 모를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새론은 2022년 5월 서울 강남에서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벌금 2,000만 원을 선고받은 김새론은 이후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온라인에서는 그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김새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후 김새론은 생활고를 겪으며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근황이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연극 '동치미'로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부정적인 여론에 부딪혀 자진 하차했다. 계속된 악플에 김새론은 당시 인스타그램에 "그만들 좀 하면 안 되냐"라는 내용의 짧은 동영상을 올려 괴로움을 호소했다. 그는 올해 개봉 예정인 영화 '기타맨'으로 연예계 복귀를 준비하고 있었다.

"연예인에 유독 엄격한 잣대... 성찰 필요"

디시인사이드 여자 연예인 갤러리 성명문 전문


김새론 사망을 두고 마녀사냥식 여론에 대해 사회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새론의 팬들은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김새론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과정에서 그가 감당해야 했던 비난과 여론의 외면은 인간적인 한계를 넘는 것이었다"는 내용의 성명문을 올렸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사회 곳곳에서 훨씬 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정치인들이 책임을 회피한 채 떳떳하게 살아가고 있는 상황을 마주할 때 연예인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이중적 현실에 대해 깊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새론 사망 소식에 온라인상에서는 동료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배우 김옥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국화꽃 사진을 올렸다. 영화 '동네사람들'에서 김새론의 엄마 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김민체도 "딸로 만나 행복했다"며 해당 영화의 촬영 장면을 게시하며 고인을 기렸다. 그룹 '피에스타' 출신 가수 옐은 "너무 슬프다. 몇 번 봤던 모습에 의리 있고 착한 친구로 남았는데"라며 안타까움을 전했고, 배우 서하준도 소셜미디어에 국화꽃 사진을 올려 애도를 표했다.

김새론은 9세에 2009년 영화 '여행자'로 데뷔한 뒤 이듬해 흥행작 '아저씨'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후 영화 '이웃사람'과 '도희야', 드라마 '마녀보감'과 '아무도 모른다' 등에 출연하며 성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새론은 16일 오후 서울 성수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오전.

한국일보는 한국기자협회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준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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