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계란 가격이 급등하면서 직접 닭을 키우려는 가정이 늘고 있다. 이에 계란을 낳는 암탉을 빌려주는 ‘암탉 렌트’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USA투데이와 NBC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많은 미국인이 계란값 절감과 장기적인 식량 확보를 위해 암탉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미국반려동물제품협회(APPA)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닭을 키우는 가구는 약 1,100만 곳으로, 2018년(580만 가구)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계란 가격 폭등이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수백만 마리의 산란계(암탉)가 안락사되면서 공급이 줄어들었고, 그 결과 가격이 치솟게 됐다.
올 1월 기준, 미국 내 12개들이 대란(大卵)의 평균 소매가격은 4.95달러(약 7,180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보다 15.2%, 1년 전보다 53%가 오른 가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만 해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계란 12개 가격은 3달러 미만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 가정에 암탉과 관련 장비 등을 대여해주는 업체가 등장했다.
‘렌트 더 치킨’은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제휴 농장과 협력해 고객의 마당까지 암탉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기본 임대 비용은 6개월 기준 최소 500달러부터 시작하며, 임대 비용에는 휴대용 닭장과 사료, 먹이·물 그릇, 전문가 상담 서비스까지 포함된다. 업체에 따르면, 암탉 두 마리를 대여하면 일주일에 평균 12개의 계란을 얻을 수 있다.
임대 기간이 끝나면 고객은 닭을 구매하거나 반납할 수 있다. 업체 측은 “오는 4~5월 배달 건에 대한 예약을 지난해 10월부터 받기 시작했으며, 최근 주문이 급증했다”고 USA투데이에 밝혔다.
하지만, 직접 닭을 키우는 것이 경제적으로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닭장 설치와 관리 비용을 고려하면 한 달에 32개~56개의 계란을 얻는 것만으로 비용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한 닭을 키우면 주기적으로 청소 등의 노동이 필요하다. 이에 매체는 가정 양계의 경제성을 높이려면 닭을 여러 마리 키워 계란 1개당 생산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이비드 앤더슨 텍사스 A&M 대학교 교수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큰 이득은 없겠지만, 직접 계란을 얻는다는 자부심 같은 금전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렌트 더 치킨’ 공동 창업자 젠 톰킨스 역시 “일부 고객은 식료품점에 가지 않고도 계란을 얻기 위해 닭을 빌리지만, 많은 고객은 장기적인 식량 안보와 마음의 평화를 위해 선택한다”며 “계란이 품절될 때도 직접 생산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