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인력 영입…이익 내는 F&B 물색 중
“더본에 없는 치킨 브랜드 유력”
“가맹사업 확장은 위험” 분석도
이 기사는 2025년 2월 17일 17시 3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몸값 고평가 논란’ 속에 상장했다가 주가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더본코리아가 기업 인수합병(M&A)에 본격 착수했다. 실제로 이익을 내는 식음료(F&B) 업체들을 사들여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하겠다는 의도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매물로 나와 주인을 못 찾고 있는 F&B 기업들을 더본코리아의 잠재적 인수 후보로 보고 있다. 특히 더본코리아에 없는 치킨 등의 외식업이 인수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가맹 사업 형태의 외식업체를 인수하는 건 기존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가맹보다는 직영점 위주로 운영 중인 F&B 업체가 적합한 인수 후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식자재업체도 인수 후보다.
백종원 브랜드파워 더해 ‘띄울 수 있는’ 회사 물색 중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인수할 만한 F&B 업체를 물색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대형 회계법인 출신 인력을 M&A팀에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가 인수하려는 회사는 의미 있는 수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나오는 F&B 업체”라면서 “여러 주관사들을 통해 매물을 열심히 소개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본코리아의 최대 강점은 백종원 대표 자체가 가진 브랜드파워”라며 “기존 프랜차이즈 네트워크에 백 대표의 브랜드파워를 결합해, 마케팅을 조금 해주면 뜰 수 있는 회사를 인수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작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더본코리아의 연결 기준 유동자산(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1395억원이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회사로 총 1020억원이 추가 유입됐다. 더본코리아는 상장 과정에서 “공모 자금 일부를 F&B 관련 업종 등의 M&A 및 지분 투자에 사용할 것”이라며 총 935억원을 M&A 예산으로 할당한 바 있다. 올해 200억원, 내년 300억원, 2027년 435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감안하면 더본코리아가 기업가치 수천억원의 F&B 기업을 인수하는 건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작게는 수백억원, 크게는 1000억~2000억원 수준의 매물이 인수 대상으로 적당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F&B 내에서 어떤 종류의 회사를 인수할지 정해둔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보다는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한다.
한 PE 대표는 “치킨같이 더본코리아에 없는 종류의 F&B가 인수 후보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며 “디저트의 경우엔 요즘은 인기가 좀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는 새 주인을 못 찾고 표류 중인 F&B 매물이 꽤 있다. ‘피자나라치킨공주’를 운영하는 리치빔의 경우 지난해 SG프라이빗에쿼티(PE)가 2000억원에 인수하려다 딜이 무산된 바 있다. 큐캐피탈과 코스톤아시아는 노랑통닭의 매각을 추진 중인데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가가 2000억원 안팎이다.
오케스트라PE가 보유한 KFC코리아, 반올림피자 역시 더본코리아가 인수할 만한 F&B 업체로 거론된다. KFC코리아의 경우 지난 2023년 KG그룹이 오케스트라PE에 550억원에 매각했으며, 반올림피자는 2021년 550억원에 오케스트라PE의 품에 안겼다. 반올림피자는 특히 지난해 말 오구쌀피자를 100억원에 인수하며 외형을 확장하기도 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오케스트라PE는 특히 김재욱 전 대표와 LP들 간 갈등으로 인해 비전홀딩스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박탈당하는 등 내부적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라며 “국내 포트폴리오사들을 빨리 정리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3만원선으로 곤두박질친 주가… “이익 내는 회사 사야 EV/EBITDA 낮아져”
더본코리아가 ‘이익을 내는’ F&B 기업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상장 전부터 불거졌던 몸값 고평가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더본코리아는 공모가를 3만4000원으로 정하며 기업가치를 4900억원으로 산정한 바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17.6배에 달했다.
당시 더본코리아는 CJ씨푸드·대상·풀무원·신세계푸드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는데, 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종합 식품 기업들과 비교했다는 점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풀무원의 경우 PER이 23.79배에 육박해, 더본코리아가 높은 몸값을 정당화하기 위해 관련성이 떨어지는 기업들을 의도적으로 비교기업에 넣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더본코리아 주가는 3만원선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 14일 종가는 3만300원으로 공모가(3만4000원)에 못 미쳤다. 더본코리아 상장 대표 주관사이기도 한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통해 지난 13일 기준 더본코리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 1만7892명 중 98.84%는 손실을 내고 있다. 이들의 평균 매입 단가는 3만8017원, 인당 평균 25.73%의 손해를 입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초에 더본코리아가 상장할 때부터 이 회사가 버는 돈에 비해 몸값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면서 “EBITDA를 꽤 내는 F&B 기업을 인수해 연결 실적에 반영한다면, EV/EBITDA가 낮아져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본코리아의 공모가 기준 EV/EBITDA는 약 17배였다. 통상 F&B 업체의 매각가에 적용되는 EV/EBITDA 배수는 10배 안팎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더본코리아가 가맹 사업을 더 확장했다가는 기존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PE 관계자는 “가맹점의 경우 본사에서 상권과 마케팅 등을 신경써 줘야 하는데, 새로운 가맹 사업을 더 인수할 경우 ‘이제 우리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냐’는 반발이 나올 수 있다”며 “직영점만 운영하는 F&B 업체라면 더본코리아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사업 대신 수직계열화가 가능한 소스나 식자재 회사가 인수 대상으로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올PE가 매각을 추진 중인 소스 제조사 엠지푸드솔루션(700억~800억원 수준) 등이 잠재적인 후보로 거론된다.
“더본에 없는 치킨 브랜드 유력”
“가맹사업 확장은 위험” 분석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11월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 기념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 기사는 2025년 2월 17일 17시 3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몸값 고평가 논란’ 속에 상장했다가 주가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더본코리아가 기업 인수합병(M&A)에 본격 착수했다. 실제로 이익을 내는 식음료(F&B) 업체들을 사들여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하겠다는 의도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매물로 나와 주인을 못 찾고 있는 F&B 기업들을 더본코리아의 잠재적 인수 후보로 보고 있다. 특히 더본코리아에 없는 치킨 등의 외식업이 인수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가맹 사업 형태의 외식업체를 인수하는 건 기존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가맹보다는 직영점 위주로 운영 중인 F&B 업체가 적합한 인수 후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식자재업체도 인수 후보다.
백종원 브랜드파워 더해 ‘띄울 수 있는’ 회사 물색 중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인수할 만한 F&B 업체를 물색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대형 회계법인 출신 인력을 M&A팀에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가 인수하려는 회사는 의미 있는 수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나오는 F&B 업체”라면서 “여러 주관사들을 통해 매물을 열심히 소개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본코리아의 최대 강점은 백종원 대표 자체가 가진 브랜드파워”라며 “기존 프랜차이즈 네트워크에 백 대표의 브랜드파워를 결합해, 마케팅을 조금 해주면 뜰 수 있는 회사를 인수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작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더본코리아의 연결 기준 유동자산(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1395억원이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회사로 총 1020억원이 추가 유입됐다. 더본코리아는 상장 과정에서 “공모 자금 일부를 F&B 관련 업종 등의 M&A 및 지분 투자에 사용할 것”이라며 총 935억원을 M&A 예산으로 할당한 바 있다. 올해 200억원, 내년 300억원, 2027년 435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감안하면 더본코리아가 기업가치 수천억원의 F&B 기업을 인수하는 건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작게는 수백억원, 크게는 1000억~2000억원 수준의 매물이 인수 대상으로 적당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F&B 내에서 어떤 종류의 회사를 인수할지 정해둔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보다는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한다.
한 PE 대표는 “치킨같이 더본코리아에 없는 종류의 F&B가 인수 후보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며 “디저트의 경우엔 요즘은 인기가 좀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는 새 주인을 못 찾고 표류 중인 F&B 매물이 꽤 있다. ‘피자나라치킨공주’를 운영하는 리치빔의 경우 지난해 SG프라이빗에쿼티(PE)가 2000억원에 인수하려다 딜이 무산된 바 있다. 큐캐피탈과 코스톤아시아는 노랑통닭의 매각을 추진 중인데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가가 2000억원 안팎이다.
오케스트라PE가 보유한 KFC코리아, 반올림피자 역시 더본코리아가 인수할 만한 F&B 업체로 거론된다. KFC코리아의 경우 지난 2023년 KG그룹이 오케스트라PE에 550억원에 매각했으며, 반올림피자는 2021년 550억원에 오케스트라PE의 품에 안겼다. 반올림피자는 특히 지난해 말 오구쌀피자를 100억원에 인수하며 외형을 확장하기도 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오케스트라PE는 특히 김재욱 전 대표와 LP들 간 갈등으로 인해 비전홀딩스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박탈당하는 등 내부적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라며 “국내 포트폴리오사들을 빨리 정리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3만원선으로 곤두박질친 주가… “이익 내는 회사 사야 EV/EBITDA 낮아져”
더본코리아가 ‘이익을 내는’ F&B 기업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상장 전부터 불거졌던 몸값 고평가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더본코리아는 공모가를 3만4000원으로 정하며 기업가치를 4900억원으로 산정한 바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17.6배에 달했다.
당시 더본코리아는 CJ씨푸드·대상·풀무원·신세계푸드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는데, 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종합 식품 기업들과 비교했다는 점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풀무원의 경우 PER이 23.79배에 육박해, 더본코리아가 높은 몸값을 정당화하기 위해 관련성이 떨어지는 기업들을 의도적으로 비교기업에 넣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더본코리아 주가는 3만원선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 14일 종가는 3만300원으로 공모가(3만4000원)에 못 미쳤다. 더본코리아 상장 대표 주관사이기도 한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통해 지난 13일 기준 더본코리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 1만7892명 중 98.84%는 손실을 내고 있다. 이들의 평균 매입 단가는 3만8017원, 인당 평균 25.73%의 손해를 입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초에 더본코리아가 상장할 때부터 이 회사가 버는 돈에 비해 몸값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면서 “EBITDA를 꽤 내는 F&B 기업을 인수해 연결 실적에 반영한다면, EV/EBITDA가 낮아져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본코리아의 공모가 기준 EV/EBITDA는 약 17배였다. 통상 F&B 업체의 매각가에 적용되는 EV/EBITDA 배수는 10배 안팎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더본코리아가 가맹 사업을 더 확장했다가는 기존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PE 관계자는 “가맹점의 경우 본사에서 상권과 마케팅 등을 신경써 줘야 하는데, 새로운 가맹 사업을 더 인수할 경우 ‘이제 우리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냐’는 반발이 나올 수 있다”며 “직영점만 운영하는 F&B 업체라면 더본코리아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사업 대신 수직계열화가 가능한 소스나 식자재 회사가 인수 대상으로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올PE가 매각을 추진 중인 소스 제조사 엠지푸드솔루션(700억~800억원 수준) 등이 잠재적인 후보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