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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주씨가 양천구 목동 당근 '동네생활' 게시판에 올린 글. 당근 캡처

서울 양천구 소재 헬스장을 운영 중인 30대 홍주성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를 운영하고 싶었지만, 관련 기술이 부족했다. 홍씨는 ‘내가 가진 운동 지식과 영상 기술을 교환할 순 없을까’하는 생각에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운동을 가르쳐줄 테니 영상 기술을 알려달란 내용이었다. 홍씨는 이 글을 본 현직 PD와 연결돼 운동을 가르쳐 주고 돈을 받는 대신 영상 편집과 유튜브 채널 운영 방법을 배우고 있다. 홍씨는 “각자의 재능을 나눔으로써 서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최근 다양한 취미나 자기계발을 즐기는 MZ 세대 사이에서 ‘재능교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재능교환이란 각자가 가진 재능을 물물교환처럼 공유하는 걸 말한다. 이들은 중고거래 플랫폼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운동이나 악기 등 취미는 물론 언어, 프로그래밍, 데이터 분석 등 전문 분야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재능교환을 하고 있었다.

기존의 재능 판매 플랫폼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느껴 온라인 등을 통한 재능교환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재능 판매 플랫폼의 경우 비용이 드는 데 재능교환은 ‘물물교환’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서울 은평구 거주 김주선(32)씨도 최근 한 악기 거래 사이트를 이용해 작곡을 알려주는 대신 상대방으로부터 기타 연주를 배우고 있다. 김씨는 “기존 재능 판매 플랫폼은 문의에 답장하는 데만 해도 비용이 드는 데다가 돈을 써도 연결될 확률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며 “예전엔 작곡 레슨을 해서 번 돈으로 악기 강사를 찾아 돈을 내야 했는데, 재능교환은 이런 번거로움이 없다“고 했다.

당근 로고. 당근 제공

당근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월 13일~2월 13일) 올라온 재능교환 게시물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58%가량 증가했다. 당근을 통해 지역을 설정해 검색을 진행해보니 지난 10일부터 14일 5일간 6건의 재능교환 게시글이 올라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1건만이 게시됐을 뿐이었다. 당근 관계자는 “각 지역의 동네생활 게시판에서 여러 분야의 재능 나눔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경제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MZ세대의 경향과 플랫폼의 다양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재능교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재능을 판매하는 거래가 있으니 물물교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젊은 세대 사이 퍼진 것 같다”며 “수요가 맞는 사람끼리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교환하는 게 경제적 등 여러 이유에서 효율적이라고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험과 체험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경제적인 가치도 갖게 됐고, 이를 거래하는 플랫폼 또한 다양해지면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보니 재능교환이 인기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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