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1∼5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에 동시에 열려 경찰이 양 집회장소 사이에 차벽을 설치한 모습. 김용희 기자 [email protected]
45년 전 전두환 신군부의 집단발포로 시민 수십명이 숨진 광주 금남로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려 광주시민이 반발하고 있다.
15일 오후 2시 현재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1∼5가 700m 구간은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을 중심으로 1∼3가는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 3∼5가는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보수 개신교 단체 세이브 코리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3∼5가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단체는 앞서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 앞에서 1∼5시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광주시민단체가 한 달 전 같은 장소 집회 신고를 미리 신청하며 경찰이 장소를 조율했다.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개최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및 석방 촉구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양 단체의 무대 방향을 5·18기록관쪽으로 향하게 했으며 각 무대 사이에는 버스와 승합차 10여대를 동원해 ㅁ자 형태로 차벽을 세웠다. 금남로에 차량이 진입할 수 없도록 진출입로 입구에 차단벽을 설치했으며 20여개 기동중대를 동원해 인파관리에 나섰다.
5·18기록관쪽은 안전사고 예방과 건물 방호를 위해 임시 휴관했다.
세이브 코리아쪽 집회에는 1만여명이 참석할 예정으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권 즉각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3시에 집결, 오후 4시부터 저녁 7시까지 1만명 규모 집회를 연다. 세이브 코리아쪽 집회에는 역사강사 전한길씨, 광주비상행동쪽 집회에는 역사강사 황현필씨가 민주주의와 5·18민주화운동 등을 주제로 강연할 계획이다. 양 단체 집회를 시작하기 전부터 일부 시민들은 말싸움을 빚는 모습을 보였다.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은 보수단체쪽에서 5·18을 왜곡하거나 폄훼한 사실을 확인하면 5·18특별법의 허위사실유포죄로 고발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광주비상행동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러 “세이브코리아가 5월 영령들의 피와 혼이 깃든 ‘5·18기록관’ 앞으로 전날 저녁 집회무대를 기습설치했다”며 “경찰은 안전하고 평화로운 집회를 위해 세이브코리아 측에 금남로 5가쪽에서 집회를 개최토록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