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안산 보살' 노상원, 건진법사·천공 역할도 소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실패한 쿠데타'로 칭하며 이 과정에 개입한 무속인들의 역할을 주목했다.

르몽드는 14일(현지시간)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그 부인이 무속인들에게 조언 구하기를 좋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는 과정에 무속인들이 개입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르몽드는 우선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과 직원 체포 등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을 언급했다.

르몽드는 "'안산 보살'이라는 이름으로 무속인으로 활동한 노씨는 후임 정보사령관에게 연락받고 윤 대통령의 계엄에 가담했으며, 자신의 무속적 인맥을 활용해 작전의 성공을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가 다른 무속인 '비단 아씨'에게 조언을 구해 군의 잠재적 배신자를 색출했다는 점도 소개했다.

르몽드는 '건진 법사' 전성배 씨 역시 "오랫동안 김건희 여사와 그의 문화 이벤트 회사인 코바나 컨텐츠에 조언해왔다"며 심지어 그가 윤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를 설득한 인물로도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무속인 '천공'을 두고는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그가 "우리는 열흘에 한 번 정도 만난다"고 자랑했다며, 이 때문에 대통령의 '멘토' 또는 '라스푸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르몽드는 보도했다. 라스푸틴은 러시아 제국 황제 니콜라이 2세의 황후에게 깊은 영향을 끼친 수도승이다.

2021년 10월 대선 후보 토론 당시 TV 화면에 잡힌 손바닥의 '왕(王)'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손바닥에 임금을 뜻하는 '王'이라는 글자를 적고 다니고,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국방부로 옮기기로 한 것도 천공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지도자가 무속에 의지하는 건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라며 "과거 권위주의 대통령이었던 박정희는 독재 권력을 부여한 1972년 10월17일의 계엄령을 선포하기 전 무속인의 점괘를 참고했다"고 예를 들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선 승리를 위해 무속인의 조언에 따라 부친 묘를 이장했고,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무속적 상징물을 착용하라고 떠민 측근 최순실씨(개명 후 최서원)의 영향 아래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르몽드는 이어 "한국의 샤머니즘인 무속은 불교와 유교, 도교 이전부터 존재한 고대 신앙"이라며 "한국 정부는 약 30만명∼40만명의 무속인이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한국에서는 미래나 취업, 주거지 마련 등을 고민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다시 무속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지난해 개봉한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1천200만 관객이라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504 '별 헤는 밤' 윤동주 떠난 지 80년 만에…日 모교서 명예박사 학위 받아 랭크뉴스 2025.02.17
43503 미-러, 금주 '우크라戰 종전' 협상…이르면 이달 말 정상회담?(종합) 랭크뉴스 2025.02.17
43502 '우크란 종전안' 기대 모은 뮌헨회의…미국 일방주의만 재확인 랭크뉴스 2025.02.17
43501 미국 달걀 품귀에 집에서 닭 키운다…‘암탉 대여 서비스’까지 랭크뉴스 2025.02.17
43500 우크라 협상 '패싱'에 유럽 정상 17일 파리서 긴급회동(종합) 랭크뉴스 2025.02.17
43499 "나한테 주기로 약속했어" 형 사망 숨기고 '9억' 인출한 동생…법원 판단은? 랭크뉴스 2025.02.17
43498 배우 김새론 숨진 채 발견…"자택 방문한 친구가 신고"(종합2보) 랭크뉴스 2025.02.17
43497 “하늘이가 하늘서 응원할 것”…대전하나시티즌 ‘8살 하늘 추모’ 개막전 승리 랭크뉴스 2025.02.17
43496 우크라·유럽 빠진 채…미·러 ‘우크라 전쟁 종식’ 곧 논의 랭크뉴스 2025.02.17
43495 "영화인 줄 알았다"…'좀비 거미' 만드는 치명적 '이것' 포착, 죽기 직전까지 조종 랭크뉴스 2025.02.17
43494 美국무 "푸틴이 진정 평화 원하는지 몇주 며칠 안에 드러날 것" 랭크뉴스 2025.02.17
43493 복귀작이 유작으로…김새론 비보에 김옥빈, '국화꽃' 애도 랭크뉴스 2025.02.17
43492 최상목 대행, 방미 앞둔 최태원 등 만나 “미 신정부와 협력해나갈 기회 발굴해달라” 당부 랭크뉴스 2025.02.17
43491 ‘상호관세’ 불 끄러 미국 가는 정부…‘철강관세’는 득 될 수도 랭크뉴스 2025.02.17
43490 美 증시, 트럼프 관세 위협에 '인내심'…투자자 불안감은 여전 랭크뉴스 2025.02.17
43489 배우 김새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향년 25세 랭크뉴스 2025.02.17
43488 "내일 월급 나오면 갚을게요" 외상했는데…'먹튀'한 20대 실형 선고 랭크뉴스 2025.02.17
43487 질서 Yuji [한겨레 그림판] 랭크뉴스 2025.02.17
43486 “제발 그만 좀…” 생전 거센 여론 마주했던 김새론 랭크뉴스 2025.02.17
43485 비싼 화장품 써도 여드름이 난다고요? ‘이것’ 드셔보세요 랭크뉴스 202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