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원인은 나토 가입 시도’…러 주장 인정
러의 G7 복귀도 희망…‘러 복귀해도 문제없다’
러의 G7 복귀도 희망…‘러 복귀해도 문제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중국 및 러시아와의 3자회담에서 국방비 삭감 등을 제안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합의를 시작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국방비 삭감 등 추가적인 대타협을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시도라는 러시아의 주장을 인정하고는 양국과의 대화 및 국방비 절반 삭감, 러시아의 주요 7개국 회원국 복귀 등을 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부터 그들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매우 강력하게 그것을 말했다”며 “나는 사실 그것이 전쟁 시작을 야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하기 전부터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 사실을 들면서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을 나토가 동쪽으로 확대하며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시도하고 서방이 이를 재촉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러시아는 소련이 베를린 장벽 붕괴 때 나토를 확대하지 않는 조건으로 독일 통일을 용인했는데, 서방이 이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은 그런 약속은 없었다고 반박해 왔다. 나토 확대는 러시아가 대서방 관계에서 가장 반발해온 사안이다.
트럼프는 전날인 12일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개시를 합의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비현실적이라고 배제했다. 트럼프는 “러시아는 결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수용할 수 없다고 들었다”며 종전협상에서 이 문제를 배제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트럼프는 러시아 및 중국 정상과의 3자회담 의향도 비쳤다. 그는 “내가 원하는 첫 만남 중의 하나는 중국의 시(신핑) 주석,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만남이다”며 “그리고 나는 ‘우리 군사예산을 절반으로 줄입시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것을 할 수 있고, 나는 우리가 그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서로를 겨냥해 돈을 쓰고 있는데, 우리가 사이가 좋으면 그런 돈을 더 좋은 목적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런 것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여러분들에게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또 러시아가 주요 7개국(G7)의 회원국으로 복귀해야만 한다고 시사했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그런 모임의 일부가 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가 회원국으로 복귀해도, 문제 될 것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주요 8개국(G8) 회원국이었으나,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회원국에서 추방됐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들은 기존의 미국 대외정책의 관점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적극적인 대화와 화해의 제안이다. 그가 제안한 국방비 절반 삭감은 미 국방력 태세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며, 미국 방산업체나 의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 국방비는 9680억달러이고, 중국은 2350억달러, 러시아는 1459억달러였다. 중-러의 국방비를 합쳐도, 미국의 절반 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