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법원 “저작권은 불인정, 손해배상 85억 배상”
아이언메이스, 게임 서비스 ‘유지’… 재무 부담 가중
‘소송 리스크’에 창업·신작 개발 꺼릴 가능성

경기도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뉴스1

넥슨이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다크앤다커’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1심에서 아이언메이스의 일부 책임을 인정하는 결과로 마무리됐다. 법원은 지난 13일 다크앤다커가 넥슨의 미공개 프로젝트(P3)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개발 과정에서 내부 기획안·소스 코드를 무단으로 활용한 영업비밀 침해가 있었다고 보고 아이언메이스에 85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넥슨은 이번 판결에 대해 “공정한 시장 경쟁 질서를 저해하는 불법 침해 행위에 대해 법원이 손해배상 청구액 85억원을 전액 인정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판결문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상급 법원을 통해 재차 법리적 판단을 받아볼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또 “민사소송 외에도 형사사건을 통해 아이언메이스와 관련자들이 영업비밀 부정사용, 저작권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송치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아이언메이스는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다크앤다커 게임은 원고 넥슨의 어떠한 권리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저작권 문제가 불거지지 않은 점을 부각했다. 아울러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판결문을 수령한 뒤 항소 등 구체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손해배상 의무가 일부 인정되긴 했으나, 다크앤다커가 넥슨으로부터 직접적인 저작권 침해를 지적받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아이언메이스 직원들이 넥슨 근무 당시 기획안과 소스 코드를 빼돌려 중세 판타지 컨셉트 신작을 개발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아이언메이스는 2021년 10월 박승하 대표와 전직 넥슨 개발자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중소 게임사로, 지난해 기준 약 120~13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넥슨은 “조직적으로 프로젝트를 들고나와 유사한 게임을 만든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민·형사 소송을 동시 제기했고, 아이언메이스는 “장르의 일반적 문법을 따른 독립 신작”이라고 맞섰다. 올해 초 넥슨이 “서비스를 즉각 중단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뒤에도, 아이언메이스가 크래프톤과 모바일 버전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사업을 확장해 업계 우려가 커졌다.

갤럭시폴드로 크래프톤의 신작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즐기는 모습./삼성전자 제공

1심 판결로 다크앤다커 자체가 ‘저작권 침해 게임’은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졌지만, 영업비밀 침해로 80억원대 배상 책임이 인정된 사실은 대형 게임사의 내부 개발 자산이 법적으로 강력하게 보호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업계에서는 “저작권 분쟁에선 완성된 게임이 거의 동일해야 침해가 인정되지만, 영업비밀은 ‘무단으로 가져간 프로젝트 자료’만 밝혀져도 손해배상 리스크가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같은 판결이 향후 게임업계 전반에 미칠 여파가 적지 않다. 대형 게임사들은 개발 과정 보안을 한층 강화하고, 직원의 이직 후 출시되는 신작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송을 검토할 수 있다.

반면 중소 개발사와 독립 스튜디오들은 법적 리스크를 우려해 대형사 출신 인력 영입에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집단 전직으로 유사 장르를 만드는 관행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아이디어 차원의 공통 요소만 있더라도, 혹시나 영업비밀 침해로 번질까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는 모두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소송이 언제 종결될지는 미정이다. 검찰이 진행 중인 형사사건 역시 어느 선까지 혐의를 인정하느냐에 따라 민사 재판에 영향을 줄 소지가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 사건은 개발하던 게임을 들고나가는 게 어디까지 허용되느냐라는 중요한 화두를 던졌다”며 “이번 판결은 대기업과 중소 개발사 사이의 힘겨루기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070 “누나들이 재산 뺏고 정신병원 감금” 불법 강제입원 폭로한 지적장애인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69 가장 붐비는 지하철역은 잠실역…강남역은 3위로 떨어져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68 국민의힘, 판교에서 ‘반도체특별법’ 현장 간담회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67 세계 최강 ‘미군 월급’ 얼만가 보니…美병장 월급은 韓병장 보다 3배 가량 많다[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66 이재명 “민주당, 진보 아냐…중도보수로 오른쪽 맡아야”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65 이재명, “사법리스크 거의 초월…꽃게밥 안 된 게 어디”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64 토론토 공항 델타 항공기 착륙 영상 공개…21명 부상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63 [단독]'상속세 인하' 카드 꺼낸 이재명, 그 뒤엔 민주연 보고서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62 택시서 뛰어내려 '사망'‥택시기사 '무죄'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61 尹 측, "김건희 지시로 계엄" 박지원 "계엄 때 술 냄새" 김종대 고발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60 트럼프 “자동차 관세 25% 정도…1년동안 더 인상될 것”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59 "이젠 3%도 안 돼?" 예금 깬 고객들 '여기' 몰린다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58 트럼프 "자동차 관세 25%···내년엔 더 높아질 것"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57 [단독] 초등생 살해 뒤 응급실서 웃은 여교사...범행 동기 규명 실마리 될까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56 트럼프 “자동차 관세 25%…의약품은 그 이상될 것”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55 이글스 다음엔 베어스?…그룹 시총 10위 오른 두산 [이런국장 저런주식]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54 트럼프 “자동차 관세는 25% 정도…반도체·의약품 25% ↑”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53 [안혜리의 시시각각] 보수의 미러링은 어떻게 성공했나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52 트럼프 "자동차 관세는 25% 정도…반도체·의약품은 25% 이상"(종합) new 랭크뉴스 2025.02.19
49051 여객기 뒤집히고 불났는데도 ‘사망 0명’ 기적…가능했던 이유 new 랭크뉴스 20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