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男·오재원도 고객
검거된 투약 100명 중 83명이 2030
한사람에 하루 28회 놔주기도
검거된 투약 100명 중 83명이 2030
한사람에 하루 28회 놔주기도
의료용 마약류. 서울경찰청 제공
프로포폴 등의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투약해 약 41억4000만원을 챙긴 60대 의사가 구속됐다.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씨와 ‘람보르기니 주차시비 사건’ 운전자 홍모씨를 포함해 해당 병원에서 ‘마약 주사’를 맞은 혐의로 투약자 100명도 검거됐다. 이 중 83%가 20~3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60대 의사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 배우자인 병원 총괄실장과 상담실장 3명, 간호조무사 10명도 함께 검찰에 넘겼다.
A씨는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의원급 병원을 운영하면서 ‘미용시술’ ‘성형외과 진료’를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마약 주사 영업을 했다. 프로포폴 등의 수면마취제 계열만 쓰거나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함께 쓰는 식이었다.
이 병원에서 불법 투약한 이들은 총 105명으로 특정됐지만 4명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사망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람보르기니남’ 홍씨의 경우 이미 지난해 7월 송치돼 입건자 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A씨가 회당 20만~30만원을 받고 불법 투약한 마약 주사 횟수는 총 1만7216회에 달했고, 불법취득한 금액은 총 41억4051만원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로부터 현금 8304만원을 압수하고, 부동산 등 재산 33억2314만원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병원은 2012년 피부 시술 전문 의원으로 개업했고, 지난 1월 폐업했다.
마약 주사 비용으로 1억원 이상 쓴 이들은 12명으로 파악됐다. 최대 결제액은 9개월간 74차례 병원을 찾아 2억2400만원을 지불한 사례였다. 투약한 이들 중에는 하루에 최대 28회 투약한 경우도 있었다. A씨는 ‘생일 기념’ ‘출소 기념’으로 마약 주사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A씨 역시 간호조무사 등을 시켜 프로포폴을 16회 ‘셀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2703건에 달하는 마약류 투약 기록을 보고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보고하고, 자신의 가족 명의를 도용하면서 진료기록 559건을 거짓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