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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월드, 4인 가족 경비 약 622만 원
한때 무료였던 서비스 유료화 영향 때문
방문객 45%, 디즈니 경비 마련 위해 빚져
미국 플로리다 디즈니 월드 매직 킹덤 내 신데렐라성 전경. AP 연합뉴스

[서울경제]

세계적인 테마파크로 알려진 디즈니 월드가 방문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테마파크 이용료가 급격히 오르면서 방문객들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테마파크 부문이 디즈니의 실적을 지탱하는 만큼, 그룹의 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데이터 업체 ‘투어링 플랜(Touring Plans)’의 데이터를 인용해 두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디즈니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텔에 머물며 디즈니 월드를 4일간 방문하는 데 드는 비용은 지난해 기준 4266달러(약 622만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디즈니 월드에 가기 위한 교통비를 제외한 이 가격은 5년 전(2018년) 3230달러(약 471만 원)와 비교해 44% 상승했다.

투어링 플랜은 디즈니 월드 가격 상승의 약 80%가 ‘패스트 패스(FastPass·줄 건너뛰기)’ 등 한때 무료였던 서비스들이 유료화 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디즈니 월드는 지난해 언제든 원하는 놀이기구를 대기하지 않고 곧바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패스트 패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티켓은 기본 입장권 외에 별도로 구매해야 하며, 등급에 따라 137.39달러(약 20만 원)에서 최대 478.19달러(약 69만 원)까지 책정돼 있다.

디즈니 월드 이용료는 이제 많은 미국 가정에 부담이다. 투어링 플랜에 따르면 2023년 부모 2명이 자녀 1명을 데리고 디즈니 여행을 하는 비용은 소득 하위 40% 가구의 연간 여행 예산을 초과한다. 온라인 대출 업체 렌딩트리가 지난해 6월 2000가구를 조사한 결과, 디즈니의 리조트를 방문한 응답자 중 45%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빚을 졌다고 답했다고 한다.

높은 예산 탓에 오랜 단골들마저 디즈니를 떠나 다른 여행지를 선택하고 있다. 매년 최소 한 번 디즈니 월드에 방문했던 댄 맥카티 가족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는 디즈니 대신 유럽으로 여행지를 변경했다. 이 가족은 지난해 디즈니 리조트의 멤버십을 팔고, 네덜란드에서 3주 동안 관광을 했다. 맥카티는 “(디즈니는) 비용 대비 가치가 없다”고 했다.

디즈니 측은 투어링 플랜의 분석이 과장됐으며, 다양한 옵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디즈니는 가을에 4인 가족이 디즈니 테마파크를 4일 동안 여행하는 데에는 음식과 교통비를 제외하고 최소 3026달러가 든다고 말했다. 또 ‘패스트 패스’를 구입하지 않고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WSJ는 미국 내 디즈니 월드 방문객 수 성장세가 주춤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디즈니의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디즈니 월드 방문객 수는 지난해 9월 마감된 회계연도 기준 1% 증가에 그쳤다. 이는 전년도의 6% 증가에 비해 크게 둔화된 수치다. 지난해 4분기에도 테마파크를 포함한 ‘익스피리언스’ 부문의 수익은 31억 달러로 전년과 비슷했지만, 미국 내 테마파크 방문객 수는 2% 줄었다. 디즈니 전체 영업이익의 약 70%가 테마파크를 포함한 익스피리언스 부분에서 나온다.

WSJ는 관광 전문가와 일부 디즈니 임원들이 디즈니 월드가 미래 고객을 소외시키고, 젊은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투어링 플랜 창립자인 렌 테스타는 “디즈니가 제 살을 갉아먹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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