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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발레리노 최초로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Prix de Lausanne)에서 우승한 박윤재 서울예고 학생이 귀국 이튿날인 12일 교내 서울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 중이다. [뉴시스]
“즐기자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기 때문에 떨지 않고 잘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완벽해야 한다, 잘해야 한다 생각했다면 감정 표현도 안 되고 긴장했을 것 같아요. 그냥, 준비한 걸 보여주자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박윤재(16·서울예고)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열린 우승 기념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바르나·잭슨·모스크바·파리 콩쿠르와 함께 가장 권위있는 콩쿠르로 꼽히는 로잔에서 한국인 무용수가 우승한 것은 2007년 발레리나 박세은(현 파리오페라발레 수석 무용수) 이후 18년 만이며 남자 무용수로는 처음이다.

박윤재는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발레 영재. 5세에 누나를 따라 발레를 시작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하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을 거쳐 현재 서울예고에 재학 중이다. 지난 2020년 제6회 대한민국무용콩쿠르 클래식 발레 초등 6학년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16세에 ‘한국 남자 무용수 최초’의 타이틀을 거머쥔 박윤재에게도 콤플렉스가 있을까. 그는 “다리가 두꺼워서 몸이 무거워 보인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고 했다. “저는 평발이 심해서 무용할 때 쥐가 많이 나요. 다리가 두꺼운 것도 엄청난 콤플렉스였어요. 그런데 로잔에 갔더니 선생님들이 제 다리가 예쁘다고 해주시더라고요. 다른 무용수를 보면서 키가 크건 작건 자신만의 매력이, 가슴을 울리는 표현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에게 로잔은 “발레와 더 가까워진 계기”이자 “자랑스러운 이름표”다.

“로잔은 다른 콩쿠르와 다르게 클래스(수업) 점수가 들어가기 때문에 클래스에서 받은 지적을 얼마나 빠르게 잘 받아들이는 지가 중요해요. 기본기가 있어야 프로가 돼도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영재에게도 “발레가 안 되는 날”이 있다. 다만 박윤재는 “안 좋은 기분이나 컨디션을 빨리 털어버리는 편”이라고 했다. “발레가 안 되는 날은 연습을 억지로 계속하지 않는다. 빨리 털어야 다음날 집중할 수 있다”면서다.

박윤재는 로잔 우승 이후 여러 학교에서 입학 제안을 받았지만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다만 그는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자유롭게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춤을 추고 싶다”고 했다.

가장 해보고 싶은 역할로는 클래식 발레 ‘돈키호테’의 바질을 꼽았다. 바질은 왕자·공주 위주인 클래식 발레 작품에서 보기 드문 서민 출신 이발사.

“‘돈키호테’의 바질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잖아요. 왕자의 우아함도 좋지만 야생적이고 강한 에너지를 발레로 표현해보고 싶습니다.”

박윤재는 무용에 도전하는 후배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중학생 시절 콩쿠르에서 엄청난 실수를 해서 절망했던 적이 있다”며 “그래도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연습했던 방식을 후회하지 않고, 의심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발레가 좋아서 발레를 하고 있다는 걸, 무대에서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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